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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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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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박물관에 대한 생각


최근 강화는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로 한창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지역에 대규모의 국립자연사박물관이 만들어지면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됨은 물론이고 지역이미지가 재고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장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는 처음으로 한국의 지리, 역사, 진화, 생태, 지구과학 등 다양한 테마로 관람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거나 이직이 발생될 것이고 연구표본이 모여져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 혹은 보관할 수 있는 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 생각된다.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국가의 이미지재고 및 한반도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홍보효과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일보] 자연사박물관 유치 탄력 받는다 - 강화군 자체 진행서 市 차원 확대 방침
http://news.i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7971

지난 2006년 국립생물자원관 추진기획단 당시 일했을 때 경험으로는 국내는 표본은 기관별로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전시를 위한 기반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전시물도 자체적으로 조달한 것보다는 새로 제작하거나 외부 수주를 받아서 제작한 뒤 전시한 것이 대부분이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경우 소장품의 1%만이 전시되고 있다고 하며 전체 전시물을 보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다행히 소식을 들어보니 인천시를 중심으로 인천의 대학들이 평생모은 표본들을 기증한다고 하고 은암자연사박물관에서도 대량의 전시물을 모두 기증한다고 하니 초기 기반은 마련된 듯 하다.

외국의 자연사박물관의 예를 드는 것은 간혹 위험해질 수 있는데 그들의 장점을 따르다가 나중에 결과물을 보면 외국박물관의 특징이 짬뽕이 된 유사판이 되거나 축소판이 될 수 있다. 그만큼 경험이 없기 때문에 선진 사례를 따라하게 되는데 한 국가의 면모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니만큼 정체성을 가진 제대로 곳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자연사박물관이 국내에 없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틀리다. 이미 자연사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박물관은 많기 때문이다. 단지 대부분이 사립이거나 학교에 포함되어 있거나 해서 국가를 대표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경우 처음부터 수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박물관으로 연구보다는 전시와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국외의 자연사박물관중 역사가 깊고 잘 된 박물관이라면 스미스소니언박물관과 영국자연사박물관을 예로 들고 싶다. 전시 및 교육을 물론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연구프로젝트들이 굉장히 다양하고 많다, 단순히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엄청난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GBIF, KBIF로 데이터의 포맷을 통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는 맨 마지막에 해도 될 일이다. 이전글에서도 밝혔지만 이는 데이터를 상호교류하는 목적이지 DB구조의 통일화나 표준화에 대한 것이 아니다. 가장 최적의 DB구조를 가지고 나중에 포맷만 변경시키면 그만이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은 정말 매력적인 연구프로젝트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는데 규모도 한 국가나 유럽에 치중되어 있지 않고 전세계의 종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세부적인 프로젝트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한번은 국내의 주요박물관의 홈페이지 링크를 모아서 하나씩 방문하면서 특징들을 파악해 본 적이 있다. 결과는 예상하겠지만 연구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있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심지어는 보유하고 있는 표본이 어떤 것이 있는지 검색하거나 표본의 현황파악도 안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전시와 교육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홈페이지가 거의 다였다. 자연사박물관이나 생물자원관 같이 공공기관 내지는 큰 규모이어야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작은 박물관이 더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일례로 해당 지역의 자연, 지리, 생태에 대한 연구는 당연히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연구가 가장 유리하지 않을까? 박물관이 그저 전시물을 구경하고 교육하는 곳이 아닌 연구도 하는 곳이라는 인식변화가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전시와 교육만 강조되는 박물관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오래된 자연사박물관 중에 하나인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은 생각보다 많은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 역시 표본의 현황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표본을 정리하고 파악할 인력이 부족한 탓일 것이다. 그나마 산림청의 데이터베이스 작업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곳의 표본도 제대로 파악할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지역자체단체의 지원은 어떨까? 아마도 박물관에 대한 인식은 전시, 교육에 주로 머물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의 건립도 중요하지만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의 박물관들의 역할도 재고가 필요한 시점으로 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박물관이 연구기관의 역할을 하여 지역출신의 전문가들을 충분히 수용하고 지역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면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 뿐 아니라 박물관의 잊혀져 가는 연구기능을 가능성을 재고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생기기전 추진기획단에서 일했던 2006년 한해동안 국내의 박물관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생각해본 것들이다. 지금이야 원형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 박물관의 텅텅빈 전시실을 돌아다니며 전시패널을 기획하고 표본이며 전시물을 대부분 구매해야 했던 나로서는 느끼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5년이 되어 간다. 여담이지만 종종 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는데 잠시 이것저것 보다가 금새 나와버린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영국자연사박물관이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홈페이지는 한동안 머무르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고도 자주 찾게 된다. 이는 설명이 필요없이 직접 방문해보면 풀릴 것이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http://www.mnh.si.edu/

영국자연사박물관
http://www.nhm.ac.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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