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에 얽힌 이야기 -ㅂ-
백일홍
꽃말: 멀리 떠나간 친구 생각
옛날 평화로운 어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 마을에는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처녀를 잡아먹는 이무기가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무기가 동네 처녀들을 마구 잡아가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의논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처녀를 재물로 바쳐서 이무기를 달래기로 했습니다. 그 후로는 아름다운 처녀가 제물로 바쳐졌습니다. 그런데 해가 바뀌자 또 재물로 바칠날이 돌아 왔습니다. 그 날 재물이 될 처녀는 가난한 노인의 아름다운 외동딸이었습니다. 노인은 딸의 모습을 보며 통곡하고 있었고, 딸은 두려움을 참지 못하여 하얗게 질린 채 눈물만 흘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드디어 이무기가 나타날 시간이 가까워졌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있을 때 웬 낯선 청년이 나타났습니다. 그 청년은 성큼성큼 아름다운 처녀에게로 걸어가더니 말했습니다. "아가씨, 저와 옷을 바꿔 입으시지요. 제가 이무기를 처치하겠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처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옷을 바꿔 입었습니다. 사람들은 느닷없이 나타난 그 청년에 대해 수근거렸습니다. "못보던 청년인데, 늠름하게 생겼지? 게다가 정말 용감하군!" "저게 용감한거야? 미친거지."
시간이 되자 동굴안에서 기분 나뿐 소리가 들리며 싸늘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조금 후에 머리가 셋달린 이무기가 나타나 청년에게 달려들려 했습니다. 그때 청년은 칼을 빼어 이무기의 목을 내리쳤습니다. 목 하나가 잘린 이무기는 피를 내뿜으며 도망쳐 버렸습니다. 수근거리던 사람들은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청년은 말없이 일어나 떠나려 했습니다.
그때 청년을 붙드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재물이 될 뻔한 처녀였습니다. "저는 이미 죽을 뻔한 목숨입니다. 저는 제 생명의 은인을 평생 모시고 살고 싶습니다." 청년은 여의주를 찾아 길을 떠난 옥황상제의 아들로 하늘나라의 왕자였습니다. 여의주를 찾아 여행을 하던중 잠시 이 마을에 들른 것이었습니다. 왕자는 아름다운 처녀와 헤어지기가 싫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왕자는 처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가 백일 후에 여의주를 찾아서 곡 돌아오겠소. 그 때까지만 기다려 주시오." 왕자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내가 돌아올 때 그 이무기가 복수하러 나타날지도 모르오. 내가 그 놈과 싸워 이기면 배에 흰 깃발을, 죽음을 당하면 붉은 깃발을 달고 올 것이오.그럼 부디 몸 조심하시오." "왕자님,꼭 돌아오셔야 해요." 왕자가 떠난 날부터 처녀는 매일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리며 기다렸습니다. "옥황상제님, 왕자님이 무사히 여의주를 찿아 돌아오게 해 주십시오. " 마침내 약속한 백일째가 되었습니다.
처녀는 곱게 단장하고 산에 올라 멀리 수평선을 바리보며 흰 깃발을 단 배를 기다렸습니다.
왕자는 무사히 여의주를 찾아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왕자가 마을에 다다를 무렵, 왕자의 말대로 이무기가 나타났습니다. 왕자는 이무기와 죽을 힘을 다해 싸워 이무기를 처치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흰 깃발이 이무기가 내뿜은 피로 온통 붉게 물들었습니다.
왕자는 처녀를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올라 미처 그것을 바꿔 달 생각도 못한 채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던 처녀의 눈에 배가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 이제 드디어 왕자님을 만나는구나!' 처녀는 다시 한 번 배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배에 매달려 있는 것는 흰깃발이 아닌 붉은 깃발이었습니다. "아니, 저건 볽은 깃발...! 흐흐흑... 돌아가셨구나.! 그렇다면 나도..." 처녀는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왕자가 도착해 보니 처녀는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왕자는 자신의 부주의로 죽은 처녀를 묻고는 흐느껴 울었습니다.
얼마 후 처녀의 무덤에는 빨간 꽃이 피어나 백 일이 되도록 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백 일 동안 기다린 처녀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여 그 꽃을 '백일홍'이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백합
꽃말: 순결
자태와 향기가 남달리 뛰어난 백합에는 여러가지 전설이 전합니다. 쥬피터 신은 갓난 헤라클레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고 싶었습니다. 하루는 그의 아내 쥬노를 잠 재우고는 헤라클레스에게 쥬노의 젖을 빨게 하였습니다.
젖을 빨던 헤라클레스가 몹시 보채자 쥬노의 젖이 땅에 몇방울 떨어졌습니다. 아름다운 쥬노의 젖방울이 떨어진 자욱에 향기로운 백합꽃이 피었습니다. 또, 옛날 아리스라는 소녀를 탐내는 못된 성주가 있었습니다. 아리스는 갖은 방법으로 성주의 손아귀를 벗어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힘이 모자랐습니다.
아리스는 성모마리아 앞에 꿇어 앉아 기도를 올렸습니다. 마리아는 어여쁜 아리스를 한송이 아름다운 향기 높은 백합꽃이 되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백합은 기독교의 의식에 많이 사용됩니다.
벚꽃
꽃말: 순결, 단백, 정신미
고궁의 벚꽃처럼 꽃을 보기 위해 가꾼 것이 아니라 이조의 부강을 염원하여 북벌을 꿈꾸고 기병을 기르던 효종이 그때 이 우이동에 능수 벚나무를 심게하여 그 목재를 궁재로 쓰려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미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효종은 세상을 떠났다. 오늘도 우이동의 능수 벚숲은 가신 임금의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봄의 상춘객에게
미소를 짓기만 한다. 창경 고궁에 심어진 벚꽃의 대표적인 벚나무는 사구라 나무로서 제주도가 원산지이며 한라산 남쪽 중턱 600m 지점에 자생하고 있음이 1932년 일본의 고이즈미 박사에 의해 단정되었으며 이 꽃이 어떤 경로로 일본에 건너갔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 38호에 벚꽃 나무의 노목이 있다. 그것은 지리산 화엄사에 있는 수령 300년이 되는 큰 올벚나무이다. 이것은 우이동에 벚꽃을 심은 구국의 염원을 본 따서 인조때 벽암선사가 심은 것이라 한다.
그 중에서 단 두 그루가 살아 남았던 중 한 그루는 약 50년전에 절을 보수할 때 베어서 목재로 쓰고 이 나무만 한 그루 남게 되었다 한다. (일본의 국화)
벽오동
꽃말: 사모, 그리움
옛날 어느 고을에 의지할 일가친척도 없는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웃 마을 김진사 댁에 들어가 심부름을 하며 머슴살이를 했습니다.
청년은 김진사 댁의 막내딸이 사는 별당 청소를 늘 도맡아 하였습니다. 총각은 어느덧 그녀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비록 짝사랑이었지만 공상 속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며 살아갔지요.
그런데 그녀는 18살이 되자 최진사댁 둘째 아들과 결혼을 하고 김진사 댁을 떠나 버렸습니다. 한마디 말도 못하고 가슴 속에 품어온 사랑이었지만 그 간절한 사랑은 어디에다 비길 수 없었습니다.
총각은 그녀가 시집을 간 날부터 상사병을 앓기 시작했고 그리움을 간직한 채 죽을 때는 그녀의 집이 잘 보이는 언덕의 양지 바른 곳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했습니다. 그 후, 총각의 무덤가에서는 키가 큰 나무가 한 그루 자랐는데 이 나무는 해마다 가을이 되면 사랑과 눈물을 담은 열매를 그녀가 사는 집으로 날려 보냈다고 합니다.
바로 이 나무가 '벽오동'입니다.
봉선화
꽃말: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무덥고 긴 여름날 청초한 자태를 보이며 함초롬히 피어있는 봉선화에는 슬픈 이야기가 하나 전한다.
옛날 올림프스 궁전에서 연회를 열고 있을때 손님으로 참석한 신들에게 대접할 황금 사과가 한개 없어지고 말았다. 어느 심술 궂은 신의 장난이었는데 그날 손님들에게 음식을 나르던 한 여인이 의심을 받아 쫓겨나고 말았다.그녀는 누명을 벗고자 필사적으로 호소하였으나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지 못하고 마음 고생만 하다가 끝내 슬픈 최후를 맞아 봉선화가 되었다.
지금도 봉선화는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결백을 증명하려는 듯 씨주머니를 터트려 자신의 속을 뒤집어 보인다. 꽃말 역시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속단된 해결'이다. 꾹 참고 기다리는 것도 해결을 위한 한가지 방법이다. 너무 성급한 것은 금물!!!
부발디아
부발디아(꼭두서니과:Bouvardia hybrida:열대 아메리카) 꽃말 : 나는 당신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별모양을 한 하얗고 작은 꽃 부발디아. 통이 길고 꽃의 형태가 쟈스민과 조금 닮아 있는 사랑스런 꽃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은 다소 낯설은 꽃이다.
귀엽고 순수하면서도 개성적인 꽃으로 꼭 한번쯤 연인에게 바쳐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꽃이다. '사랑의 포로'라는 꽃말은 이런 상대의 마음을 잘 꼬집어주고 있다.
분꽃
꽃말: 비겁함, 소심, 겁장이, 수줍음
옛날 폴란드에 넓은 영토와 큰 세력을 지닌 성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신에게 간절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신은 그의 정성 어린 기도를 듣고 귀여운 딸을 낳게 해주셨습니다.
성주는 아들을 원했으나, 딸을 얻은 것을 탓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성을 이끌어 갈 아들이 없다고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 것이 싫어서, 아들을 낳았다고 선포한 후 그 아기를 아들처럼 키웠습니다. 그녀에게 '미나비리스'라는 남자 이름을 지어주고, 남자의 옷차림을 하게 한 후, 활쏘기와 칼싸움에서부터 술 먹는 법에 이르기까지 남자들이 해야 할 여러가지를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나비리스'도 청춘의 끓는 피는 어찌할 수 없었던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불행히도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미나비리스'의 부하였습니다.
v 무척 괴로워하던 그녀는 어느 날 아버지께 이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자기를 도와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성주인 아버지는 "모든 사람들이 너를 남자로 알고 있고 이 성을 이끌어 갈 후계자이므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사랑하는 딸의 애원을 거절하였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아버지의 말에 '미나비리스'는 너무 서럽고 자기 자신이 매우 싫어졌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칼을 바닥에 꽂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처럼 엉엉 울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는데 며칠 후, 그녀가 땅에 꽂았던 칼에서 꽃이 한 송이 피어났습니다. 그 꽃이 바로'분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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