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에 얽힌 이야기 -ㅅ-
수국
꽃말: 변하기 쉬운 마음, 냉담, 거만, 무정
지루하고 눅눅한 장마철에 피는 수국은 몇날몇일 계속되는 끈끈한 장마 비속에서 감상하기 좋은 꽃이다. 처음에 청색으로 피었다가 점점 색이 변해서 청자색이 되었는가 하면 다시 연한 분홍색으로 변해간다. 그래서 수국을 변덕스럽고 지조없는 꽃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의 변덕스
러움은 오히려 지루한 장마에 지쳐 있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변화 무쌍한 꽃이다. 마찬가지로 사랑에 있어서도 작은 '변덕'은 오히려 사랑을 탄탄하게 해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너무 애태우면 곤란하다.
- 이야기
폭염속에 시원히 피어나는 수국은 시인 백낙천의 시가 곁들여져 있는 꽃입니다.
백낙천이 어느 조그마한 고을의 군수가 되어 갔을 때입니다. 고을 안에 있는 소현사라는 절에 들렸더니 주지가 반기며, "참 잘 오셨습니다. 저기 꽃이 탐스럽게 피었는데 처음 보는 꽃입 니다. 꽃이름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꽃인지 아시겠습니까?" 하고 묻지 않겠습니까?
백낙천이 보아하니 처음 보는 꽃이었습니다. 곧 그는 한 수의 시를 지어 주지에게 주었습니다.
스타티스
그리스어의 '그치게 한다'에서 온 스타티스라는 이름은 이꽃에 설사를 멎게 하는 약효가 있기 때문이다. 이 꽃은 얼핏 자색이나 황색의 꽃이 떠오르지만 꽃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꽃받침이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백색이나 분홍색의 작은 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이것이 진정한 스타티스의 꽃부분이다.
꽃안에 또 꽃... 생각지 못한 자연의 진리에 즐거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이 꽃은 물에 꽂지 않아도 잠시 사이에 드라이플라워로 변해 그 모양과 색을 오랫동안 유지한다. 그래서 꽃말도 '영구불변'이다.
스톡크
스톡크(십자화과:Matthiola incana R. Br:지중해연안) 꽃말 : 믿어주세요. 역경에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 줄기가 굵고 매우 튼튼한 꽃 스톡크에는 애달픈 전설이 하나 전하고 있다. 14세기경 스코틀랜드, 엘리자베스라는 처녀는 왕의 아들과 강제로 약혼을 했지만 이미 사랑하는 청년이 따로 있었다.
부모들은 장차 왕이 될 사람과 결혼을 거부하는 딸이 미워 성안에 가두고 말았다. 이렇게 되자 청년은 방랑시인으로 변장을 한 채 매일 같이 엘리자베스가 감금되어 있는 성으로 가서 함께 도망치자는 뜻을 시로 전한다. 어느날 엘리자베스는 한 송이의 스톡크를 던져 애인의 뜻에 동의하고 탈출을 시도 하지만 도중에 성벽에서 떨어져 죽고만다.
애인을 잃은 청년은 방랑시인이 되어 유럽을 헤메고 다녔는데 스톡크만 보면 엘리자베스가 생각이 나서 모자에 달고 다녔다고 한다. 이런 이유때문에 스톡크에는 '역경에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자연스럽게 붙었다고 한다.
시네라리아
시네라리아(국화과:Senecio cruentus DC.:카나리아 군도) 꽃말 : 항상 즐거움, 항상 빛남 떠오르는 듯한 꽃의 색깔 때문에 '항상 빛남', '항상 즐거움'이라는 꽃말이 붙어 있는 시네라리아. 이 꽃의 이름은 라틴어의 Senex(노인)에서 유래된 말인데 세넥스는 노인이라는 의미로 꽃이 지고 난 후 종자가 떨어진 화반을 노인의 대머리에 비유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 꽃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다채로운 꽃빛깔에 있다. 짙은 노랑과 까망 이외의 모든 색을 골고루 가지고 있으며 우아하고 탐스러워서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꽃이다. 다정한 연인끼리 주고 받거나 또는 병문안용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스노우드롭
꽃말: 희망, 위안
아담과 이브가 낙원에서 쫓겨났을때, 그날따라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려 이브가 추위에 떨며 절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천사가 내려와서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따뜻해지니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위로하였습니다. 그리고 내리는 눈송이를 손으로 휘젓자 금새 눈송이는 스노우드롭(snow drop) 꽃으로 변해 버렸고, 그때부터 매년 겨울되면 스노우드롭(snow drop)이 피어난다고 합니다.
시클라멘
꽃말: 수줍음
v 봄 선녀들 중에서 가장 예쁘고 노래도 잘하고 성격이 쾌활하였던 '시클라멘'을 신은 어느 선녀보다도 귀엽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시클라멘'에게는 꽃 소식을 전하는 쉬운 일만을 시켰습니다. 흙을 뚫고 돋아 나오는 꽃에게로 가서 신의 명령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긴 것입니다. "자 앉은뱅이 꽃아, 넌 삼일 후에 꽃을 피우라고 신께서 말씀하셨단다. 흰 빛이나 보라 빛 중에서 네가 좋은 걸로 말야. 그리고 진달래 꽃아, 너에겐 아직 아무 소식도 전할 게 없으니 그래도 잠깐만 더 기다려봐..."
이렇게 꽃을 찾아 다니면서 반가운 소식만을 전하는 일을 맡아 보았으므로, 모든 꽃들은 그 누구보다도 '시클라멘' 선녀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시클라멘'에게도 말 못할 괴로움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제까지 자기를 사랑하던 젊은 양치기가 왜 그런지 자기를 멀리하려는 눈치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시클라멘'은 자기를 멀리하려는 젊은 양치기를 붙들고 울면서 그 이유를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양치기는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들에 꽃이 피지 않아서 양들의 먹이가 없으므로, 그것을 찾아 다니느라고 너를 찾을 겨를이 없었단다." 다만 이 하나만의 이유 때문이었다면, '시클라멘' 선녀에게 있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클라멘'에게 있어서는 신의 명령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양지기와의 사랑이었습니다.
때문에 신의 명령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꽃을 피우라고 들판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재촉하였습니다. 그런데 양치기의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양 때의 먹이 때문이 아니라, 냇물의 여신과 숲에서 사랑의 놀이를 즐기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시클라멘'은 배반당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더 이상 땅에 내려오기가 싫어졌습니다. 더구나 신의 명령까지 어긴 자신의 추한 행동이 스스로 미워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늘을 오르내릴 때 입던 옷을 벗어 던졌습니다.
이때 그 옷이 땅 위에 내려와 꽃으로 피어난 것이 '시클라멘' 이었습니다. 마치 하늘로 오를 듯 나비 모습을 한 시클라멘은 선녀의 옷이 변해서 피어난 꽃이었습니다.
선인장
옛날 마야족은 그들의 신인 위트 지로폭들에게 산 제물을 바치는 관습이 있었다. 제물이 된 사람에게는 선인장의 일종인 래요돌의 즙을 먹였다. 그것을 먹으면 사람이 몽롱해져서 마취가 되고 마는데, 그러면 가슴을 갈라 간을 빼내어 그 피를 래요돌에 발라 신전에 바쳤다고 한다.
샤크란
v 꽃말: 청춘의 환희, 믿는것의 기쁨, 초조함
학명: 크로커스
옛날 그리스에 '크로커스'라는 청년이 '코린투스'라는 처녀를 사랑하였는데 가엾게도 그녀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습니다.
이들의 사이를 눈치 챈 코린쿠스의 어머니가 그들을 갈라놓자 비너스는 비둘기를 보내어 그들의 사랑을 도왔습니다. 이 사실을 안 어머니는 활로 비둘기를 쏜다는 것이 그만 실수로 딸을 맞추어 그만 '코린투스'는 죽고 말았습니다. 코린투스의 약혼자는 그녀의 죽음을 애통해 하며 모든 원인이 크로커스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크로커스를 사살하였습니다.
미의 신 비너스는 애틋한 그들의 사랑을 불쌍히 여겨 크로커스를 꽃으로 만들었는데 그 꽃이 '크로커스'입니다.
수선화
꽃말: 자기자랑, 자존심, 고결
옛날 그리스에 '나르시소스'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양떼를 몰고 햇살이 따뜻한 곳을 찾아 다니는 한가로운 목동이었습니다. 나르시소스는 매우 잘생긴 소년이었습니다. 그의 미모 때문에 그는 여러 요정들에게서 구애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나르시소스는 양떼를 모는 일만 열심히 할 뿐 어느 요정도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나르시소스는 참 멋있지 않니?" "그래. 그런데 너무 건방져!" "그건 그래. 하지만 그는 날 사랑하게 될 거야!" "아니야,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요정들은 서로 서로 나르시소스의 사랑을 독차지하려했습니다. 그러나 요정들 중의 어느 누구도 나르시소스의 사랑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 요정이 너무 무심한 나르시소스를 원망하고 미워한 끝에 복수의 여신을 찾아갔습니다. 요정은 복수의 여신에게 이렇게 빌었습니다. "오만한 나르시소스가 참 사랑에 눈을 뜨게 한 다음 곧 그 사랑이 깨져 버리게 해 주십시오."
복수의 여신은 나르시소스를 저주한 요정의 소원을 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줄을 알 리 없는 나르시소스는 양떼를 몰고 거닐다가 목이 말라 호숫가로 갔습니다. 물 속에는 아름다운 얼굴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처음 보는 아름다운 얼굴이었습니다. 손을 집어 넣으면 파문에 흔들리다가 잔잔해지면 또다시 나타나곤 했습니다.
나르시소스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습니다. 물에 비친 모습이 자신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하고 호수 속의 요정인 줄만 알았습니다. 물 속의 요정을 나르시소스가 웃으면 따라 웃고 말을 하면 똑같이 말을 했습니다. 나르시소스는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 않는 그 요정을 바라보며 애를 태웠습니다.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던 나르시소스는 점점 여위어 갔습니다. 그래도 그 자리를 떠날 줄 모르던 나르시소스는 어느날 그 자리에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항상 나르시소스를 사모하던 숲의 요정들은 그의 죽음을 모두 슬퍼했습니다. 시체를 화장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나르시소스가 있던 자리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습니다. 물 속에 비친 자기를 사랑하다 죽은 나르시소스를 닮아 청초하고 가련해 보였습니다. 이 꽃의 이름이 '수선화'입니다.
- 이야기 하나
옛날 그리스 신화에 제우스의 양을 치는 목동으로 나르시스라는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양 떼를 몰고 다니며 평화로운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년에게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 불행해 진다는 신탁이 따라 다녔다. 어느날 나르시스가 목이 말라 물을 먹으려고 시냇가에 엎드렸다. 그랬더니 물속에 아름다운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자신의 물그림자였지만 자신의 얼굴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나르시스는 물 속 얼굴의 주인이 필경 시냇물 속에 사는 님프인 줄 알았다. 그리하여 그 아름다운 얼굴에 반한 나르시스는 양 떼가 뿔뿔이 도망치는 것도, 서산에 해가 기운 사실도 잊은 채 물속만 굽어보고 있었다.
나중에 이 모습을 본 제우스 신은 자신의 일을 태만히 한 나르시스에게 벌을 내려 선 자리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수선화로 만들어 버렸다. 수선화가 아직도 머리를 숙이고 발밑의 자기 그림자만 보는 까닭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 이야기 둘
나르시스에게는 밑으로 쌍둥이 누이동생이 있었는데, 이 두사람은 매우 의좋게 지냈다. 그러다가 병으로 인해 누이동생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나르시스는 죽은 누이동생을 그리워하며 정처 없이 돌아다녔다. 어느 날 연못가를 거닐고 있던 나르시스는 연못속에서 뜻밖에도 죽은 누이동생을 보았다.
나르시스는 너무 반가워 물 속에 손을 집어 넣었으나 그 순간 누이동생의 모습은 씻은 듯이 사라져버렸다. 이상하게 생각한 나르시스가 손을 빼내니 다시 누이동생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것은 죽은 누이동생을 그리워 한 나머지 자신의 모습을 누이동생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수련
꽃말: 담백, 결백, 신비, 꿈
어느 여신에게 딸 세명이 있었는데 그녀는 딸을 한명씩 불러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맏딸은 물을 지키는 "물지기"가 되겠다고 했고, 둘째딸은 "물을 떠나지 않고 엄마 분부대로 하겠다."고 대답했고, 막내딸은 "어머니께서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대답 했습니다.
그후 어머니는 그들의 원대로 맏딸은 밖의 바다를 지키는 여신으로 만들고 둘째딸은 안쪽 바다를 지키는 여신으로, 그리고 막내딸은 파도가 일지 않는 호수의 '수련'으로 피어나게 하였다고합니다.
쑥부쟁이
꽃말: 인내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가난한 대장장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11남매나 되는 자녀들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매우 열심히 일을 했지만 항상 먹고 살기도 어려운 처지였습니다. 이 대장장이의 큰딸은 쑥나물을 좋아하는 동생들을 위해 항상 들이나 산을 돌아다니며 쑥나물을 열심히 캐왔습니다.
이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그녀를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네 딸' 이라는 뜻의 쑥부쟁이라 불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쑥부쟁이는 몸에 상처를 입고 쫓기던 노루 한 마리를 숨겨주고 상처를 치료해 주었습니다. 노루는 고마워하며 언젠가 은혜를 반드시 갚겠다는 말을 남기고 산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날 쑥부쟁이가 산 중턱쯤 내려왔을 때 한 사냥꾼이 멧돼지를 잡는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쑥부쟁이가 치료해 준 노루를 쫓던 사냥꾼이었습니다.
쑥부쟁이가 목숨을 구해 준 사냥꾼은 자신이 서울 박재상의 아들이라고 말한 뒤, 이 다음 가을에 꼭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쑥부쟁이는 그사냥꾼의 씩씩한 기상에 호감을 갖고 다시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습니다. 가을이 어서 오기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가을이 돌아왔고 쑥부쟁이는 사냥꾼과 만났던 산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올라 갔습니다. 그러나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쑥부쟁이는 더욱 가슴이 탔습니다. 애타는 기다림 속에 가을이 몇 번이나 지나갔지만 끝내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쑥부쟁이의 그리움은 갈수록 더 해 갔습니다. 그 동안 쑥부쟁이에게는 두명의 동생이 더 생겼습니다. 게다가 어머니는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쑥부쟁이의 근심과 그리움은 나날이 쌓여 만 갔습니다. 어느날 쑥부쟁이는 몸을 곱게 단장하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흐르는 깨끗한 물 한 그릇을 정성스레 떠 놓고 산신령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몇 년 전에 목숨을 구해 준 노루가 나타났습니다. 노루는 쑥부쟁이에게 노란 구슬 세 개가 담긴 보라빛 주머니 하나를 건네 주며 말했습니다. "이 구슬을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질 것입니다." 말을 마친 노루는 곧 숲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쑥부쟁이는 우선 구슬 한 개를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였습니다. "우리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신기하게도 어머니의 병이 순식간에 완쾌 되었습니다.
그 해 가을 쑥부쟁이는 다시 산에 올라가 사냥꾼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사냥꾼은 역시 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쑥부쟁이는 노루가 준 주머니를 생각하고, 그 속에 있던 구슬 중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러자 바로 사냥꾼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그 사냥꾼은 이미 결혼을 하여 자식을 둘이나 둔 처지였습니다.
사냥꾼은 자신의 잘못을 빌며 쑥부쟁이에게 같이 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쑥부쟁이는 마음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에게는 착한 아내와 귀여운 아들이 있으니 그를 다시 돌려 보내야겠다. ' 쑥부쟁이는 마지막 하나 남은 구슬을 입에 물고 가슴 아픈 소원을 말하였습니다.
그후에도 쑥부쟁이는 그 청년을 잊지 못하였습니다.
세월은 자꾸 흘러갔으나 쑥부쟁이는 결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동생들을 보살피며 항상 산에 올라가 청년을 생각하면서 나물을 캤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쑥부쟁이는 산에서 발을 헛디뎌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쑥부쟁이가 죽은 뒤 그 산의 등성이에는 더욱 많은 나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쑥부쟁이가 죽어서까지 동생들의 주린 배를 걱정하여 많은 나물이 돋아나게 한 것이라 믿었습니다.
연한 보라빛 꽃잎과 노란 꽃술은 쑥부쟁이가 살아서 지니고 다녔던 주머니 속의 구슬과 같은 색이며 꽃대의 긴 목 같은 부분은 아직도 옛 청년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쑥부쟁이의 기다림의 표시라고 전해집니다. 이 때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쑥부쟁이'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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