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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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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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에 얽힌 이야기 -ㅊ-


채송화

꽃말: 가련, 순진

페르시아에 욕심 많고 돈밖에 모르는 여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여왕이 좋아하는 것은 오로지 보석으로 자나깨나 보석을 손에 넣을 궁리만 했습니다. 여왕은 상인들에게 세금을 모두 보석으로 내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도 성이 차지 않았습니다. 욕심 많은 여왕은 어느 날 가혹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페르시아의 백성들은 누구나 죽기 전에 보석 하나씩을 세금으로 바쳐라."

먹고 살 것도 없는 백성들은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보석 한 개를 바치자면 집과 땅을 다 팔아도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여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보석이 담긴 열두 개의 상자를 싣고 여왕을 찾아왔습니다. 여왕은 너무나 많은 보석을 보자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저 보석들 좀 봐! 내가 갖고 있는 것들보다도 훨씬 많네!' 여왕은 보석을 보자 욕심이 불같이 타올랐습니다. 그 보석들을 꼭 차지하고 싶었거든요."여보시오, 노인 양반. 그 보석을 내게 바친다면 그 대가는 충분히 치르겠소. 무엇을 원하는지 말해 보시오." 그 때 노인의 입에서는 듣기에도 무서운 말이 떨어졌습니다. "보석 하나가 페르시아 백성 한 사람분입니요."

보석에 사람을 비교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욕심 많은 여왕의 눈앞에는 보석밖에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여왕은 노인의 요구에 응했습니다. 여왕은 보석을 세기 시작했습니다. 보석을 하나씩 여왕에게 건네 줄 때마다 백성이 한 명씩 없어졌습니다. 드디어 보석을 전부 세고 딱 한 개가 남았습니다. 그 보석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굉장히 크고 진귀한 보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보석과 바꿀 백성이 없었습니다. 노인은 여왕에게 말했습니다. "여왕님, 여왕님까지 합치면 수가 꼭 맞겠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럼 이 보석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노인은 보석을 집어들고 떠나려 했습니다. 그러나 여왕은 다시 그 노인을 붙잡았습니다. "노인 양반, 나는 그 보석을 갖지 않고는 못 견딜 것 같소. 그 보석을 주고 나를 가져가시오."

노인은 여왕에게 보석을 내주었습니다. 여왕이 그 보석을 받아 드는 순간, 보석 상자가 모두 터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여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보석은 사방에 흩어져 자그마한 '채송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왕은 지나친 욕심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것입니다.


철쭉

꽃말: 자제, 사랑의 즐거움

아름다운 신라 향가에 얽힌 전설로 옛날 신라 성덕왕 때 강릉 태수로 부임하는 순정공을 따라 그 임소로 동행하던 수로부인은 인물이 절세가인데다가 꽃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들 일행이 바닷가에서 쉬게 되었을 때 그 주위는 바위가 병풍처럼 둘려 있었다.

마침 철쭉꽃이 몇길이나 되는 절벽위에 한창 피어 있는 것을 본 수로부인은 시종들을 보고 누가 저 꽃을 꺾어 올 자가 없느냐고 하니 아무도 하겠다는 이가 없었다. 때마침 소를 몰고 지나가던 한 노인이 그 말을듣고 그 꽃을 꺾어다 부인에게 바칠 때 헌화가의 가사도 함께 바쳤다 한다. 미희의 일언이 노인으로 하여금 험준한 절벽위의 꽃을 꺾어오게 했다는 것은 그 매력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짐작할 수 있다.

* 철쭉의 뿌리를 기름에 담았다가 류머티즘, 통풍에 쓴다.

- 이야기

진달래 질 무렵 산기슭을 수 놓는 철쭉은 수로부인의 설화가 깃든 꽃입니다. 삼국유사에, 강릉태수로 부임하는 순정공과 그의 부인 수로부인이 부임길에서 잠시 쉴 때입니다. 머리를 들어 벼랑을 쳐다보니 타는 듯 붉은 꽃이 피어있지 않겠습니까?

"저 꽃을 꺾어 줄 사람은 없오?" 수로부인이 잔잔히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벼랑이 워낙 험해 꽃을 꺾어 바칠자는 없었습니다.
이 때 한 노인이 벼랑의 꽃을 꺾어 바치며 노래를 읊조렸습니다.

= 붉디 붉은 바위 끝에 =
= 잡고 온 암소를 놓아두고 =
= 나를 부끄러워 아니 한다면 =
= 저 꽃을 바치겠나이다.=
이 노래가 삼국유사에 전해오는 헌화가입니다.


초롱꽃

꽃말: 충실, 정의

종지기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젊었을 때, 싸움터에 나갔다가 무릎을 다쳐서 돌아온 후부터 줄곧 종을 지키며, 하루에 세 번(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 때를 맞춰 종을 쳤습니다.

어찌나 그 시간이 정확했던지, 마을 사람들은 이 종소리에 따라 성문을 열고 닫았을 뿐 아니라, 식사나 모든 일까지도 거기에 맞춰서 해냈습니다. 그 노인에게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다만 이 종에게 그의 사랑을 몽땅 쏟았습니다. "착하구나. 그래 더 크게 울어!" 그는 종을 칠 때마다, 아들이나 손자를 대하듯 중얼거렸습니다. 그에게는 이 종이야말로 그의 가 족이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위안이었습니다.
v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 새로운 원님이 왔는데, 그는 종소리를 무척이나 싫어해서 종치는 일 을 그만두도록 명령했습니다. 종지기 노인은 슬펐습니다. 종을 치지 못한다면 세상을 살아 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높은 종각 위에서 몸을 던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가 죽은 자리에서 언제부터인가 풀이 돋아 꽃을 피웠습니다.
그가 그리 아끼던 종 모양으로... 바로 그 꽃이 '초롱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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