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에 얽힌 이야기 -ㅈ-
자스민
청초한 꽃 모양이 의외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쟈스민은 향기 좋은 꽃의 대명사로 달콤하고 관능적인 향기는 어느 유명 향수보다 더 좋은 꽃이다. 때문에 옛날부터 향수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꽃말은 '관능적', '당신의 나의 것'등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신혼부부의 침대에 쟈스민 향수를 뿌리는 풍습이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다소곳한 신부의 부끄러운 마음을 '관능적'인 꽃말이 담긴 쟈스민 향으로 달래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당신의 나의 것'이라는 뜻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쟈스민 향수나 작은 화분으로 사랑을 표현해 보는 것도 어떨까?
장미
많은 돈과 값비싼 향수를 가진 인색한 향수 장수가 있었다. 그에게는 로사라는 마음 착한 딸이 있었다. 그녀는 자기 집 꽃밭에서 일하는 비틀레이를 사랑하고 있었다. 비틀레이는 꽃밭에서 향수를 따면서 가장 좋은 향수를 한방울씩 로사에게 주었다. 몇해 지나자 로사의 항아리는 하나 가득 찼다. 전쟁이 발발했다. 바틀레이도 병정으로 불려갔다.
로사는 그일을 대신하면서 다시 새 항아리에다 향수를 한방울씩 모았다. 그 항아리에 향수가 다 차기전에 싸움이 끝나기를 기원하면서. 싸움이 끝나고 병정들이 하나 둘씩 돌아왔다. 그러나 비틀레이는 돌아 오지 않았다. 로사는 비틀레이의 유해 위에다 모아 두었던 향수를 뿌리며 서럽게 울었다. 인색한 아버지는 향수에다 불을 질렀다. 가엾은 로사는 향수와 함께 타서 죽었다. 그 후 로사가 죽은 자리에서 장미가 피었다. 장미는 옛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그 역사와 더불어 피고 졌다.
빨간색 꽃 - 진실한 사랑, 정열, 열열한 사랑
빨간색 꽃 봉우리 - 순수한 사랑, 사랑의 고백
흰색 -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어울린다.
흰색 꽃 봉우리 -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다.
분홍색 - 사랑의 맹세
노란색 - 사랑의 질투
한겹피기의 장미 - 담백
꽃다발(빨간색과 흰색) - 조화
꽃다발(꽃과 꽃봉우리) - 비밀
결혼식의 장미 - 행복한 사람
들장미 - 고독, 소박한 미
미니장미 - 끝없는 사랑
제비꽃
꽃말: 순진 무구한 사랑
제우스는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인 이오(Io)를 보자마자 그 아름다움에 반해, 이오를 기어코 애인으로 삼았다. 그리고는 구름을 일으켜 놓고, 그 속에서 이오와 즐기곤 하였다. 이를 눈치챈 헤라가 구름을 헤치고 나타나자 당황환 제우스는 이오를 암소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헤라는 한 술 더 떠 암소를 아름답다고 칭찬하며, 자신에게 달라고 하였다.
제우스는 어쩔 수 없이 아내에게 암소 모습을 한 이오를 주었다. 그래도 의심이 풀리지 않는 헤라는 암소를 코카서스에 있는 올리브 나무에 매어 둔 다음, 주야로 잠을 자지 않는 괴물 아르고스에게 지키도록 하였다. 제우스는 이오를 불쌍히 여겨 신들의 전령인 헤르메스에게 아르고스를 처치하고, 이오를 구출할 것을 지시하였다. 제우스의 지시를 받은 헤르메스는 피리를 불어 아르고스를 잠들 게 한 다음, 목을 잘랐다. 아르고스가 죽자 이오는 자유롭게 되었다. 그러나 헤라 또한 복수의 손길을 늦추지 않아, 이오의 자유는 잠깐이었다. 헤라는 쇠파리를 보내 암소로 변한 이오를 괴롭혔다.
쇠파리에 시달린 이오는 이를 피해 나일강까지 도망을 갔다. 이것을 보다 못한 제우스는 마침내, 앞으로는 절대 이오를 쳐다보지 않겠다고 헤라에게 약속한 후, 이오를 인간의 모습으로 바꾸었다. 헤라와 제우스에게서 자유로워진 이오는 그 후 이집트 여왕이 되었으며, 많은 이집트 왕을 낳았다.
그렇다면 제비꽃은 이 신화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신화에 의하면, 제우스는 이오를 헤라의 눈으로부터 감추기 위해 암소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을 때, 사랑하는 암소에게 풀을 먹이는 것을 불쌍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녀에게 아름다운 것을 먹이기 위해 목장에 이오의 눈을 닮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하였는데, 그것이 제비꽃이라고 한다. 그런 연유로 지금도 서양에서는 제비꽃을 이오의 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진달래
옛날 촉나라의 망제는 이름을 두우라 하였다. 위나라에 망한 후 그는 도망하여 복위를 꿈꾸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 새가 되었는데 이 새는 두견새라 하여 망제의 넋이 붙었다고 한다. 두견새는 봄만 되면 슬피우는데 특히 핏빛같이 붉은 진달래만 보면 더욱 우짖어 망제가 피를 원망하는 것이라 하여 진달래에 두견화라고 이름을 붙였다, 하며 두견새의 한번 우짖는 소리에 한송이씩 피어난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 진달래를 두견화라고도 하고 참꽃이라고도 한다. 두견화라고 하는 것은 중국 이름으로서 두견새가 울때 핀다고 두견화라 이름 붙였다 한다.
진득찰
꽃말: 신비, 요술
함경도 함흥 지방에 의원이 한명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길주 지방을 지나다 지쳐서 산비탈 바위에 몸을 의지해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만치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곳을 바라보았습니다. 족제비와 뱀이 싸우고 있었습니다. 싸움은 거의 끝나 있었습니다. 족제비의 치독에 뱀은 죽어 있었습니다.
족제비는 잠시 숨을 돌리고 나서 뱀의 뱃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는데 그것은 놀랍게도 세 마리의 죽은 족제비 새끼였습니다. 그 족제비의 새끼인 모양이었습니다.
족제비는 이상한 풀잎으로 죽은 새끼들을 문지르기도 하고 목구멍에 가까이 대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더니 그 풀잎들을 씹어서 거기에서 나온 즙을 새끼들의 콧가에 발라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쯤 지나자 놀랍게도 죽은 줄 알았던 그 새끼들이 기적적으로 소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 기적 같은 일을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또한 족제비의 지극한 모성애에 또한 감탄 했습니다. 그는 그 기적의 풀을 주워서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품속에 간직한 채 다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날 밤 그는 어느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주막 주인은 그가 의원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렇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독사에 물렸을 때 쓰는 좋은 약이라도 갖고 계신지요?" "아니, 누가 독사에 물리기라도 했습니까?" "예, 오늘 낮에 친척 되는 사람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독사에게 물려서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답니다." "글쎄요."
머뭇거리던 그는 불현듯 뇌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족제비가 썼던 그 풀이 혹시 독뱀의 독을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무튼 가봅시다. 어쩌면 환자를 살려낼 방도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가 주인과 함께 뱀에 물린 환자의 집에 가보니, 과연 사내가 드러누워서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의원은 즉각 품 속에서 침을 꺼내 뱀에 물린 사내의 다리를 찌르고 구멍을 뚫었습니다. 그리고는 간직해두었던 그 풀잎을 꺼내어 환부에 붙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환부의 독이 풀렸습니다. 입에서는 독물이 줄줄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는 환자가 소생했습니다.
이것을 본 그의 기쁨은 컸습니다. 물론 죽어가던 한 생명을 구해냈다는 기쁨도 큰 것이었지만, 이와 함께 독사의 독을 제거하는 신기한 약초를 발견한 기쁨도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그가 이렇게 해서 발견해 내었다는 약초가 바로 '진득찰'이라고 합니다.
찔레꽃
꽃말: 온화
고려 때, 어느 산골 마을에는 '찔레'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얼굴이 예쁘기도 했지만 예의도 바르고 착했습니다. 그녀가 얼마나 예뻤던지, 사람들은 궁녀로 끌려갈 것이라고 소근 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궁궐로 간 것은 아니지만, 몽골로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북방 몽골족에게 매년 처녀를 바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찔레'를 받아들인 몽골족 주인은 마음씨가 워낙 좋아서 '찔레'에게 호된 일을 시키지 않았음은 물론 오히려 편안히 잘 지낼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살펴 주었습니다. 그래서 '찔레'의 몽골 생활은 공주처럼 호화롭고 자유로웠습니다.
그러나 '찔레'의 머리 속에는 언제나 그리운 고향, 그리운 부모, 그리고 그리운 동생들 생각으로 가득 했습니다. 가난해도 고향이 좋고 지위가 낮아도 내 부모가 좋고 남루한 옷을 입어도 내 형제가 좋았어요. "고향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무수히 피어 났겠지. 부모님과 동생들은 잘 지내고 있겠지." 지극히 '찔레'를 사랑해 준 부모님, 말썽을 부리고 심술을 피웠건만 그립고 그리운 동생들, 그리고 그리운 고향 향수는 그 무엇으로도 달랠 수 없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10년째 되던 어느 날 '찔레'를 가엾게 여긴 몽골 주인은 사람을 고려로 보내서 '찔레'의 가족을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찔레'의 고향 집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서 고려로 갔던 사람은 '찔레'의 가족을 찾지 못하고 그냥 몽골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찔레'의 고향 향수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주인님. 저를 한 번 고향에 다녀올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그래, 그렇게 하려무나." 몽골 주인은 '찔레'의 간절한 소망을 쉽게 허락해 주었습니다.
'찔레'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혼자 고향의 가족을 찾아 고려로 떠났습니다. 고려로 돌아온 그녀는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여기저기 산속을 헤맸습니다. 그러나 끝내 그리운 동생을 찾지 못했습니다. 슬픔에 잠긴 '찔레'는 오랑캐의 나라로 다시 돌아가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죽어도 고향에서 죽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찔레'는 몇 날 며칠을 찾아 헤매다가, 끝내 고향 근처에서 지쳐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그녀가 동생을 찾아 헤매던 골짜기, 산, 개울마다 그녀의 마음은 흰 꽃이 되고, 그녀가 흘린 눈물은 붉은 꽃이 되고, 동생을 부르던 그 아름다운 소리는 향기가 되어서 온 산천에 아름답게 피어났습니다. 그 꽃이 '찔레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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