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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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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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생명가치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알려진 아마도 모든 종교의 교리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

이 말의 의미에 대해서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는데 그 해답을 준 한마디 말은 작년에 쓴 내 글에도 언급했듯이 한 스님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였다.

'스님도 살충자입니다'

생명관에 대한 내 고민은 내가 관심있어 하는 야생화와 곤충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부터이다.
생물학과에 들어와 도리어 훨씬 더 많은 생명을 만나고 더 좋아하게 된 것도 사실이지만 더 많은 생명들을 죽이고 있는 날 발견한 순간 그 회의감이란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무엇인가...
종교에서 말하는 살생하지말라는 가르침도 머리속을 수없이 스쳐갔지만 단순히 죽이지 말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했고 내겐 해결되지 않은 그 무엇인가가 늘 있었다.

연구용이라고는 하지만 그 명분아래 난 내 경험들과 지식들이 그들을 잡아서 죽이기 위한 데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러고 보면 포충망으로 먼저 잡고 보았지 천천히 다가가 관찰하고 오래도록 지켜본 적이 너무 없었다.

그러다 만난 100년전 인물.. 파브르
어느 책에서 그의 노년의 사진을 보고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학자라기보다 선생님이라기보다는 초라한 농부의 모습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시간 야외에서 내려쬐는 햇볕에 그을리고 쪼글쪼글해진 그의 왜소하고 작은 체구와 얼굴은 그에 대한 환상을 깨고도 남음이었다. 무엇보다 그의 생명관은 나를 감동시켰고 채집뿐만 아니라 그가 남긴 관찰기는 그가 내가 그동안 짧게밖에 경험하지 못한 관찰이라는 분야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그의 관찰내용을 풀어내며 100년이 지난 지금도 전세계사람들의 어린시절 자연의 신비함과 오묘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발자취는 충분히 내게 있어 어울림의 모습의 표본중 하나라고 해도 될 성싶다.

거리를 두고 바라볼 줄 아는 것... 그게 관찰이다.
시간과 인내를 필요로 하고 주관을 줄여나가는 것... 책의 지식만큼이나 투자해야할 자연의 참고서를 읽는 방법이 관찰이 아닌가 싶다. 관찰할 줄 아는 힘이 내겐 아직 부족한 듯 싶다. 그리고 생물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온 생각이다. 생명자체가 아닌 생명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모두 해당된다.

불살생(不殺生)이란 의미가 살생하지마라의 의미가 아닌 나는것도 죽는것도 아닌 초월하라는 의미였다는 것은 놀라움이었다. 책이 아니라 오랜 고민 끝에 나름대로 어느정도 의미를 알게 되었음즈음 성수스님의 말씀은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신다.
'스님도 살생자입니다.'
를 비롯해 그동안 나의 살충.

개인적인 해석의 잘못이었지만 불교에도 생명존중사상을 바탕에 두고 있다. 그러나 그 사상의 진정한 의미는 아마도 이전에 내가 생각했던 그 마음가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행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에 있다는 것. 그 마음가짐, 즉 내 가치관이 올바로 세워지지 않았다면 내 행위 역시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어째서 그 오래전에 철학에서 과학이 나왔는지 이젠 알겠다. 또한 오래전 형식상 철학이란 분야에서 과학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하나이며 따로 생각하게 되면 위험해질 수 있음을 충분히 알겠다.

비단 불교뿐만이 아니라 카톨릭이나 기독교, 이슬람교 등등 그들의 생명에 대한 마음가짐은 종교를 떠나 대동소이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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