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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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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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 봄엔 노란빛 꽃을, 가을엔 붉은 열매를


산수유


봄을 대표하는 색깔을 적어보라고 한다면 가장 많이 나올 색깔이 무엇일까?
노란색, 분홍색, 흰색,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라색을 여기에 더하고 싶다.
개나리로 대표되는 노란색,
진달래와 벚꽃으로 대표되는 분홍색,
목련의 고풍스러운 흰색.
그리고 웬지 서글퍼지게 하는 제비꽃의 보라색...

그중에서도 봄을 나타내는 가장 상징적인 색깔을 대라면 난 꽃색중에서는 노란색을 댈 것이고
그냥 색으로 표현해보라면 스케치북에 연두색을 가장 먼저 집을 것만 같다.

이렇게 색을 결정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주위에서 봄마다 일어나는 기적같은 식물의 깨어남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 중에서도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의 색과 가장 먼저 피는 꽃의 색 중 유난히 노란색꽃이 많다는 점이 큰 이유겠다.

일찍 피는 꽃 중에서 야생화의 멋을 알기전 자세히 보면 모르고 지나가는 꽃으로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있다. 산수유는 이쁘면서도 유용하게 쓰이는 빨간색 열매를 달아 인가에서 더 많이 보이나 생강나무는 숲에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에 볼 때 두 녀석이 너무나 닮아있었지만 이제는 녀석들이 굳이 잎이나 꽃을 달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알아볼 만큼 녀석들과는 친해진 기분이다. 그러는 사이에 녀석들에게 별명도 몇 개는 붙여본 것 같다.

생강나무부터 불러볼까?
가지를 꺽으면 생강보다는 레몬향이 나는 듯해 레몬향나무,
세갈래로 나누어진 잎을 달아 삼지창나무.
가만있자....
생각해보니 생강나무는 별명을 자주 부른 것 같은데 산수유는 별 생각나는 게 없다.
그저 녀석을 볼 때면 늘 떠올리는 장면이 있는데 군에서 행군했을 때다.
겨울이었는데 오랜 행군 후 잠시 쉬어가는 곳에서 우연히 만난 나무가 바로 산수유였다.
겨울이고 눈도 내린 뒤였는데도 유독 이 나무가 눈에 뜨인 이유는 온통 빨간색의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숲보다는 사람과 더 가까운 운명인지 역시나 인가 앞에 심어져 있었다. 하얀색 눈에 나무엔 잎하나 없는데 빨간 열매만이 가득 달려 보석이 나무 가지마다 걸린 것 같았었다.

나무백과였던가?
한약재로도 쓰이는 산수유씨를 모으기 위해 이빨로 일일이 다듬어 모아 내다판 돈으로
자녀들을 교육시켰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어딘지는 잊었지만 산수유로 유명한
마을이 있다고 들었다.

얼마나 장관일까 싶다.
봄이면 작지만 노란 꽃들이 온동네를 덮고 가을과 겨울에는 이렇게 빨간 보석을 매단 녀석들로
가득할 게 아닌가? 지금도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온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산수유를 다듬는
모습도 왠지 정겨울 것만 같다.

오랜만에 형과 누나 그리고 조카와 함께 근처의 시립 어린이도서관을 찾았다.
오는 길에 공원에서 만난 산수유를 잠시 담아보았다.
겨울동안 출사가 적어서 그런가? 부족함이 많이 느껴진다. ^^
생물학과를 나와 힘들었던 적도 많았지만 봄을 봄답게 꽃을 맞이하고 생명의 탄생과 약동함을 이전의 내 삶보다 더 충실히 느낄 수 있게 된 것을 느낄 때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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