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About Me

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Search

License


more detail
블로그의 모든 글과 이미지는 기본적으로 상기의 Creative Commons License를 따르며 기타 인용한 내용이나 스크랩한 글들은 모두 해당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음을 알립니다.

Profile

신비로운 꽃을 가진 현호색


[천마산의 점현호색, 2006]


천남성에 이어 또 하나의 정체불명의 특이한 이름을 가진 녀석이 바로 이 현호색이란 녀석이다. 신비롭고 아름다움 봄꽃이지만 녀석을 가만히 살펴보면 꽃모양이 아주 신기하다. 게다가 잎또한 보통의 잎사귀와는 느낌이 틀리고 잎모양도 독특한 것을 알 수 있다.

식물채집을 해 본 사람은 가느다란 현호색의 줄기 및에 달린 뿌리를 끊어먹기 일쑤다. 이유는 아주 약하기 때문이다. 잘 캐내면 뿌리가 나오긴 하는데 그 생김새가 쌩뚱맞다. 50원짜리만한 구형의 알뿌리가 하나 있을 뿐 잔뿌리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꼭 하나가 아니라 몇 개씩 있는 것도 알았지만 대부분의 종은 하나다. 생김새로보나 녀석의 이름으로 보나 역시나 현호색도 한약재 중 하나인 건 분명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현호색을 초봄에 산에서 찍고 있는데 산행을 하시는 분들이 내게 그 꽃이 뭐냐고 물으시기에 현호색이라고 대답했더니 그게 현호색이냐며 자신은 꽃은 처음보고 한약재로는 동그란 모양인 걸 알고 있다고 하셨다. 나와는 정 반대만 알고 있어서 그 대화로 우리는 필요한 정보를 나누어갖고 완전하게 되었더랬다. ^^ 이렇게 배우는 것이 기억에도 오래 남는단 말이지..

첫 야외실습. 지금도 현호색하면 떠오르는 곳. 유난히 점현호색이 많이 피는 천마산.
그곳이 나의 첫 야외실습 장소다. 그때 처음 현호색을 보았는데 이름을 듣고는 조교님께 물었던 기억이 난다.
'왜 이름이 현호색이예요. 무슨 뜻이 있나요?' 했더니
'글쎄다'
하고만 하신 걸보면 아마도 거기까지는 잘 모르셨던 것 같다.
꽤 여러 해 만나왔지만 여지껏 나도 왜 현호색인지는 모른다. 단지 한약재로 쓰이는 이름이라는 정도밖에는 말이다.

현호색, 점현호색, 들현호색,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금낭화, 산괴불주머니, 눈괴불주머니, 염주괴불주머니, 자주괴불주머니와 정확히 이름이 뭔지 모르고 지나간 몇가지... 도감을 보니 그래도 여러 종류를 만나온 듯 하다.
채집이나 사진촬영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녀석들도 다른 식물처럼 어릴때 모양이 다르고 개체마다 다 다르고 계절마다 보면 또 느낌이 다르다. 같은 녀석을 봐도 이렇게 매해 찾아가는 건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싶다.

웹디자인을 전공한 형과 2005년엔 처음으로 내가 봄꽃이 만연한 산으로 데리고 갔다.
그때 산에 가득핀 처음보는 야생화에 형은 감탄사를 연발했었다.
그리고 야생화의 색깔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뒤로 형은 나와 함께 꽃을 찍으로 출사를 종종 다닌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꽃에 대한 열정은 처음이나 오래되었거나 누구에게나 시작되면 매한가지인것 같다. 여기의 열정이라 함은 참 단순하다. 금방 꺼질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그 감동을 남에게도 보여주고 싶고 더 멋지게 자신의 생각과 같이 전해주고 그들의 느낌도 들으면서 공유하고 싶다는 지속적인 관심을 말한다. 더 간단히 말하면 그저 아름답고 남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어쩌다보니 식물이 아닌 곤충전공이지만 여전히 난 야생화가 더 좋다. 식물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언제라도 그곳에 찾아가면 녀석들이 있다. 특히나 난 그래서 나무를 더 좋아한다.

봄꽃 중 보라색과 파란색 빛을 띤 녀석으로는 녀석이 제 1후보다.
내게는 말이다. ^^
올해는 어떤 모습일까.
이미 꽃을 피우고 있겠군.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