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꽃을 가진 현호색
천남성에 이어 또 하나의 정체불명의 특이한 이름을 가진 녀석이 바로 이 현호색이란 녀석이다. 신비롭고 아름다움 봄꽃이지만 녀석을 가만히 살펴보면 꽃모양이 아주 신기하다. 게다가 잎또한 보통의 잎사귀와는 느낌이 틀리고 잎모양도 독특한 것을 알 수 있다.
식물채집을 해 본 사람은 가느다란 현호색의 줄기 및에 달린 뿌리를 끊어먹기 일쑤다. 이유는 아주 약하기 때문이다. 잘 캐내면 뿌리가 나오긴 하는데 그 생김새가 쌩뚱맞다. 50원짜리만한 구형의 알뿌리가 하나 있을 뿐 잔뿌리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꼭 하나가 아니라 몇 개씩 있는 것도 알았지만 대부분의 종은 하나다. 생김새로보나 녀석의 이름으로 보나 역시나 현호색도 한약재 중 하나인 건 분명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현호색을 초봄에 산에서 찍고 있는데 산행을 하시는 분들이 내게 그 꽃이 뭐냐고 물으시기에 현호색이라고 대답했더니 그게 현호색이냐며 자신은 꽃은 처음보고 한약재로는 동그란 모양인 걸 알고 있다고 하셨다. 나와는 정 반대만 알고 있어서 그 대화로 우리는 필요한 정보를 나누어갖고 완전하게 되었더랬다. ^^ 이렇게 배우는 것이 기억에도 오래 남는단 말이지..
첫 야외실습. 지금도 현호색하면 떠오르는 곳. 유난히 점현호색이 많이 피는 천마산.
그곳이 나의 첫 야외실습 장소다. 그때 처음 현호색을 보았는데 이름을 듣고는 조교님께 물었던 기억이 난다.
'왜 이름이 현호색이예요. 무슨 뜻이 있나요?' 했더니
'글쎄다'
하고만 하신 걸보면 아마도 거기까지는 잘 모르셨던 것 같다.
꽤 여러 해 만나왔지만 여지껏 나도 왜 현호색인지는 모른다. 단지 한약재로 쓰이는 이름이라는 정도밖에는 말이다.
현호색, 점현호색, 들현호색,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금낭화, 산괴불주머니, 눈괴불주머니, 염주괴불주머니, 자주괴불주머니와 정확히 이름이 뭔지 모르고 지나간 몇가지... 도감을 보니 그래도 여러 종류를 만나온 듯 하다.
채집이나 사진촬영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녀석들도 다른 식물처럼 어릴때 모양이 다르고 개체마다 다 다르고 계절마다 보면 또 느낌이 다르다. 같은 녀석을 봐도 이렇게 매해 찾아가는 건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싶다.
웹디자인을 전공한 형과 2005년엔 처음으로 내가 봄꽃이 만연한 산으로 데리고 갔다.
그때 산에 가득핀 처음보는 야생화에 형은 감탄사를 연발했었다.
그리고 야생화의 색깔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뒤로 형은 나와 함께 꽃을 찍으로 출사를 종종 다닌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꽃에 대한 열정은 처음이나 오래되었거나 누구에게나 시작되면 매한가지인것 같다. 여기의 열정이라 함은 참 단순하다. 금방 꺼질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그 감동을 남에게도 보여주고 싶고 더 멋지게 자신의 생각과 같이 전해주고 그들의 느낌도 들으면서 공유하고 싶다는 지속적인 관심을 말한다. 더 간단히 말하면 그저 아름답고 남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어쩌다보니 식물이 아닌 곤충전공이지만 여전히 난 야생화가 더 좋다. 식물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언제라도 그곳에 찾아가면 녀석들이 있다. 특히나 난 그래서 나무를 더 좋아한다.
봄꽃 중 보라색과 파란색 빛을 띤 녀석으로는 녀석이 제 1후보다.
내게는 말이다. ^^
올해는 어떤 모습일까.
이미 꽃을 피우고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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