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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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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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난초의 타래란?


타래난초는 마치 여름철 즐겨먹었던 스크류바처럼 적당히 꼬여면서 피어올라가면서 꽃을 피우는 녀석이다.
야생화를 공부하다가 만난 녀석을 도감에서 찾다가 타래라는 말을 만났다.
처음엔 타래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다가 대학때 의류수선집을 하시는 아버지가게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타래란 이름이 붙게된 연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문헌을 참고로 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때문에 붙은 이름임에는 틀림이 없어보인다.



어릴적 아버지는 양복점을 하셨는데 당시 실패에 감겨있는 실말고 따로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여러개를 중간부분을 허리묶음한 뒤에 미싱한켠에 걸어두곤 하셨다.
이걸 실타래라고 하는데 자주 쓰는 실을 쓰기 적당한 길이로 미리 잘라서 편하게 쓰기 위해서 만들어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옛날에나 봄직한 양손에 실을 걸고 교대로 움직여가면서 실을 정리해 아래 그림처럼 잘 뭉쳐놓은 것도 역시 실타래라고 부른다.
그런데 실타래는 실한가닥 한가닥일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게 되는데 바로 꼬인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그저 신기하게만 생각했는데 커서 아버지가게에서 다시 실타래를 보면서 왜 꼬이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실타래속에서 실을 한가닥만 뽑아놓고보면 꼬이는 현상이 확연히 줄어드는데 자세히 이 한가닥을 관찰하면 한가닥의 실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여러 개의 가는 실이 꼬여서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꼬임이 한 가닥일 때는 잘 보이지 않다가 여러개가 모여 큰 실타래가 되면 한가닥 한가닥의 꼬임현상이 모여져 적당한 곡선을 이루며 확연한 꼬임현상을 보인다.

타래난초의 타래에 '실-'이란 한 단어만 붙이면 타래가 실타래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지만 잊혀져가는 실타래의 꼬임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아마도 이 타래난초를 만나는 것이 더 반갑고 지난 향수마저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사람간의 만남, 다른 생명과의 만남, 여러 사건들...
한사람으로서 사는 인생은 실 한가닥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여러개의 가느다란 섬유들이 모여이루어진 것처럼 인생도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인연, 사건들이 있어야 비로소 한 사람의 인생이 완성되는 점이 많이 닮았다.
게다가 사회생활은 실타래를 참 많이도 닮았다.
혼자있을 때는 잘 안보이다가도 사람들 속에서 많은 일들을 겪다보면 자신의 모르던 모습들을 새로이 발견하고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 속에서 끊임없이 배워나가는 모습은 실타래 속 한가닥 실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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