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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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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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나비명에 대한 개요


나비의 북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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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과
호랑나비, 제비나비 -> 범나비

흰나비과
노랑나비 -> 노랑나비
흰나비 -> 흰나비

부전나비과
부전나비 -> 숫돌나비

네발나비과
표범나비 -> 표문번트기, 표문번티기, 표범나비, 표문나비
네발나비 -> 수두나비

팔랑나비과
팔랑나비 -> 희롱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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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나비이름을 비교해보면 위와 같이 과나 분류군수준에서조차
다른 명칭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세한 목록은 후에 정리해서 따로 올릴 생각이다.

남한과 공통적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나비이름이 다르다.
하지만 얼핏보아도 공통적으로 보고 있는 특징이 아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북한명에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더 깃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식물이름처럼 다양하지는 않지만 나비의 이름과 기원에 대해서도 연구해볼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된다.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팔랑나비와 부전나비의 이름인데 실제 야외에서 나비를 많이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북한명이 얼마나 잘 지어졌는지 실감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나 팔랑나비는 실제로 보면 팔랑거리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빠른 날개짓과 정신없는 비행을 누가 귀여운 팔랑거림이라고 보겠는가. 눈은 또 얼마나 큰지 눈치도 빨라 급하게 도망가기에 채집가들을 골탕먹이기 일쑤다.
그러하기에 야골린다는 의미를 가진 희롱이란 말이 더 다가오기 마련이다. 희롱이란 말은 자주 쓰는 표현은 아닌데 딱히 북한에서 그렇게 쓰고 있다니 불려지면 더 이쁘고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부전나비는 석주명의 나비이름유래기에 보면 부전이란 말은 사진틀 같은 것을 걸 때에 아래에 끼우는 작은 방석 구실을 하는 삼각형의 색깔있는 장식물이라고 하고 있다. 실제로는 꼭 액자에만 쓰이는 조각을 이르는 말은 아니고 한복 등에 삼각형으로 작은 조각을 붙일 때도 부전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부전나비의 대부분이 날개에 금속성의 반짝이는 광택을 내고 있는데 북한명의 숫돌나비는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처음 나비이름유래기와 북한명을 접했을 때 이렇게 이름이 많이 다를지는 몰랐다. 하지만 더불어 느낀 것이 있었다. 표준안을 함께 만들어가면 될 것이며 도리어 서로의 이러한 노력들이 과학 속의 말과 언어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다름이 아니라 그 다양함 속에서 늘 새로운 것을 모색하고 변화해 가는 것이 과학이 아니던가. 특히나 생물학은 살아있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변화무쌍... 생물이 그러하기에 우리가 부르는 그네들의 이름도 통일안이 아닌 표준안으로 많은 이름들이 계속해서 불려지고 보전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명이라기 보다는 저기 북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세계가 담긴 또 하나의 나비이름들이라고 지금은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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