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About Me

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Search

License


more detail
블로그의 모든 글과 이미지는 기본적으로 상기의 Creative Commons License를 따르며 기타 인용한 내용이나 스크랩한 글들은 모두 해당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음을 알립니다.

Profile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생각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오던 후쿠시마 오염수 윤석열정부에 들어서면서 빠르게 진척되면서 결국 오염수가 방류되기에 이르렀다. 국제 원자력 기구(IAEA)의 안전성 검사와 일본정부, 도쿄전력이 주장하는 바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로 아쉽다.

4대강때도 느꼈지만 5년짜리 대통령이 앞으로 10년이후 그 이상의 일의 결정에 있어서 몇달만에 졸속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면서 하천 조사를 했던 사람으로서 참 안타까웠다. 신중한 판단을 해도 실수가 있을 수 있는 것을 불도저로 밀어붙이듯 추진하는 것을 보면서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나로서는 공부하는 것에 대해 큰 회의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같은 당 사람들이 정권을 잡더니 다시 같은 일을 졸속 처리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 국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있어 국제기구의 조사결과와 방류 당사국인 일본과 방류하는 일본기업인 도쿄전력의 검사결과를 신뢰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한 국가의 정부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는 최고지도자라면 직접 자체 조사를 하여 결론을 내리고 국제 기구와 일본정부, 일본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와 비교해보아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뉴스를 포함한 미디어의 여러 논란이나 토론을 봐도 참 안타깝다. 이 사안을 정치적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철저히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 패널로 나오는 전문가는 원자력 관련 전문가 정도가 전부이다.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다로부터 비롯되는 먹거리라면 생물학 관련 학자를 불러야 했다.

오염수를 희석해서 내보내는 것이 안전하다는 IAEA, 일본, 한국의 대통령과 여당의 주장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 난 절대 안전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컵에 물을 가득담아놓고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려보자. 잠시 지나면 살짝 잉크 색깔을 띠지만 확실히 희석될 것이다. 다시 큰 수조에 물을 가득 떠서 잉크를 희석한 물을 부어보면 잉크의 색은 완전히 사라져 보일 것이다. 대량의 물에 잉크를 희석하는데 고농도의 오염수를 그냥 방류하면 일본본토에 피해가 크니까 희석해서 해류에 실어 태평양이라는 큰 수조에 부어내는 것이다. 방류를 시작한 시점에서 오염에 대한 검증을 하는 방법을 보면 정말 이상하다. 물을 떠서 보면 당연히 희석되어 수치가 줄어든 것이 당연하다. 물고기를 잡아 분석하는 것은 코미디다. 먹이사슬관계만 생각해보면 무엇을 검사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물고기는 해양생태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에 있지 않다. 오염수 방류에 가장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것은 개체수가 가장 많으면서 먹이사슬관계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생물들이다. 플랑크톤과 같은 생물들을 채집해서 분석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염수가 물고기에 영향을 끼치려면 아마 몇년의 세월은 필요할 것이다. 먹이사슬관계에 따라 먹이사슬관계의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생물들로부터 점차 농축되어 상위의 생물들에 영향을 끼칠 때는 점차 오염수의 물질이 다시 농축될 것이다. 사람은 물고기보다 훨씬 상위 생물이므로 사람에게는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시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현재는 피해가 아주 적을 수 있다.

문제는 방류의 지속성이라고 생각한다. 태평양을 거대한 수조라고 생각한다면 일본의 오염수 방류의 양이 미약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희석되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먹이사슬관계에 따라 당연히 밥상위에 물고기가 오를 때는 자연이 농축한 오염수를 먹을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것이 안심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당의 국회의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수산시장을 가지마라.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런 퍼포먼스에 국민들이 비웃는다. 심지어 방류하기도 전 수산시장을 가서 물을 떠 먹는 것은 뭔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직접 떠서 먹을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묵언하기를 바란다. 자신이 아니라 미래 세대인 자신들의 자식에게 그 물을 떠 먹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임해라. 20~30년의 방류를 하면 결국 모든 피해는 미래 세대에게 전가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발언해라. 제발 가볍게 발언하지 마라. 이 오염수 방류는 전례를 많이 찾아보기 어렵고 이렇게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방류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관련 과학자들조차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그들도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에 대해 신중하게 발언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지나친 우려라고 치부하기에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대통령실에서 우리 수산물로 식단을 꾸리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정확히 하려면 후쿠시마에서 수입된 수산물을 먹어야 한다. 시간의 차이일뿐 후쿠시마 앞바다나 우리 앞바다에도 불안감이 높은 수산물이 충분히 잡힐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잉크 한방울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바라는 해류가 움직이고 있고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동하고 있다. 컵 속에 잉크 한 방울, 큰 수조속 잉크 한 방울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을 동일시하면 안된다. 움직이는 해류, 수많은 생물, 먹이 피라미드를 고려한다면 생각할 수 있는 변수가 너무나 많다. 또한 컵 속의 잉크 농도, 큰 수조속 잉크 농도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연에서는 먹이사슬의 피라미드를 통해 얼마든지 농축될 수 있다. 일본이 아무리 희석해서 방류해도 고유의 방사능 오염수의 양은 변하지 않는다. 문제시 되는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12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후 국내에 영향을 끼치려면 해류를 타고 태평양을 돌아 10년 정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20~30년간 방류한다고 했을 때 10년 후 즈음부터는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런 단순한 발상은 수조 속 잉크와 같은 발상이다. 바다는 물만 있는 거대한 수조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반감기를 고려한다고 했을 때 향후 10~15년간 생물에 의해 다시 자연농축된 오염수를 고차 소비자인 인간이 어떤 식으로 섭취하게 될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과학적인 면을 제외하고라도 이런 방류가 국제적인 선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IAEA의 생각이 참 안일했다. 세계경제강국이자 과학강국인 일본에 방류를 허락했다는 것은 나쁜 선례가 되어 다른 나라에서 같은 사건이 일어날 경우 방류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야당의 주장이 모두 맞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은 있다. 5년짜리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통령이라면 5년 임기라도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런 결정을 다른 나라에서 조사한 결과를 그대로 맹신하여 결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매우 신중하고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 내려야 마땅하다. 현재 대통령과 여당의 결정은 참으로 무지하고 몰지각하며 미래를 포기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조사를 했다고 모두 결과가 동일하게 나지 않으며 그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과 시선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 같은 과학적 결과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 자주 보지 않는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정치인이라면 괴담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이런 중대사안에 대해서는 대화창구를 활짝 열고 모든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만 한다. 또한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을 안심시키고 설득하는 노력이 없었다. 국민과의 소통을 큰 가치로 여기던 대통령의 공약은 임기 초기에 스스로 져버렸다. 제왕적인 대통령의 권력을 내려놓고 작은 정부와 소통을 가장 큰 가치로 내 걸었던 이 정부는 가장 이기적이고 제왕적인 대통령의 길을 걷고 있다. 이 정부의 무지함으로 비롯된 만행이 아닐 수 없다. 이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이 요즘처럼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