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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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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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만의 한국곤충명집 출간


한국곤충명집, 1994

한국곤충명집, 2022

2022년 초 한국곤충학회와 한국응용곤충학회에서 28년만에 한국곤충명집을 출판했다. 2년여간의 집필진의 수고를 거쳐 만들어졌다고 한다. 물론 곤충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가격이 문제다. 16만원에 판매된다. 목록집에 컬러도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한 가격이 아닌가 싶다. 1994년도 한국곤충명집은 당시의 상황상 매우 유용했으며 가격도 납득할만한 정도였다. 그러나 28년간 업데이트없이 유지되다가 만들어진 곤충목록집이 아무리 시세를 반영한다고 해도 16만원이라니 너무하다.

현재와 같은 시점에 1994년과 같은 방식의 출판물형식으로만의 발행이 맞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립수목원의 국가표준곤충목록이 제공되고 있으며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생물종목록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종목록이 이미 있다. 왜 이 시점에 굳이 출판물의 형태의 종목록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국가표준곤충목록이나 국가생물종목록이 신뢰도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가?

그리고 2022년 새로운 한국곤충명집은 또 얼마의 기간이 지난 뒤에야 개정판이 나올 것인가?
중간에 개정판 혹은 개정판에 준하는 목록조차도 나온 적이 없다. 그렇다면 국가사업으로 진행되는 국가표준곤충목록(http://www.nature.go.kr/kini/index.do)이나 국가생물종목록(https://species.nibr.go.kr/index.do) 사업에 더 힘을 쏟아 지속적인 업데이트 및 관리에 더 힘을 쏟아야 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이 목록화 사업들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으며 변경분에 대한 추가목록까지 제공중이다.

물론 국가표준곤충목록이나 국가생물종목록사업이 학계에서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종종 받는다. 그러기에 대표적인 곤충관련 학회 2곳에서 신뢰도가 높은 곤충명집을 출간하는 것에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업데이트 주기를 담보할 수 없고 지속적인 관리 및 유지가 어려운 출간물의 형태보다는 온라인에 더 중점을 두고 정기적으로 출판물의 형태로 정리하여 출간되는 방식을 왜 선택하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립수목원과 국립생물자원관의 목록화작업이 비효율적이라면 왜 중단하거나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가? 왜 여기에 또 하나의 목록화 사업을 진행해 혼란을 더욱 야기시키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어렵다. 현재의 대표적인 목록화 사업이 이원화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혼란은 충분하다. 시대를 반영할 수 있는 목록집과 데이터베이스화 그리고 통합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28년만의 한국곤충명집의 출간을 반가워하기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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