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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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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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총목록 출간


한국곤충총목록이 16년만에 드디어 출간되었다.
이전에는 자연과 생태에서 한국응용곤충학회와 한국곤충학회에서 함께 펴냈는데 이번에는 '자연과생태'에서 펴냈다. 한국생물지사업에 곤충도 포함되어 있어 목록작업은 이 사업의 일환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좀 의외였다.



그동안 변화된 곤충목록의 최신버젼이 드디어 출간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형식을 보니 1994년 곤충명집과는 달리 각 종마다 참고한 문헌을 밝혀 이용하기 더욱 편리해졌다.

곤충 전체목록을 정리하는 것이 대단히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작업이다. 그 과정의 지루함과 고됨을 잘 알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목록작업을 해서 성과를 제대로 낸 사업은 '국가표준식물목록'이라고 생각한다. 책으로도 나왔지만 목록이라는 것은 연구가 진행되면서 계속 변화하는 것이다. 명집은 출간과 동시에 정오표나 증보판이 나와도 무색할 정도로 계속 변화한다. 94년 곤충명집이 나올 때는 웹이란 공간이 그리 활성화된 시기가 아니었다. 당시에는 출판물의 형태가 가장 배포하기에 쉬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반드시 출판물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생물의 이름에 대한 표준안을 제시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학문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지금은 웹에서 동호회의 형식으로도 곤충은 즐기는 취미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목록보다는 쉽게 복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웹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빠르게 유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출간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이 잘 발달된 시대에 웹을 통해 공개하고 지속적인 수정을 계속해 나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방의 경우 일본에는 ListMJ http://listmj.mothprog.com/ 라는 사이트가 있다. Moths of Japan이라는 문헌(일본 나방도감)의 목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관리하고 있는 사이트이다. 이 문헌은 증보판이 나왔지만 이전 판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계속 변화하는 학명의 최신버젼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여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홈페이지는 아니고 html페이지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본래의 기능은 충실히 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목록만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헌을 통해 변경되었는지 출처까지 상세히 변경사항을 잘 정리하여 누구나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전에는 PostMJ라는 소책자를 통해 Moths of Japan의 변경사항을 배포해 온 것으로 아는데 지금은 온라인에서도 참조가 가능하다.

앞서 예를 든 국가표준식물목록의 경우도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목록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종을 계속 등록하고 있다. 이는 매우 효율적인데 이와 같이 목록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면 정기적으로 목록을 출판하여 업그레이드 하기도 훨씬 수월할 것이고 목록이 책으로 출간되기 전이라도 최근 변동사항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나 국가표준식물목록 홈페이지에서 핵심은 작업물을 엑셀파일이나 html파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으로 출간된 것은 비매품이어서 구입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니지만 국립수목원 홈페이지나 국회도서관등에서 전문을 무료로 구독할 수 있다. 목록사업의 목적은 연구목적이외에도 혼동되고 있는 국명과 학명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표준안을 제시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식물분류가 전문가의 영역에서 일반 대중들도 참여할 수 있는 범주로 까지 확대된 시기에 시기적절하게 목록을 이용하기 쉬운 형태(엑셀, html)로 제공함으로서 파생된 효과가 목록사업의 성과를 확실히 달성하게 했다는 생각이다. 식물동호회 사이트들은 이 목록을 기준으로 표준화된 국명과 학명사용을 대중화시켰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목록이 유포되었다고 생각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 단순히 목록의 배포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파생된 결과였다는 점이다. 이것은 곤충분야에서도 주목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식물목록이 5000여종인데 비해 곤충은 이의 수배에 해당되는 분류군의 크기를 가졌지만 내심 이런 식의 목록화가 진행되기를 내심 바랬다. 한국 생물지사업의 몇가지 결과물을 보니 사업의 일환으로 곤충분야의 목록화 작업도 진행될 거라고 추측해본다. 출판물의 형태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목적을 살려 온라인 작업도 진행되어 보다 쉽게 생물의 학명과 추천된 표준명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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