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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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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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생물용어집에 대한 생각


용어집의 온라인화, 용어의 표준화와 다양화에 대해 그동안의 생각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생물관련 용어집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기 위해 오랫동안 자료를 수집해왔다. 홈페이지에 제공하는 용어는 나비목 및 분류학에 관련되어 한정된 용어들만 일부 공개중이다. 국내에서 과학분야 전반적으로 용어가 온라인상에 얼마나 공개되어있는지를 찾아보면 학회차원에서 제공하는 경우, 기관에서 제공하는 경우, 개인이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물리나 화학, 수학, 의학 부분의 경우만 보면 학회차원에서 용어집을 웹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학회차원에서 용어집을 직접 제공하고 있다. 생물분야는 식물, 균류와 같은 분야는 용어집이 잘 공개되어 있는 편이나 이외의 분야는 온라인상에서 쉽게 찾기 어렵다. 생물학분야 통합 용어집으로는 한국생물과학협회의 생물학용어집 3집, 2015이 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나 생물학분야 전반적으로 표준화된 용어를 다루고 있는 건 이 문헌이다. 홈페이지에서 일부 공개하고는 있는데 전체 데이터가 아니라 연도별 추가분에 한해서만 한글(HWP) 혹은 엑셀파일로 제공하고 있다. 생물학분야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생물분야도 차차 온라인 용어집을 구축해서 제공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책의 형태가 아닌 온라인 검색기를 통해 용어를 검색하는 것은 큰 장점이 있다.

1. 검색시간 절약
- 빠른 검색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검색어의 일부만 검색해도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시작부분이 아니라 기억나는 중간부분만 입력해도 해당용어의 검색이 가능하다.

2. 한번의 검색으로 다양한 검색결과를 한번에 얻을 수 있다.
- 용어집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유의어, 반의어, 동의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3. 공간제약이 없다
- 온라인에 접속만 가능하면 용어집을 휴대할 필요없이 활용이 가능하다.

4. 표준화된 용어를 이용
- 학회에서 지속적으로 표준화된 결과를 업데이트해서 반영해준다면 이용자들은 표준화된 용어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5. 그림과의 연계
- 용어를 이해하는데 테크니컬일러스트(선화, 사진 등)이 큰 도움이 되는데 온라인방식이라면 효과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다.

6. 유지관리의 용이함

- 오류, 오타의 수정 및 새로운 용어의 추가, 삭제가 쉽다.
- 출판의 형태로만 업데이트되는 형태는 업데이트 주기가 매우 길다.

보통 용어집을 출간하게 되면 온라인으로 용어집 검색을 제공하는 것이 용어집 판매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공개를 안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웹자원이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것이므로 출판된 용어집이 있다면 구매하는 사람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공개여부를 떠나 누구나 책을 구매하지는 못한다. 목적이 용어집의 판매뿐 아니라 표준화된 용어의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라면 웹을 통한 자유로운 검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용어집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면서 웹자원에서 좋은 용어집을 추출하여 통합검색이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는데 중복된 용어가 있어도 그대로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오래되어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가 있을지라도 추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용어의 표준화만 강조하면 용어의 다양화를 놓칠 수 있다. 다양하게 수집된 용어를 최대한 많이 표제어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심지어 틀린 용어라도 표제어로 다루고 표준화된 표현을 권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또한 같은 용어라도 다양하게 서술된 표현을 같이 다루면 용어에 대한 이해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표준화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 속에서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현재의 표준화는 앞으로 저술 등에 사용할 경우 표준화된 용어를 활용하도록 권장하기 위함이다. 어려운 용어는 쉬운 표현으로 바꾸고 애매했던 용어는 분명하게 한다. 또한 잘못된 용어는 빼고 비슷한 용어는 표준화된 용어로 통합한다. 이런 작업이 표준화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측에서는 입장이 달라진다. 오래된 문헌을 볼지 최신문헌을 볼지 모르는 것이다. 사용자입장에서는 표준화된 용어뿐만 아니라 잘못된 용어나 삭제해야 할 용어 등도 표제어로 삼아 올바른 표현이 무엇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사용자는 표제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원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했던 곤충용어집(1994)을 예로 들면 이용하는데 난감한 부분이 아주 많았다. 가장 난감했던 건 한자어였다. 한자까지 포함되었다면 좀더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텐데 음만 한글표기해두어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또한 외국어를 발음나는대로 읽기만 한 것도 많다. 아무리 한영, 영한 대조의 형식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의미를 해석할 수 있을 정도의 배려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 우리는 아시아 한자권 나라이기에 한자로 된 생물용어가 많다. 그러나 한자표기만으로도 대략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용어집의 표제어에는 아직도 한자가 빠진 채 수록된 것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의 곤충용어집이 있음에도 The Torre-Bueno Glossary of Entomology와 같은 해외의 곤충용어집을 더 많이 참고하게 된다. 국내의 용어집은 단순히 용어의 한영대조 형식의 단어장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 용어집 이외에도 해외의 많은 glossary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에는 간단하지만 concise 영어사전 정도의 간단한 해설이 첨부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러우면서도 안타까운 상황이다. 오랜 분류학의 역사를 가진 나라와 같은 레벨에서 비교한다는 것이 맞지는 않다고 생각되지만 목표치를 이런 용어집의 수준으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도 이러한데 번역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난해한 용어집은 훨씬 더 외계어처럼 보일 것이다.

2013년 곤충학용어집이 새롭게 출간되었는데 여러면에서 나아진 면이 있다. 유의어, 반의어를 포함해 용어를 이해하는데 좀 더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한자어는 한자병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면상의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곤충용어집은 뒤편에 도해용어집을 포함하고 있는데 짧은 용어설명만으로 제약적인 용어집의 한계를 약간은 극복했다.

용어집은 참 어중간한 사전이다. 전문가에게도 비전문가에게도 어정쩡하다. 단어장형태의 용어집형태로는 특정 용어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국내의 용어집들의 한계이다. 긴 설명이 필요한 설명이 아니라 짧은 형태의 최소한의 설명이 담긴 그런 용어집이 필요하다. 현재 생물과학협회의 생물학용어집과 같은 형태의 용어집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만들어질 용어집의 형태는 최소한 용어의 의미파악을 하는데 있어 좀더 분명한 형태로 제작되어야 할 것이다. 용어집은 출판되면 특성상 같은 내용을 검색을 위해 한-영/영-한으로 나누어 출력해야하기 때문에 부피가 2배가 된다. 많은 용어를 다루면서도 지면상 서술의 제약을 받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사전(dictionary)와 용어집(glossary)와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생물용어집은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곤충용어집을 이용하며 수없이 한숨 쉬고 답답함을 금치 못했던 지난 날을 기억하며 앞으로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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