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About Me

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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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바라보는 눈, 유형화


20대 전체를 식물분류학과 곤충분류학을 공부하면서 보낸 듯 하다. 그런데 서른이 넘고보니 내 공부가 상당부분 생물의 종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서를 쓰면서 생물상분석에 대한 연구도 했었지만 그리 깊지 못한 공부였다. 머리속으로는 생물간의 관계나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그런 공부는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식물에 관심이 많다가 곤충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두 분야사이의 상호관계에 관심이 생겨 먹이식물과 곤충과의 관계에 특히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래서 문헌이나 자료를 모아왔는데 최근에서야 이런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데이터베이스와의 만남이 이런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준 것 같다. PHP, MySQL등을 이용한 웹프로그래밍에 대한 공부는 온라인상에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해졌다. DB의 테이블을 만들면서 가장 막혔던 부분은 어떻게 하면 보다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들을 추려 결과를 낼 수 있느냐였는데 여러 고민들을 모아보니 결국 내가 하려는 작업의 가장 중요한 작업이 유형화작업이었다. 어찌보면 생물이름은 속명, 과명, 목명이 있어 이미 유형화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누구나 이용하는데 무리가 있다. 보다 일반적인 유형화작업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식물의 경우 생활형이라는 것이 있다. Th 하형1년초, Th(w) 동형1년초, Th(v) 영양번식형 월년초, G 지중식물, H 반지중식물, Ch 지표식물, N 관목, M 아교목, MM 대교목, HH 수생식물 등과 같이 유형화시킨 뒤 몇 가지 유형들을 조합해 HH(Th), R4, D4, b-p등과 같이 표현하면 한 식물의 생활형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단순히 한 식물의 특징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속이나 과, 목 수준에서 특정 조합을 보이는 식물들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추려내어 분석해보는 작업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보통은 식물상(flora)분석에 주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먹이식물분석이나 다른 생물상과 식물상과의 관계를 분석하는데에도 분석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버드디비(http://www.birddb.com/)라는 새도감 사이트가 있다. 사이트에 들어가 메뉴를 살펴보면 분류체계, 가나다순, 영명순은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새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경우를 전제로 만들어져 있다. 곧 중상급자를 위한 메뉴다. 주목할 부분은 생김새를 이용한 유형화된 메뉴다.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고 항상 적용되는 예는 아닐 것이나 초보자도 쉽게 검색할 수 있어 접근성 면에서는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유형화된 부분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황새와 같이 목이 길고 약간 커보이는 새
독수리,매,올빼미같이 부리가 날카로운 맹금류
거위나 오리같은 새
닭이나 꿩과 비슷한 새
비둘기와 비슷한 크기의 새
도요새와 물떼새 종류
딱다구리류
제비류나 칼새류
참새보다 약간 큰 새
참새와 비슷한 크기의 새

물론 대표종에 대한 지식은 있어야 하지만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훨씬 적은 사전지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이런 효과적인 유형화사례는 국내외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종종 상세한 유형화작업으로 도리어 검색을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검색기능을 전문가모드와 초보자모드 등으로 구분해서 제공하는 것이 원래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의 생물데이터베이스는 분류체계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분류체계나 학명도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은 이명처리(synonym, 국명이명 등)부분이 명확하게 해결되어야 유용한 데이터베이스가 될 수 있다. 유형화작업시 분류체계뿐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은 생활형 같은 것은 비전문가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나비의 경우를 살펴보자. 나비를 분류체계에 따라 과별로 나누고 속별 혹은 비슷한 종들끼리 모아서 나누는 경우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경우라면 손쉽게 찾을 수 있지만 초보자인 경우 찾기가 어렵다. 이 경우 나비의 형질중 색이나 형태의 아웃라인, 무늬 등을 특징으로 잡아 유형화시킨다면 초보자라도 자신이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은 나비의 이름을 찾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개인적인 DB라면 자신이 편리한대로만 만들면 될 것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용의 DB를 만드는 것이라면 이런 유형화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이런 DB일수록 어떻게 DB가 구성되었는지에 대한 기본정보나 전체목록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정보의 제공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제공되는 정보를 기반으로 연계작업을 보다 수월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생물데이터베이스의 유형화 작업부분에서 방향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종별로 상세정보를 연구하는 것은 기반작업으로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보다 전체적으로 크게 바라보려면 유형화시켜 전체적인 패턴을 봐야할 때도 있다. 또한 이런 유형화 작업은 학명이나 분류체계(종속과목강문계)로만 DB화 되어 있는 현재의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보다 사용자 중심형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유형화 작업은 인위적인 것으로 전체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나 이 역시 한계가 있어 참조자료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종단위의 연구에만 익숙해 있던 내게 보다 넓은 시각으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작업을 시작하고보니 국내엔 생물을 이런 식으로 다룬 문헌이 많지 않아 국외자료를 많이 참고해야 하고 시도된 적이 없어 직접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처음 생물을 공부할 때는 눈높이를 생물의 눈높이로 맞추는데에만 신경을 썼는데 지금은 눈높이를 높여 전체를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함을 깨달아가는 중이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나하나 구현이 되는데로 공개해 볼 생각이다.

한국동식물도감 26, 27권 나방용어집


한국동식물도감 26, 27권의 나방관련 용어집을 모아 제작한 것으로 Midct프로그램을 이용해서 PC에서나 모바일(PDA, 스마트폰)등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용어수(350여개)
누구나 이용해도 좋습니다.



[다운로드]
위 링크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Mdict프로그램은
http://www.octopus-studio.com/download.en.htm
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법은 midct관련 글을 검색해보시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양서류의 위기 해결


양서류의 위기와 문제에 대해 다룬 동영상중 볼 만한 것을 골라봤습니다.


양서류의 위기 해결을 위해 행동으로 옮기자.

원제는 Leap into Action: Solving the Amphibian Crisis입니다.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일기식으로 풀어 설명하고 양서파충류 사육, 복원, 교육을 하는 동물원에 대한 소개를 담고 있습니다.
짧은 영어로도 볼 수 있을만큼 메시지가 충분히 전해져오네요.



유투브에서 짧은 시간 양서류에 대한 동영상을 찾아보았습니다.
여러 동영상들이 있었지만 그중엔 양서류의 멸종과 그들이 살아갈 공간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담긴 메시지들도 참 많았습니다. 안타깝네요. 사진과 음악.. 그리고 짧지만 강한 메시지가 담긴 갤러리입니다. 감상해보세요.

개구리의 의사소통에 대한 강연 (UCLA's Peter Narins의 강연)




동영상 주소를 제대로 붙여넣었는데 게시글에 깔끔하게 붙지 않네요. 그래도 정상적으로 재생되니 즐감하세요. 개구리의 의사소통에 관한 강의입니다. 30분정도 강의를 하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알찹니다.
다 이해는 못했지만 전반적인 이해는 한 것 같습니다. 실험내용이 아주 재미있네요.

소리에 의해 의사전달을 하기는 하지만 소리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행동이나 형태, 크기 등 여러요인 함께 작용해야 하는군요. ultrasonic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프리젠테이션 서두에 강연자가 프리젠테이션한 린네(1758)의 기록이 재미있습니다. Systema naturae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동영상의 내용을 옮겨번역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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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se foul and loathspme animals are abhorrent because of their cold body, pale colour, cartilaginous skeleton, filthy skin, fierce aspect, calculating eye, offensive smell, harsh voice, squalid habitation, and terrible venom: and so their creator has not exerted his power (to make) many of them."

Linnaeus in Systema Naturae, 1758

이 더럽고 기분나쁜 동물은 질색이다. 이유는 그들의 차가운 피, 창백한 색깔, 흐물거리는(연골의) 뼈, 불결한 피부, 사나움, 냉담한 눈, 불쾌한 냄새, 불쾌한 소리, 지저분한 서식장소, 치명적인 독액 때문이다. 고로 이 생명체는 그들 대부분을 만드는데 신이 별로 공을 안 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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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렇게도 지저분하고 혐오스런 단어들을 많이 썼는지... 양서파충류에 대한 그의 시선이 잘 담겨있는 듯 합니다. ^^

왜 개구리들이 사라지는가? 그 해결방법은?





왜 개구리들이 사라지는가? 그 해결방법은?
원제는 Why frogs are disappearing and how you can help입니다.

짧은 영어로 다 이해는 못하지만 프리젠테이션과 함께 이해만 해봅니다.
해결방안중 종의 조사(research)와 실질적인 action plan과 지원이라고 하는 듯..
소개하는 사이트는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국내에도 양서파충류가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죠.
보호활동은 현재 어떤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국내에는 http://www.frogkorea.com/ 사이트가 양서류 모니터링을 하는 대표적인 사이트였습니다.
초중고 학생들의 단체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일반인들도 활동할 수 있겠죠.
이 사이트에서는 울음소리와 형태, 생태에 관련된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직접 잡지 않고도 모니터링을 어느정도 할 수 있죠. 분포도도 참여자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 인상적인 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모니터링이라는 전문적일 수 있는 부분을 대중과 함께 해 나간다는 발상은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매개체의 장점을 잘 살리고 개구리 보호에 대한 인식도 심어줄 수 있고 주변환경에 대한 관심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듯 합니다. 현재는 운영이 안되고 있는 듯 합니다.

남북한 나비이름 비교


남북한 나비이름을 비교해 정리한 문서입니다.
오래전 정리해 놓은 것인데 pdf로 출판했습니다.

http://www.megaupload.com/?d=DWBANXIU

위 링크에서 다운 받으세요.

우리나비(김성수 저)에서 인용한 내용을 함께 올립니다.
북한 나비이름의 특징은 다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왕권시대를 나타내는 말을 피하고 있습니다. 왕, 대왕, 왕자는 모두 배제.
2. 상제, 귀신, 지옥, 부처와 같이 종교, 미신과 같은 요소를 배제.
3. 자본주의의 냄새가 아는 돈, 멋쟁이, 사랑, 각시 같은 요소를 배제.

종이란 무엇인가?


종이란 무엇인가?
- 이 글은 2005.8.14일 한터울(http://www.hanteoul.wo.ro)에 제가 작성했던 글입니다.


진화...
진화란 말을 들으면 항상 다윈과 라마르크가 떠오르고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무생물에서 유기물이, 다시 그 유기물들이 특별한 과정을 거쳐 유기체로 그리고 생명으로의 시작. 화석을 가지고 보는 진화는 우리가 알고있는 아종으로의 분화와는 다르게 그 규모면에서도 대단히 큰 생명변화의 장을 스펙터클하게 보여준다. 이를 대진화라고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고 지역적, 지리적 장애등으로 인해 생식적 격리가 일어나 아종으로 분화되고 나중에는 다른 종으로까지 분화되는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의 우리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소진화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처음 대학에서 진화론을 다시 배우면서 커다란 의문에 싸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대진화와 소진화를 어떻게 진화라는 한 개념으로 생각하기에는 두 진화의 개념이 너무나 달라보였다. 간단히 대진화는 무척이나 대담한 진화의 경향을 보여주는데 반해 상대적으로 소진화는 너무나 작은 변화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진화는 인간이 몇 세대로도 측정할 수 없는 장대한 세월속에 진행된 것이지만 잘 살펴보면 우리가 배우는 분류학을 기반으로 한 생물학에는 진화의 대상이 되는 최소단위이자 실체인 종의 개념 조차도 정확히 규정할 수 없다. 3학년 제대하고 진화론 수업을 들을 때 발표수업이 진행되었는데 내가 선택한 것은 바로 이 주제에 관련된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질문에 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면 진화론의 역사며 이론을 배우는 것보다도 앞으로 공부하면서 가장 도움이 되고 스스로의 가치관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화두로 잡았다. 그러나 수업시간에도 내가 찾은 자료이외에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없었고 딱히 다가올 만한 답을 구할 수 없었다. 그때 만난 책이 에드워드 윌슨의 '생명의 다양성'이었다. 이 책을 통해 학부 2년때 본 '개미세계여행'의 저자 윌슨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의 4장이었던가? 한 chapter에 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룬 대목이 나온다. 무척이나 진지하며 쉽게 설명된 부분이라 이 주제에 대해 논하는 사람에게는 늘 이 부분을 권해준다.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다는 언급을 못하지만 꼭 읽어보기를 권해본다. 직접적인 언급은 이전에 개인 홈피인 어울림에 여러차례 올린 적이 있어 글을 링크시키고 여기에서는 철민이형처럼 내가 어떻게 이 문제에 대해 답을 찾아갔는지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하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관심있는 사람만 이전에 쓴 글들을 읽어보길 권한다.

화두로 잡고 나서는 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학부때 관심이 많았던 식물분야를 비롯해 동물, 곤충에 이르기까지 수업시간에 배운 종의 개념에서 벗어나는 부분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수업은 거의 도움이 안되었던 것 같다. 윌슨의 책과 전파과학사에서 나온 '진화론이 변하고 있다' 시중에 나온 일반생물학 책과 진화관련 책자의 해당 챕터들을 모두 보았지만 하나같이 일반적이 내용뿐이었다. 위의 두 책이 내 시각을 바뀌게 해 준 첫 촉매같은 역할을 해 주었고 웹사이트에서는 김우재씨의 '이중나선의 꿈'이란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진화론적 시각을 접할 수 있었다.

생명의 다양성이란 책은 에른스트 마이어의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생물학적 종의 정의에 대해 진지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생물계의 실제 예를 들면서 마이어의 정의의 예외를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전파과학사의 책은 다양한 현대 진화론의 모습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해 주고 있으면서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진화론의 현대판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우리가 배우는 진화가 진화론이 아닌 진화학이어야 하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기회가 좋았는지 이 주제를 가지고 토론할 기회는 자주 찾아왔다. 3학년 말이었던가? 한태준 교수님의 은사이시기도 하고 국내 생물학분야의 권위자이기도 하신 서울대 이인규교수님이 교내 세미나를 오셨다. 주제는 '종이란 무엇인가?' 당시 내겐 이보다 관심이 가는 세미나가 없었다. 수업이 있었지만 제끼고 세미나에 참석했다. 노트와 필기도구 그리고 질문 4가지를 머리 속에 간직하고 말이다. 이 질문들은 윌슨의 마이어의 생물학적 종의 정의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슷하지만 나름대로 자연을 접하면서 느꼈던 내 궁금증이기도 했다. 첫째는 마이어의 생물학적 종의 정의 중에서 '자연상태에서'라는 전제조건에 대한 것이었다. 두번째는 '생식적 격리'라는 전제조건에 대해 무성생식 및 단위생식을 하는 종의 경우 종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져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세번째는 반종(半種)에 대한 질문이었다. 뿌리를 박고 사는 식물의 경우에 잘 나타나며 특히나 우리가 잘 아는 소나무류나 참나무류에서는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뚜렷히 구분되는 별개의 종이면서도 이들 사이에 교잡이 잘 일어나 중간 형질을 가지는 종이 자주 출현하는 것이다. 세번째 질문은 두번째 질문과도 상통하는 면이 많다. 나머지 하나는 품종에 대한 것이었다. 자연상태가 아닌 품종은 인간이 선택된 부분(열매, 꽃)을 특별히 발달시키거나 해 자연종으로 부터 전혀 새로운 특징을 가진 하나의 별종을 만들어 낸 것을 이른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종이더라도 우리가 말하는 자연상태에서도 간섭없이 자라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를 하나의 종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 저명인사에게서도 특별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진지한 문제제기를 해주셨고 내 의견에 대해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주신 분이라 지금도 존경하고 감사드린다. 그런데 세미나가 끝날 때 즈음 교수님이 하나의 질문을 던지셨다. 해양생물학을 하시는 분이시니 이야기의 배경은 바닷가였다. 바닷가에서 한 사람이 걷고 있었는데 살아오면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종을 발견하고는 손에 올려놓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때 그 손 위의 생명체가 그 사람에게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이 세미나를 들으러 가면서 실험실형들을 다 끌고 갔는데 마지막까지 나와 함께 들었던 선배가 갑자기 손을 들고 대답했다. 물론 발표까지는 아니었지만 나도 머리 속에 떠오르던 생각이 있었다.
선배 왈..
'제게 이름을 지어주세요'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이름을 가져야 이 세상에 의미있는 존재가 되니까요.'
난 내 의견을 말하기 전에 꼭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항상 똑같은 이야기를 던지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철민이형이나 홍근이형, 영주, 희은, 그리고 내 홈페이지를 찾았던 몇몇 사람들의 재미있는 의견도 들었었다.

그러나 그 후로는 이 주제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끌만큼 추가적인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이 세미나를 듣기 전 성환 선배님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성환선배의 대답은 듣고 내가 박수를 치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마치 중국의 선사들이 하는 선문답과도 비슷하게 문득 깨닫는 게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의문들에 대해 이야기를 죽 늘어놓자 선배는 자신이 생각하고 경험했던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다. 나도 식물분류학을 배웠었던 박규하교수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첫 학부 수업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하신 이야기는 무척이나 단순하고 명료한 답을 내게 주었다.

첫수업이었다고 한다. 수업을 시작하시면서 대뜸 종이란게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셨다고 한다. 이야기를 단순히 읽기만 하지말고 아직 정확히 개념이 안 잡혔더라도 잠시 읽기를 멈추고 자신이 생각하는 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생각해 보고 교수님의 당시 답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이야기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여러 의견이 나오고 아님 별 대답이 없었든가보다. 교수님이 천천히 말씀하시기를 '저명한 분류학자가 이것이 종이다한 것이 바로 종이다.'라고 하셨단다. 그 동안 많은 생각을 머리 속에만 담고 있었던 내게 그 이야기 속 한마디는 참 신선했다. 내겐 그 어떤 종의 정의보다도 명쾌한 답이었다. 그래서 그랬나보다 박수를 치며 웃었었다. 그건 웃겨서 그런게 아니라 갑자기 머릿속이 탁 트이고 아~ 저거구나 하는 마음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뒤로도 분류와 생태를 비롯해 생물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생명의 기본단위인 종의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전공하는 나방의 특성상 이태수교수님과 실험실방 사람들과도 3-4차례 균학회 채집이나 버섯채집을 따라다녔는데 일정을 마치고 숙박을 할 때 교수님께 넌지시 다시 이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장황한 이야기는 없이 여러 이야기를 해 주시는 도중 이 문제가 나와 내가 넌지시 여쭈어 본 것이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종은 어떤 것입니까? 난 다시 자지러지고 말았다. 장황한 설명은 없었다.

교수님 왈 '내가 생각하기에 종의 개념은 철학적인 것 같다.' 교수님 앞이라 박수를 칠 수는 없었지만 내 생각도 이랬다. 물론 종의 개념에 대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것에 따를 것인지 스스로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고 자신의 분류군을 공부하면서 혹은 생물학의 길을 걸으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종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언젠가는 말할 수 있겠지만 이는 분명 철학적인 문제다. 그만큼 생물학을 대하는 그리고 공부하는 이의 가치관과 주관은 그래서 어느정도 객관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생물은 다른 자연과학과 다르게 생명을 직접 다루는 유일한 학문이므로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없이는 위험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기에 그 대답은 그 어떤 대답보다도 멋지고 훌륭한 대답이었던 것이다.

실험실 생활을 하면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선배가 1년간 임교수님방에 석사과정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그 형의 생명관은 나와는 무척이나 다른 것을 듣고 무척이나 놀랐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장난반 진담반으로... '난 생물은 잘 몰라. 하지만 생물이 가진 유전자를 가지고 이리저리 조작하고 이를 수치화해 유용한 것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다.' 생명공학을 하는 입장에서 맞는 말이지만 이 말 속에는 위험성이 많다. 생명에 대한 가치관이
결여될 여지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면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으며 생명관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이 주관뿐만 아니라 보편적이고 객관적이 될 필요가 있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무척이나 길어졌는데 마지막으로 한가지 이야기를 하고 마치기로 하겠다. 대학원에 들어와 1년차 5월즈음 부산에서 한일공동학회가 열렸었는데 그 때 배교수님이 좌장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경우가 몇차례있어 난 그 옆에서 벨을 울려 발표자가 발표시간을 준수하는 걸 돕는 일을 했기 때문에 맨 앞 그러니까 발표자 바로 옆에서 여러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짧은 영어실력이었지만 프리젠테이션을 보면서 어느정도는 다 이해할 수 있었다. 마지막 발표는 고지마박사의 곤충을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기술에 관련된 발표였는데 맨 마지막에 Please discover me, Please classify me이란 문구와 함께 곤충 한마리가 그려진 마지막 슬라이드에서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뻔 했다. 이 말을 해석해보면 '제발 나를 발견해주세요. 그리고 제발 나를 분류해주세요.' 교내 세미나를 하러 오신 이인규박사님의 마지막 이야기와 똑같은 문구를 난 이 일본인발표자에게 2년 뒤에 다시 듣게 된 것이다. 이 표현의 이면에는 아마도 이런 생각이 있을 듯 하다. '세상에서 한 생명으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름이 붙어야 한다. 이름이 붙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회자되기도 어렵고 이용하기도 어렵다.'는..


고지마 박사의 세미나 발표 마지막 장 2003. 8월 부산 한일공동학회에서


종이란 무엇인가의 문제와 종에 대한 인식문제는 언제나 화제로 삼아도 토론이나 논쟁의 여지가 충분한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생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책에서 읽은 여러 종의 개념을 굳이 언급하지 않고도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라벨정보의 한계, 바코드라벨


생물조사시 채집을 하면 반드시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표본을 제작하게 된다. 표본제작후 정리과정에서 꼬리표처럼 따라가게 되는 것이 바로 라벨(label)이다.

생물표본용 라벨은 여러가지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나누면 4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1. 데이터라벨(data lebel)
- 필수정보가 들어있다.(채집자, 채집장소, 채집일시)

2. 동정용 라벨(determination lebel)
- 동정된 경우 추가하며 학술명, 국명, 동정자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3. 추가정보라벨 (info label)
- 추가정보를 기입한다. 사육종인 경우 사육정보(먹이식물, 우화일 등)를 작성하기도 하고 특정지역을 구획화하여 채집한 경우에는 구획정보를 입력하기도 한다.

4. type label
- 유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holotype, paratype등 type정보를 표시한다.


라벨의 사용은 여러모로 유용한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1. 작다.
- 곤충의 경우 곤충핀에 부착하는 경우 커야 가로*세로 3cm를 넘는 일이 거의 없다.

2. 간결하다.
- 좁은 공간에 최소한의 필요한 정보(필수정보: 채집자, 장소, 날짜)를 단어로 작성한다.

3. 표본의 정보가 항상 따라다닌다.
- 라벨은 항상 표본과 함께 움직이므로 표본정보의 분실위험이 적다.

위와 같은 이유로 라벨을 작성하고 표본과 함께 보관하여 표본정보를 유지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장점은 단점이기도 하다. 먼저 라벨의 크기가 작다는 것은 기입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외에서 관찰노트를 작성하면 라벨에 기입될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적기 마련이다. 하지만 필수정보를 쓰고나면 특이사항에 대해서는 기입할 공간이 매우 적어 생략되는 경우가 많거나 라벨의 갯수를 늘리는 방법이외에는 없다. 곤충표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정리되지 않은 표본의 경우는 데이터라벨만가진다. 동정이 된 후에는 동정용 라벨을 부착한다. 이외에 사육종이거나 기타 추가사항이 있는 경우는 추가라벨을 작성하여 부착한다. 곤충건조표본에는 3개이상의 라벨을 사용하면 라벨을 일일이 핀에서 빼봐야 할만큼 사이공간이 적어 불편하다.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약어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채집자(collector)는 coll.로 동정자(determinator)는 det. 로 산(Mountain)은 Mt. 등 기준을 정해서 사용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는 약자를 추론해서 이해할 수 있지만 약어표가 항상 표본과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약어의 사용은 자제할 수록 좋다.

개인수장 표본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경우 표본은 국제적으로도 교환될 수 있기 때문에 라벨정보는 영어로 작성하게 된다. 라벨정보 작성시 영어로 작성하지만 지명이나 채집자, 동정자는 한글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로마자표기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된다. 한 예로 채집자가 설까치, 백두산인 경우 Seol, kka-chi & Baek, du-san으로 표기해야 하지만 공간이 좁아 보통은 K.C.Seol, D.S.Baek과 같이 이니셜로 표기한다. 3명이상이라도 되면 성씨만 표시하게 된다. 채집자를 이니셜로만 표기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함께 채집간 사람은 여럿이더라도 실제 채집을 한 사람은 한 사람이기 때문에 채집자는 full name으로 한명만 작성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미셜 혹은 성만 표기한 경우에는 시간이 갈수록 원래 full name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표본을 보관하고 대여하는 곳에서는 대여시 라벨에 사용된 약어나 연도별로 사용된 이니셜이 누구인지에 대한 표를 제공해야 하지만 그렇게까지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은 듯 하다.

채집장소는 기존에는 국가, 지역, 장소를 표기했지만 최근에는 GPS좌표(경위도, 고도)를 함께 기입하기도 한다. 휴대용 GPS수신기를 활용하거나 구글어스(구글맵)등을 활용하면 작성이 가능하다.



라벨은 필수정보만 제대로 표기되고 올바른 표기법에 따른다면 양식을 통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라벨의 한계는 정확히 알고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바코드를 활용한 라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는 곳이 많다. 바코드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표본과 함께 원래의 표본정보의 손실없이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바코드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표본번호를 코드화한 것이다. 바코드스캐너를 활용해 표본코드에 해당되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서 빠르고 손쉽게 검색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바코드는 데이터베이스와 온라인 환경이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이다. 항상 채집당시 온전한 기록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라벨만으로도 대략적인 표본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영남대에서 연구했던 바코드라벨양식은 이상적으로 보인다.

바코드를 통해 표본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실제 표본과의 연계 및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1. 채집된 표본에 데이터라벨과 동정용 라벨까지 부착되어 보관되다가 후에 이전의 동정결과가 잘못되어 재동정을 하는 경우 혹은 데이터라벨, 동정용 라벨, 사육정보, type정보까지 4개의 라벨이 부착된 표본인 경우 재동정하여 동정용 라벨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

2. 데이터라벨 작성시 채집자가 동명이인인 경우

3. 채집시 표본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많은 경우

4. 채집자가 많은 경우

첫번째 경우 이전 동정용라벨을 남겨두는 것이 맞지만 종종 이전의 동정용라벨을 제거하고 최신의 동정용라벨을 바꾸어끼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최종 관찰자는 이전의 동정결과를 전혀 알 수 없으며 마지막 라벨정보만을 참고할 수 있다.

두번째 경우 채집자의 이름이 동일한 경우는 이니셜이 동일한 경우, 풀네임(full name)이 동일한 경우 정보가 부족한 경우 최종관찰자는 실제 채집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

3. 채집시 표본에 관한 관찰기록, 주위환경, 먹이식물, 흡밀식물, 채집방법 등 일반적으로는 잘 기입하지 않지만 참조를 위해 라벨에 기입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설령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며 자세한 야외노트 기록은 최초관찰자만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최종 관찰자에게까지 전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4. 채집자는 한 명을 풀네임으로 쓰는 것이 맞지만 종종 여러 명으로 기입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된다. 이 경우 앞서 문제제기한 것처럼 채집자가 누군지 알기 어렵다.

이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 이런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바로 통합표본정보 데이터베이스다. 채집자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채집시 기록하는 야외노트 데이터베이스, 동정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등이 필요하다. 실제 표본에는 공간상 지면상의 제약이 있으므로 최신의 정보가 들어있는 라벨만 남겨두고 나머지 정보는 데이터베이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최종 관찰자는 표본에 부착된 라벨정보만 알 수 있다. 하지만 바코드이든 고유번호이든 데이터베이스와 연계된 코드가 있으면 관찰자는 추가정보가 필요할 때마다 표본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조회해서 알 수 있다. 조회할 수 있는 정보는 실제 채집자의 실명을 비롯한 개인정보, 야외노트기록, 동정자기록, 재동정기록 history, 사육정보, 슬라이드표본제작 정보, 관련 논문정보 등이 있겠다. 표본을 대여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대여시 대여할 표본이 50개체이면 50개체의 라벨정보를 일일이 수기로 목록을 만들어 제출하고 대출증서을 제출해야 한다. 후에 반납시 대출증서의 라벨정보에 맞게 올바로 반납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은 표본관리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는데 바코드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면 수기가 필요없이 바코드리더에 표본들의 바코드를 인식시켜 자동으로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으며 반납시 확인할 경우에도 손쉽게 확인절차를 끝낼 수 있다. 이외에도 최종관찰자는 어디서라도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여 해당표본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함을 줄 수 있다. 연구자는 대출시 해당표본에 대한 변동사항(재동정, 해부, 파손여부 등)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해당표본정보에 추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가의 바코드리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바코드라벨에 코드를 따로 기입해주면 바코드리더없이 코드를 직접 입력해 해당표본의 정보를 조회가능하다. 표본의 최초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이 표본을 기증하는 경우에도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생모은 표본을 기증한다고 하더라도 표본을 받는 곳에서는 고역이 될 수 있다. 몇 만점이라고 가정할 때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위해서는 단순노동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최종 관찰자는 언제나 라벨정보만으로 표본을 취급할 수 밖에 없으므로 중요 표본에 한해서라도 최초관찰정보나 추가정보를 목록화해서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코드라벨은 과연 편리할까? 물론 편리하다. 표본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기존에 수기로 라벨정보를 일일이 옮겨적어 분포도를 작성하는 것과 같은 일을 온라인상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비용대비문제를 고려할 때 바코드라벨은 비용이 많이 든다. 바코드를 생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고가의 바코드스캐너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휴대폰에서 2D바코드를 스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나와있지만 몇가지 기종만 해당되고 기기의 가격도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코드라벨은 데이터베이스와의 연계가 쉽다는 강력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많이 채택되고 있다.

1D바코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바코드스캐너의 가격도 저렴한데도 사용을 잘 안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선형의 1D바코드는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길이가 길어지고 복잡해지며 축소시킬수록 인식률이 작아진다는 단점을 가진다. 이에 비해 2D바코드는 많은 양의 정보를 바코드에 기억시킬 수 있으며 축소해도 인식률이 좋으며 바코드의 일부가 파손되어도 인식이 제대로 된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최근에 채택되는 바코드는 대부분 2D이며 그중에서도 라벨에 사용하기 적합한 Datamatrix방식과 QR code방식을 주로 이용한다.

참고로 여러개의 바코드를 편집해 올려보았다.

최근에는 2D바코드가 일반화되면서(특히 QR code) 바코드를 웹상에서 쉽게 생성해 출력할 수 있게 되었으며 바코드리더 역시 웹캠을 이용해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는 웹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표본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곳에서나 이용하는 입장에서나 비용대비 문제를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화되고 있고 어플(App)등이 개발되면 별도의 바코드스캐너의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바코드라벨 적용시 고려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아닐까 싶다.
첫째, 바코드라벨을 어떤 식으로 표본에 부착시킬 것이냐이다. 일반라벨처럼 곤충핀에 꽂으면 될 것 같지만 바코드라벨의 특성상 바코드가 잘 보이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바코드의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다. 표본마다 위치를 달리해야 하는데 표본이 아주 큰 경우는 어떤 방법으로도 바코드라벨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아예 바코드부분을 표본의 아랫면에서 보이도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두번째는 표본을 정리할 때 표본간의 간격이다. 바코드스캐너의 성능에 관련된 문제인데 보통 작은 표본은 표본간에 간격이 매우 좁아 거의 다닥다닥 붙어 있다. 표본장을 열지 않고도 어느정도 인식이 된다고 하더라도 표본사이 간격이 좁으면 일일이 표본을 뽑아 인식시켜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세번째는 바코드는 일련번호를 가지고 있으므로 라벨을 복사기등으로 복사해서 사용할 수 없다. 반드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출력해야 하며 시스템에서도 중복된 일련번호가 안 나오도록 해야 한다.

생물을 이용한 모니터링


생물학적인 모니터링이란 풀어 말하면,
건물이 들어서거나 해당지역을 다른 목적으로 개발을 위해 개발하고자 하는 경우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해당지역의 생물의 종류와 분포와 같은 정보를 이용하여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사전조사와 사후조사가 이루어지고 조사주기는 1년으로 1년에 3번이상을 하게 된다. 주로 봄, 여름, 가을에 걸쳐 주로 조사를 하고 비슷한 시기에 연차적으로 조사하여 해마다 변화되는 양상을 비교하여 결과를 내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해당분류군의 전문가들이 각 분야별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취합하여 통합보고서를 내게 된다. 그러면 생물모니터링은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많은 보고서들이 전문가들에 의해 작성된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해당지역에 사는 이들은 아니다. 또한 생물모니터링 사업이라는 것이 조사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조사기간이 끝나면 조사도 마무리가 되므로 지속성이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지역전문가를 육성하거나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모니터링이 되어야 한다. 반드시 생물을 이용할 필요는 없지만 화학적방법이나 다른 방법이 고가의 장비나 시약이 필요한데 비해 생물을 이용한 방법은 사전지식만 갖추면 특별한 장비없이도 할 수 있으므로 쉬운 간이식메뉴얼만 제공되면 참여를 유도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많은 생물들 중에서 어떤 분류군(새, 포유류, 양서파충류, 곤충, 식물 등)이 모니터링을 하기에 좋을까? 사전지식이라는 것이 결국은 생물의 이름을 알아내는 과정을 꼭 포함하고 있어 여기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하기 힘든 점이 있다. 이런 부분은 전문가들이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교육도 필요하지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대상이 일반인이고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이름을 알아낸 뒤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일일 것이다. 필요한 정보라하면 관찰자, 장소, 시간, 관찰종, 촬영사진 정도가 될 것이다. 관찰자는 누가 가장 적합할까? 환경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해당이 되고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도움을 준다면 더욱 양질의 정보가 쌓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홈페이지를 통해 모여진 정보는 분석하여 해당지역별로 누구나 열람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가들도 이런 자료를 raw data로 활용하여 연구에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여러 분류군을 통한 모니터링이 가능하지만 지표종, 멸종위기종에 치중된 모니터링보다는 보다 개체수가 많고 환경을 대변해줄 수 있는 모니터링에 이용되는 분류군은 새, 어류, 양서파충류, 곤충, 식물정도일 것이다. 분류군의 크기로 보면 곤충이 가장 많고 다음이 식물, 새, 어류, 양서파충류순이다. 분류군의 크기가 클수록 알아야 하는 사전지식도 많아지므로 분류군의 크기는 작을수록 일반인도 참여하기 좋다. 곤충만 예로 든다면 수서곤충과 물속생물들로 한정하면 모니터링하기에 좋은 크기가 된다. 개미를 이용하기도 하고 거미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좋은 예이다. 국외에서는 토양오염을 측정하기 위해 두더지와 지렁이의 관계를 이용하기도 하고 달팽이를 이용한 토양의 오염정도를 파악하거나 도심에 자주 출몰하는 지빠귀류를 이용한 모니터링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수질평가 역시 다양한 생물이 이용되는데 녹조류, 물벼룩, 플랑크톤, 수서곤충을 비롯한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어류, 양서파충류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말했듯이 생물을 이용한 모니터링방식은 다른 방법들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 편이고 조금만 개선하면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을만큼 간편하다. 또한 여러 장점이 있겠지만 먹이그물의 한 단계를 차지하는 특정 분류군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단순히 해당 분류군에 대한 종류와 분포에 대한 조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환경을 대표하는 생물상을 파악해봄으로써 주변 환경의 질을 평가해보고자 한다는 점에서 자연 친화적이다.

생물을 이용한 지역모니터링은 해당 지역의 특정 생물군의 분포상 조사를 기반으로 세가지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을 듯 하다. 하나는 목표종의 유무로 판단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 지표종의 출현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독성평가방법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어류, 수서생물, 물벼룩, 파래 등을 활용한 수질평가방법, 지의류를 활용한 공기질 평가와 같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외래종의 유입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고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참여하는 형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조사과정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생물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생물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조사를 직접 해 봄으로써 환경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서식처보전이나 생물종보호라는 직접적인 목적만큼이나 중요한 인식의 전환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생물학적 모니터링은 종목록, 분류군별 분포그래프, 다양도평가(우점도, 다양도, 풍부도), 멸종위기동식물 및 보호종의 유무를 평가한다. 대안을 내는 보고서도 있지만 많은 보고서에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한 현황만 보여주는 선에서 끝난다. 하천공사는 종합적인 사업으로 건축, 조경, 이화학, 생물학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사업이다. 그중 생물학적인 부분 특히 주로 담당했던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수서곤충 등)만 예로 든다면 출현종의 계절별 출현양상, 연차별 비교뿐 아니라 실질적인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몇번인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생물부분에서도 생물서식처를 위한 구조물의 설치를 제안했었다. 보고서를 쓰면서도 학문적으로만 종을 동정하고 다양도를 평가하고 종목록과 그래프를 만드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생물모니터링 보고서들이 멸종위기종이나 보호종의 출현을 근거로 개발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한다. 물론 보기 힘든 종이 출현할 정도로 좋은 환경이기 때문임은 자명한 것이나 그것만으로는 근거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인가?에 대한 연구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곤 한다. 가령 매년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동네하천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종목록을 만들고 다양도를 평가했다고 한다면 그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환경이 현재보다 더 좋아지거나 나빠졌을 때 비교자료로만 삼을 것인가? 공사는 실질적으로 하천을 건드리는 일이다. 하천바닥을 긁어내거나 하천의 좌우안의 녹지공간의 형태를 변경시키기도 한다. 제방을 쌓거나 구조물을 설치하기도 한다. 이런 일을 할 때 과연 종목록이나 다양도 평가가 도움이 될까?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수서곤충 등)조사의 경우는 조사결과가 공사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단지 공사전 사전모니터링과 공사후 몇년간 사후모니터링을 실시하여 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이만 보여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모니터링은 환경변화를 생물을 통해 조금 더 민감하게 지켜보는 일에 그쳐버렸다. 다양한 평가방법에 대한 연구는 중요하다. 하천만 해도 특정 분류군만 평가해서는 알기 어려울 만큼 환경의 평가는 어렵기 때문에 여러 분류군의 결과를 종합해서 하천을 해석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이 쌓일수록 단순히 하천의 공사전 공사후 환경변화만 지켜볼 것이 아니라 공사전에 해당 공사가 하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공사의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작업이 생물학적 모니터링 작업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하천의 생물학적 모니터링


해외에서는 하천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전문가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대학이나 전문기관 혹은 관련 단체가 중심이 되는 것 같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시민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조사메뉴얼이 상당히 많이 나와있고 공개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일반 시민들을 위한 조사메뉴얼이 많이 보급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생태탐방이나 환경단체, 학교 등에서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되고는 있는 것 같지만 국내의 연구결과에 비해 일반인들을 위한 메뉴얼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아래는 유부트에 올라와있는 동영상이다. 5개의 동영상은 해외의 하천모니터링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좋은 동영상이라는 생각에 링크를 걸어본다.

Biological Monitoring Protocol
Biological Monitoring Protocol provides step-by-step instructions for collecting standardized samples of stream insects and other invertebrates to provide robust measures of stream condition.


Part1.


Part2.


Part3.


Part4.


Part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