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자연과 어울어지기, 그 첫걸음

About Me

자연을 공부하는 人입니다. 생물의 죽살이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해온 문화와 이야기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I am studying nature. I want to know not only the life history of living things, but also the culture and stories they and humans have shared together.

Search

License


more detail
블로그의 모든 글과 이미지는 기본적으로 상기의 Creative Commons License를 따르며 기타 인용한 내용이나 스크랩한 글들은 모두 해당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음을 알립니다.

Profile

북한 나비명에 대한 개요


나비의 북한명
-------------------------------------------------
호랑나비과
호랑나비, 제비나비 -> 범나비

흰나비과
노랑나비 -> 노랑나비
흰나비 -> 흰나비

부전나비과
부전나비 -> 숫돌나비

네발나비과
표범나비 -> 표문번트기, 표문번티기, 표범나비, 표문나비
네발나비 -> 수두나비

팔랑나비과
팔랑나비 -> 희롱나비
-------------------------------------------------
남북한의 나비이름을 비교해보면 위와 같이 과나 분류군수준에서조차
다른 명칭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세한 목록은 후에 정리해서 따로 올릴 생각이다.

남한과 공통적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나비이름이 다르다.
하지만 얼핏보아도 공통적으로 보고 있는 특징이 아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북한명에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더 깃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식물이름처럼 다양하지는 않지만 나비의 이름과 기원에 대해서도 연구해볼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된다.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팔랑나비와 부전나비의 이름인데 실제 야외에서 나비를 많이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북한명이 얼마나 잘 지어졌는지 실감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나 팔랑나비는 실제로 보면 팔랑거리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빠른 날개짓과 정신없는 비행을 누가 귀여운 팔랑거림이라고 보겠는가. 눈은 또 얼마나 큰지 눈치도 빨라 급하게 도망가기에 채집가들을 골탕먹이기 일쑤다.
그러하기에 야골린다는 의미를 가진 희롱이란 말이 더 다가오기 마련이다. 희롱이란 말은 자주 쓰는 표현은 아닌데 딱히 북한에서 그렇게 쓰고 있다니 불려지면 더 이쁘고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부전나비는 석주명의 나비이름유래기에 보면 부전이란 말은 사진틀 같은 것을 걸 때에 아래에 끼우는 작은 방석 구실을 하는 삼각형의 색깔있는 장식물이라고 하고 있다. 실제로는 꼭 액자에만 쓰이는 조각을 이르는 말은 아니고 한복 등에 삼각형으로 작은 조각을 붙일 때도 부전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부전나비의 대부분이 날개에 금속성의 반짝이는 광택을 내고 있는데 북한명의 숫돌나비는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처음 나비이름유래기와 북한명을 접했을 때 이렇게 이름이 많이 다를지는 몰랐다. 하지만 더불어 느낀 것이 있었다. 표준안을 함께 만들어가면 될 것이며 도리어 서로의 이러한 노력들이 과학 속의 말과 언어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다름이 아니라 그 다양함 속에서 늘 새로운 것을 모색하고 변화해 가는 것이 과학이 아니던가. 특히나 생물학은 살아있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변화무쌍... 생물이 그러하기에 우리가 부르는 그네들의 이름도 통일안이 아닌 표준안으로 많은 이름들이 계속해서 불려지고 보전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명이라기 보다는 저기 북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세계가 담긴 또 하나의 나비이름들이라고 지금은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

한국산 주요 나비이름의 유래


Family Papilionidae 호랑나비과

1. 호랑나비
범나비라고도 하며 호랑이 등의 줄무늬를 닮았다는 데서 지어진 이름이다. 애벌레는 운향과 식물을 먹어 치우므로 감귤류의 해충이다.

2. 제비나비
영명으로 호랑나비를 swallow-tail butterfly 라고 하지만 국명에 있어서는 호랑나비 꼬리모양의 돌기(尾狀突起)보다는 호랑무늬가 큰 특징이므로 호랑나비가 되었으며 제비나비는 색깔이나 꼬리 모양의 돌기가 제비를 더 연상시키므로 이와같은 이름이 붙었다. 국명이 더 적절해 보인다.

3. 긴꼬리제비나비
말 그대로 제비나비에 비해 꼬리모양의 돌기가 더 긴 제비나비를 이른다. `긴꼬리‘라 함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기준이 되는 것에 비해 더 길면 구분되는 특징이 될 수 있다.

4. 모시나비
이 나비는 날개에 날개가루(인편, 鱗片)가 적기 때문에 반투명의 날개를 가진다. 반투명한 하얀 색깔이 `모시‘를 연상시켜 이름이 유래한 이름이다.

5. 산제비나비
제비나비가 산 아래나 평지에 많이 날아다니는데 반해 산제비나비는 주로 산에서 발견되므로 여기에서 생겨난 상대적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6. 애호랑나비
일본명인 早春兒虎에서 유래하였으며 말 그대로 이른 봄에 잠깐 출연한다. 몸집이 작으며 노란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호랑이 무늬를 연상시킨다. 호랑나비와 비교해보면 왠지 귀엽고 애 띠어 보인다.

7. 사향제비나비
역시 일본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더 좋은 우리말이 있다면 바꿀 수 도 있겠으나 특징을 반영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는 듯하다. 사향은 알다시피 사향노루의 향낭(香囊)을 이르는 말인데 채집한 즉시 배 부분의 냄새를 맡아보면 사향냄새가 난다고 한다. 이 나비는 배부분에 붉은 색 줄무늬가 눈에 띄게 있는데 이것도 큰 특징이다.

8. 산호랑나비
산제비나비와 붙여진 이유가 동일하다. 산에 주로 분포한다.


Family Pieridae 흰나비과

9. 노랑나비
일반적인 butter의 색깔과 날아다니는(fly) 모습이 영어의 butterfly의 뜻과 가장 잘 부합될 것 같은 이름을 가진 나비이다. 흰나비와 함께 오래 전부터 널리 쓰인 이름이다.

10. 갈구리나비
이 나비의 앞날개 끝을 보면 둥그스름하게 끝으로 약간 말려 있는 듯한 모양이 특징적인데 이것이 갈고리를 연상시킨다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11. 배추흰나비
가장 친숙한 나비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배추‘라는 작물의 이름이 붙은 것은 먹이가 되는 식물(食草)이기 때문이기도 하나 부정적인 의미에서 붙여졌다 해야할 것이다. 나비로서는 가장 큰 해충이라 여길 정도이다. 아 나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날 뿐 아니라 북반구 온대지방에는 어디에나 있어서 배추에 해를 주니 배추흰나비라 불리고 있다. 참고로 영명으로도 cabbage butterfly (or cabbage white)라 불린다.

12. 극남노랑나비
우리나라의 경우 남쪽지역 일부에서만 채집되는 종류이다.

13. 각시멧노랑나비
멧노랑나비와 비슷하여 주로 산지에서 채집된다. 멧노랑나비와는 날개맥이 더 가늘고 약하며 색채도 희미하다는 점에서 `각시-‘ 를 덧붙여 연약함을 표현하였다. 연지곤지를 연상시키는 붉은 점도 하나의 특징이다.

14. 대만흰나비
우리나라, 만주, 중국 등 대륙에 분포하며 대만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이 나므로 분포지 중 가장 많은 곳의 지명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Family Nymphalidae 네발나비과

15. 네발나비
이 네발나비科에 속하는 종류는 모두 앞발이 퇴화하여 작아져서 걸을 때 사용하는 다리는 4개이다. 그래서 얼핏 네발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특징은 과 전체의 특징이다. 뒷날개 뒷면에 C자 모양이 있어 남방씨알붐나비라하며 산네발나비(씨알붐나비)에 대해 대체로 남쪽에 분포한다.

16. 작은멋쟁이나비, 큰멋쟁이나비- 상대적인 이름으로 둘 다 비슷하지만 뒷날개에 검은빛의 갈색털이 많이 나 있는 것이 큰멋쟁이이고 흰 솜털이 난 좀더 깔끔한 나비가 작은 멋쟁이로 표본상태가 좋으면 꽤 멋쟁이다. 이 나비는 둘 다 성충으로 겨울을 나는데 그래서 잡게 되는 나비가 낡아 보이는 것도 있다.

17. 은판나비
뒷날개 아래 면을 보면 전체가 하얀색의 은판이니 여기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은판대기라고도 부른다. 은(銀)이 `흰색‘이라는 특징 반영

18. 번개오색나비
날개 좌우로 길게 발달된 흰무늬가 다른 오색나비와는 달리 중간에 삐죽 나와 있는데 이 흰 무늬가 번개 모양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 황오색나비- 오색나비중 전체적으로 윗면의 색이 황색으로 빛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흑화형은 검은색 바탕을 하고 있는데 이는 황색에 대해 열성이며 우성의 법칙을 따른다고 한다.

20. 황세줄나비
세줄나비로 날개 윗면에 세 개의 하얀색 줄무늬가 가로로 발달해 있는데 이 흰색 부분이 다른 세줄나비와 다르게 노란빛 을 띠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1. 외눈이(지옥)사촌나비- 날개 하나에 눈 무늬가 하나밖에 없고 외눈이지옥나비와 닮았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지옥‘이란 의미는 지옥가는 기분으로 힘들게 높은 산을 올라야만 만날 수 있다는 데서 붙여진 재치있는 작명(作名)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나비의 경우 형태는 비슷하나 외눈이지옥나비와는 달리 낮은 곳에서도 채집이 되므로 `지옥’을 빼기도 한다.

22. 대왕나비
학명 중 아종명(亞種名)인 princeps 와 생태적인 특징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암수의 모양이 상당히 다르다. 자칫 다른 종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알을 받아 키워 보면 같은 종임을 알 수 있다.

23. 홍점알락나비
이 나비는 뒷날개 뒷면에 홍점이 발달해있고 색채가 잘 조화되어 있는 점에서 이 이름이 유래되었다.

23. 흑백알락나비- 흑색과 흰색이 대비를 이루며 전체적으로 알록 달록한 느낌을 준다. 검은색 무늬가 시맥을 따라 발달해 있다.

24. 어리세줄나비
학문상으로는 세줄나비류에 속하나 겉모습은 전연 다르다. 세줄나비류는 모두 검은색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데 비해 이 종류는 흰색 바탕에 날개 맥을 따라 검은 줄이 있으니 얼핏 흰나비과로 보인다. 그래서 `어리-‘를 붙인 것이다. 사전상 `어리’의 의미는 명사 앞에 붙어서 그와 비슷하거나 가까움을 나타낼 때 쓰이는 접두어이다.

25. 거꾸로여덟팔나비
여덟팔(八)자를 거꾸로 해 놓은 듯한 무늬가 있다는 것에서 비롯하였다.

26. 북방거꾸로여덟팔나비
거꾸로여덟팔나비의 분포에 대해 북쪽에서 주로 채집되는 나비로 형태상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27. 청띠신선나비
청띠는 나비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가지만 `신선‘이란 의미는 학명에서 나온 것으로 관념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구체적인 유래는 잘 모르겠다.

28. 눈많은그늘나비
뱀눈모양의 무늬가 그늘나비 중에서 가장 많다. 이름의 유래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29. 알락그늘나비
우리나라에서 나는 그늘나비 중에서 가장 알락달락하고 비교적 많이 분포한다. 형태나 그늘에 사는 습성을 잘 표현한 이름이다.

30. 도시처녀나비
이 나비는 진한 차색(茶色)이고 앞뒤 날개 안쪽에 있는 흰 띠가 도시처녀의 리본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어진 이름이다. 날개 윗면의 무늬보다 아래쪽 무늬가 더 산뜻하고 예쁘다.

31. 조흰뱀눈나비
일반적인 뱀눈나비는 거의 전부가 짙은색인데 이 종류의 바탕색만이 흰색이다. 여기에서 `조‘는 어떤 의미를 더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한사람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성(姓)을 덧붙여 놓은 것이다. 우리나라 곤충 연구에 기여하신 조복성 박사를 기리기 위함이다.

32. 작은은점선표범나비
은점선표범나비와 큰은점선표범나비에 상응하는 나비로 이 중 가장 작고 뒷날개 아래쪽에 은색의 점무늬가 줄지어 있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33. 왕나비
원래는 왕나비과로 하나의 과로 분류되었지만 앞발이 퇴화되었다는 큰 특징으로 묶여 네발나비과에 포함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를 비롯해 남부지방에서만 잡히며 이름 그대로 단연 크기가 가장 크다.

34. 굴뚝나비
굴뚝나비는 원래 뱀눈나비과에 포함되어있는 나비로 뱀눈나비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까맣고 어두운 색깔을 띠고 있다. 굴뚝의 검은 색에서 이런 이름이 유래되었다. 여름철에서 늦가을까지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비로 직접 보면 굴뚝에 들어갔다 온 청소부 같은 인상을 받는다.


Family Lycaenidae 부전나비과

35. 큰주홍부전나비
작은주홍부전나비에 상응하는 이름으로 날개모양이나 색깔은 유사하고 크기나 약간의 무늬차이로 구분한다. 작은주홍나비는 암수가 겉으로 비슷해 이 나비는 수컷은 전체가 금속성의 주홍색 빛이 나는데 반해 암컷은 작은주홍부전나비와 무늬가 비슷하다.

36. 작은주홍부전나비
영명으로 small copper 이라고 부르며 큰주홍부전나비와 마찬가지로 금속성의 주홍빛을 낸다. 이에 대해 큰주홍부전나비는 large copper이라고 부른다.

38. 쇳빛부전나비
`쇳빛‘이라 함은 약간 녹이 슬어 붉은 빛을 띄는 금속성의 색을 말한다. 금속성의 반짝임이 있다.

39. 북방쇳빛부전나비- 쇳빛부전나비의 분포에 대해 북쪽지방에 주로 분포하는 나비이다.

40. 귤빛부전나비- 날개 윗면이 귤색이라는 특징을 반영해 지어진 이름이다.

41. 푸른부전나비
푸른색은 주로 수컷에 어울리는 이름으로 암컷은 날개 둘레가 검은색으로 짙게 둘러져 있어 구분할 수 있다. 영명으로 holy blue라고도 한다. 금속성의 푸른색은 영명 그대로 황홀하다.


Family Hesperiidae 팔랑나비과

42. 왕팔랑나비
왕자팔랑나비, 대왕팔랑나비의 중간 크기로 여기의 왕자, 왕, 대왕은 남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크기를 반영한 상대적인 호칭이다.

43. 돈무늬팔랑나비
팔랑나비치고는 호리호리한 몸통을 가지고 있다. 뒷날개 아래 면에 돈 모양의 타원형의 무늬가 많이 나 있는데 이 특징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참고문헌 : 석주명의 나비이름 유래기 - 일부 추가시키고 흔한종위주로 발췌한 자료입니다.

나무이름의 유래


나무이름의 유래 98년 <산림>지 9월호 게재
경북대 박상진

우리 나라에는 약 1천 여종의 나무가 있고 남한만 하여도 약 6.7백 여종이 자라고 있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나무 이름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우선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생소함에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옛 사람들이 처음 나무의 이름을 붙일 때는 그 나무가 갖는 독특한 특성에 근거를 두었으므로 나무마다 어떤 의미를 가진 연유가 있으나 우리가 찾지 못할 따름이다. 이름을 붙일 당시는 짧게는 수 백년, 길게는 수 천년 전이어서 지금은 그 의미를 새겨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으나 나무의 특성과 연관지어 추정해 보면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 수종도 상당수 있다.
나무의 바깥 모양, 쓰임새, 수피, 잎, 꽃, 열매, 가시 등으로 나누어 나무이름의 연유를 찾을 수 있는 나무의 특징과 이름과의 상관관계를 구명해 보고자 하였다. <나무백과>, <우리나무백가지>, <한국수목도감>, <수우 이창복교수의 발자취> 등에서 이미 밝혀진 수종명의 유래를 소개하고 필자가 나름대로 구명한 내용을 추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1. 나무의 모양

나뭇가지가 돌려나기하고 거의 직각으로 퍼져 층 층을 이룬다하여 층층나무, 나뭇가지가 정확하게 3개씩 갈라지는 삼지(三枝)닥나무, 멍석을 깔아놓은 것처럼 땅에 바짝 붙어 자라는 멍석딸기, 줄줄이 이어 자라는 줄딸기, 껍질도 속도 하얗고 길게 늘어져서 국수를 연상한다하여 국수나무, 가지가 꼬불꼬불하여 용트림을 하는 용(龍)버들, 가지가 길게 늘어지는 버들이란 뜻의 수양(垂楊)버들, 미국에서 들어온 버들 혹은 아름다운 버들이란 의미로 미류(美柳)나무, 빗자루를 만들고 약용으로 쓰이는 초본의 비싸리 보다 작고 땅에 붙어 자란다는 땅비싸리를 예로 들 수 있다.

또 가지가 부드럽다는 뜻의 부들나무가 버들이 된 것으로 보이며, 싸리가 아니나 광대처럼 싸리 흉내를 낸 광대싸리, 중국의 위성에 많이 심었고 모양이 버드나무처럼 늘어지는 위성류(渭城柳)가 있다. 모양이 웅장하고 크다는 뜻으로 왕(王)이란 접두어가 붙은 이름이 많은데 왕버들, 왕자귀나무, 왕머루, 왕팽나무, 왕대 등의 예가 있고, 나무가 누워있다는 뜻으로는 눈잣나무, 눈향나무, 눈측백나무 등이 있다.

2. 나무의 쓰임새

나무 자체의 쓰임새로 이름이 붙여진 것은 대팻집나무, 참빗의 살을 만든 참빗살나무, 고기잡이 도구로서 작살에 쓰인 작살나무, 윷을 만들기에 적합한 윤노리나무, 키나 고리괘짝을 만든 키버들과 고리버들, 조리를 만드는데 사용한 조릿대 등이 있다. 노린재나무는 전통 염색에 매염제로 널리 쓰인 황회를 만들던 나무인데, 잿물이 약간 누런빛을 띠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나무껍질의 용도로 붙여진 이름을 보면 껍질을 벗겨 삿자리 등으로 이용한 피(皮)나무, 사위가 짐을 질 때 힘을 덜 수 있도록 연약한 줄기를 가진 사위질빵이란 이름이 있으며 이정표로 쓰인 나무에는 5리 및 10리마다 심었다는 오리나무와 시무나무가 있다.

또 칠에 쓰인 나무로서는 옻칠에 쓰인 옻나무, 황금빛을 낼 수 있는 황칠(黃漆)에 쓰인 황칠나무를 들 수 있다. 기타 잎으로 떡을 갈아 싸는 떡갈나무, 환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무환자(無患子)나무, 가지가 낭창낭창하여 말채찍으로 쓰였다는 말채나무의 예를 들 수 있다.


뽕나무와 쓰임새는 비슷하나 훨씬 더 단단하다는 의미로 굳이뽕나무가 구지뽕나무로 되고, 다시 된 발음으로 변하여 꾸지뽕나무가 되었다.
옛날 나무꾼들이 숲 속에서 짚신 바닥이 헤지면 신갈나무 잎을 깔았다하여 '신을 간다' 란 뜻으로 신갈나무가 되었다고도 한다.

3. 수피의 형태

수피의 색깔로 붙여진 이름에는 거의 흰 빛의 얼룩얼룩한 수피를 갖는 백송(白松), 검은빛 수피를 가진 흑피목(黑皮木)에서 검은 피나무로 되고 다시 변하여 된 가문비나무, 회갈색의 흰 수피인 분피(粉皮)나무가 변한 분비나무, 검은 소나무라는 뜻의 흑송(黑松)이 검솔을 거쳐 곰솔, 붉은 수피로 대표되는 주목(朱木), 내수피가 짙은 황색을 나타내는 황벽(黃蘗)나무, 은빛 백양나무라는 뜻의 은백양(銀白楊) 등이 있다. 노각나무는 사슴뿔처럼 보드랍고 황금빛을 가진 아름다운 수피라는 뜻에서 녹각(鹿角)나무라고 하다가 발음이 쉬운 노각나무로 되었다.
또 벽오동(碧梧桐)은 수피가 푸른색이라서 붙여진 이름인데 한자로는 청동목(靑桐木)이며 북한에서는 청오동이라 한다. 피부병의 일종인 버짐이 핀 것처럼 수피가 생겼다하여 버즘나무, 수피의 모양새가 독특하여 붙여진 이름에는 줄기에 화살 날개모양의 코르크질 날개가 달리는 화살나무, 코르크가 굵은 혹처럼 발달한 혹느릅나무, 두꺼운 수피 때문에 세로로 깊은 골이 파진다하여 골참나무로 부르다가 변한 굴참나무가 있다.

4. 잎의 특징

잎 모양의 특징에 따라 붙여진 이름은 박쥐가 날개를 폈을 때 모양과 같다하여 박쥐나무, 잎이 갈라지는 모양이 손가락 8개달린 손바닥 같은 팔손이, 7개로 잎이 갈라지는 칠엽수(七葉樹), 잎이 5개로 각 각 갈라지고 껍질을 약제로 쓴다는 뜻으로 오가피(五加皮)가 변한 오갈피나무, 가위로 잘라 놓은 것처럼 잎이 깊이 파진 가새뽕나무, 고추 잎을 닮은 고추나무, 작은 깻잎 모양을 한 좀깨잎나무, 사방오리보다 잎이 작고 잎맥수가 많은 좀사방오리, 잎 끝이 우묵하게 들어갔다 하여 우묵사스레피나무, 침엽이 좌우로 줄처럼 달린 모양이 한자의 아닐 비(非)자를 닮았다하여 비자(榧子)나무가 있다. 잎이 떨어지는 모양으로 본 이름은 속생하고 있는 잎이 1개씩 떨어지는 낙엽송(落葉松), 잎은 물론 작은 가지의 일부가 깃처럼 떨어지는 낙우송(落羽松)을 들 수 있다.
그 외 단풍이 특히 붉게 든다하여 붉나무, 밤에는 복엽으로 붙은 작은 잎이 서로 닫히는 모양이 잠자는데 귀신 같다하여 자귀나무, 잎 뒷면이 은빛인 단풍나무라는 의미로 은단풍(銀丹楓), 참나무 종류 중에는 잎이 가장 작다는 졸참나무, 반대로 잎의 크기가 다른 나무보다 훨씬크다하여 태산목(泰山木), 사철 푸르다는 사철나무, 잎자루가 길어 약간의 바람에도 잎이 벌벌 떤다는 사시나무, 덩굴의 뻗음이 튼튼하여 미역 고갱이처럼 생겼다하여 미역줄나무 등이 있다. 또 싹이 나오는 모양이 말의 이빨처럼 튼튼하게 생겼다하여 마아목(馬牙木)이 변한 마가목, 마찬가지로 순이 나오는 모양이 붓처럼 생긴 붓순나무, 겨울눈의 모양이 호랑이 눈을 닮았다 하여 호랑버들, 마찬가지로 겨울눈 모양이 삐죽해서 빗죽이나무라 부른다고 한다.

5. 꽃 모양

꽃이 피었을 때의 생김새에 따라 붙인 이름이 많다. 이팝나무는 꽃이 만개 할 때는 흰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마치 쌀밥을 고봉으로 담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인데 조선시대 쌀밥을 먹기 위하여 이씨의 밥을 먹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밥나무가 변하여 이팝나무가 되었다.

비슷한 유래의 이름으로는 잔잔한 흰 꽃이 조밥을 연상시키는 조밥나무에서 조팝나무가 된 예가 있다. 또 새하얀 꽃핀 모양을 밤에 보면 빛을 발하는 것 같다는 야광(夜光)나무가 있다. 한편 꽃모양이 밥을 틔겨둔 것 같다하여 밥틔기가 변한 박태기나무가 있다.

기타 튤립 꽃과 비슷한 꽃이 나무에 달린다하여 튤립나무,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 달린다는 뜻의 수구화(繡毬花)가 변한 수국, 수수꽃을 닮은 꽃이 핀다하여 수수꽃다리, 참꽃나무 비슷한 꽃이 달리나 상록으로 겨울을 나므로 참꽃나무겨우살이, 연꽃모양의 꽃이 피는 나무란 뜻의 목련(木蓮), 함박꽃 모양의 꽃이 피는 함박꽃나무, 겨울에도 꽃이 피는 겨울나무란 뜻의 동백(冬柏), 나무모양은 버드나무 비슷하나 복사나무를 닮은 꽃이 핀다하여 유도화(柳桃花, 협죽도)가 있다. 팥꽃나무와 분꽃나무도 비슷한 유래의 이름이며 꽃 모양이 병과 같다하여 병꽃나무란 이름도 있다.

꽃의 색깔로 붙인 이름에는 옥매(玉梅), 홍매(紅梅), 황매화(黃梅花)가 있으며 하얀 꽃이 스님의 머리 같다 하여 불두화(佛頭花)란 이름도 이채롭다. 오랫동안 계속하여 무진장하게 꽃이 핀다는 무궁화(無窮花)가 있으며 무화과는 꽃이 없는 과일이란 뜻인데 꽃이 필 때 꽃받침과 꽃자루가 긴 타원형 주머니처럼 비대해 지면서 수많은 작은 꽃들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꼭대기만 조금 열려있어서 꽃을 잘 볼 수 없으므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6. 열매 특징

열매의 바깥 모양에서 유래된 이름이 많으며 먹는 열매로서는 살구모양인데 은빛이라는 뜻의 은행(銀杏)나무, 참외모양의 열매가 나무에 달린다 하여 목과(木瓜)나무가 변한 모과나무, 주염 열매가 달리는 주엽나무, 신선의 과일이라는 천선과(天仙果)나무, 먹기만 하면 요강이 뒤집어질 정도로 정력이 세어진다는 복분자(覆盆子)딸기가 있다.


독특한 열매모양을 갖는 나무로서는 까마귀가 베기에 적당한 작은 베개 모양을 한 까마귀베개, 열매가 전통악기인 장구모양을 한다하여 장구밥나무, 4개로 갈라진 열매의 끝이 선풍기 날개처럼 휜 나래회나무, 열매가 모여 족제비 꼬리모양을 한 족제비싸리, 산 속의 큰 나무에 딸기 모양의 열매가 달리는 산딸나무, 열매의 모양이 마치 부채를 펴논 것처럼 아름답게 생겼다는 뜻으로 미선(美扇)나무, 흔히 두개씩 마주보기로 달리는 모양이 개불알을 닮았다하여 괴불나무, 열매가 둥글고 반질반질하여 스님의 머리를 닮았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중대가리나무를 들 수 있다. 열매가 쥐똥 같다는 쥐똥나무는 북한에서는 검정알나무라 하여 우리보다 훨씬 아름다운 이름을 쓴다.

열매의 용도에 따라 붙여진 이름에는 모든 병에 다 효력이 있는 만병통치약이란 뜻의 만병초(萬病草), 단단하고 새까만 열매가 달려 염주를 만들 수 있는 염주(念珠)나무, 열매에서 머릿기름을 짜내는 동백나무에 비하여 열매가 작다는 뜻으로 쪽동백나무, 마찬가지로 기름을 짜는 열매가 달리고 오동나무 비슷하다는 유동( 油桐)이 있다. 또 열매가 작은 아기배 모양이라서 아기배나무가 변한 아그배나무, 열매가 말발굽 모양을 한다는 말발도리가 있다.

7. 가시의 특징

가시의 특징으로 붙여진 이름에는 실거리나무가 대표적이다. 즉 가시가 날카로운 갈고리처럼 휘어있어 실이 잘 걸리는 나무란 의미이며 일명 총각귀신나무라고도 한다. 기타 가시모양이 엄하게 생겼다는 음(엄嚴)나무, 가시가 굵고 튼튼하여 호랑이 발톱 같다하여 호자(虎刺)나무, 탁엽이 변하여 매발톱같은 날카로운 가시가 3개씩 달린 매발톱나무, 잎의 가장자리가 단단한 침으로 변하여 호랑이가 등이 가려울 때 등긁기로 쓴다는 호랑가시나무, 가시에 잘 찔린다하여 찔레나무, 가시가 용의 발톱 같다하여 용가시나무, 줄기에 큰 가시가 발달하는 조각자(?角刺)나무가 있으며, 가시가 접두어로 붙은 나무 이름에는 가시오갈피나무, 가시딸기 등이 있다.

8. 냄새 및 맛

잎이나 가지를 꺾으면 생강냄새가 나는 생강나무, 잎에서 역한 누린내가 나는 누리장나무, 지독히 쓴맛인 소태 맛이 나는 소태나무, 나무에서 향기가 나는 향(香)나무, 익는 열매에서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이 섞여 있다는 의미의 오미자(五味子), 열매에서 달다는 뜻의 다래, 꽃향기를 약제로 쓰는 정향(丁香)나무, 상스러운 향기가 난다는 서향(瑞香), 향기가 백리에 이른다는 백리향(百里香) 등이 있다.

또 돈나무는 열매가 겨우 내내 끈적끈적하고 달큼한 액체를 분비하므로 각종 곤충과 파리 떼가 날아와서 지저분하기 때문에 똥나무가 변하여 돈나무가 되었다 한다. 기타 잔가지를 꺾어 물 속에 넣으면 푸른 물이 울어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에 물푸레나무가 있다.



9. 생태 및 기타

살아가는 생태적인 특성에 따라 낙엽이 저버린 기주(寄主)나무에서 겨울을 상록으로 나므로 겨울살이가 변한 겨우살이, 혹은 겨우겨우 살아간다는 뜻의 겨우살이, 반상록으로 겨울도 참고 잘 견딘다는 뜻의 인동(忍冬)덩굴, 주로 개울가에 자란다는 갯버들, 담장의 덩굴이란 의미의 담쟁이덩굴, 바위가 많은 지역에 자라는 바위말발도리, 바닷가에 자라는 소나무란 뜻의 해송(海松) 등이 있다. 또 나무의 색이 붉은 가시나무란 뜻의 붉가시나무도 있다.

나무가 자라는 곳이 습기가 많거나 나무의 생재함수율이 높아서 붙은 이름에는 물박달나무, 물황철나무, 물오리나무, 물참나무, 물갬나무 등 앞에 물자가 있는 이름이다. 유사한 나무와 구별하기 위하여 참자가 붙은 참가시나무, 참개암나무, 참느릅나무, 참조팝나무, 참싸리 등이 있다. 또 깊은 산에 자란다는 산딸기나무, 산벚나무, 산뽕나무, 산앵도, 산조팝나무, 산팽나무, 묏대추, 두메오리나무 등의 예가 있다.

열매를 팽총의 탄환으로 사용할 때 날아가는 소리가 팽~한다하여 팽나무, 잎이 두꺼워 불 속에 던져 넣으면 "꽝꽝"하는 소리가 나는 꽝꽝나무, 수피를 태울 때 "자작자작"하는 소리가 나는 자작나무, 분지를 때 "딱"하고 분질러지는 닥나무, 마찬가지로 분지르면 "동강동강"하고 분질러지는 데서 동강나무가 변하여 된 댕강나무가 있다.

10. 한자 이름

오랑캐나라에서 들어온 복숭아처럼 생긴 열매라는 호도(胡桃)나무, 뼈를 책임진다는 의미가 있고 한약제로 쓰이는 골담초(骨擔草), 가서목(哥舒木)에서 가서나무를 거쳐 변한 가시나무, 노가자목(老柯子木)에서 변한 노간주나무, 대조목(大棗木)에서 대조나무를 거쳐 대추나무, 구룡목(九龍木)에서 변한 귀룽나무, 서목(西木)에서 변한 서나무(서어나무), 마찬가지로 소서목(小西木)에서 변한 소사나무, 수액을 채취하여 마시면 뼈에 좋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변한 고로쇠나무, 개 뼉다귀나무란 뜻의 구골(狗骨)나무, 겨울에 반상록으로 지나나 대체로 살아서 겨울을 난다는 생동목(生冬木)에서 생동나무를 거쳐 변화된 상동나무, 목단(木丹)이 변한 모란, 척촉이 변한 철쭉 등이 있다.

그 외 가짜중이란 뜻의 가중(假僧)나무, 진짜 중이란 의미의 참중(眞僧)나무가 있다. 또 거제수나무의 한자이름은 황화수(黃樺樹)이나 수재를 막아주는 나무란 뜻의 거제수(去災水)로 해석하기도 하며 괴화(槐花)는 회화나무의 중국이름인데 '괴'의 중국발음이 '회'이므로 회화나무 혹은 회나무가 되었다 한다. 또 쉬나무는 중국의 오수유에서 나라 이름 '오'가 빠지고 수유나무로 부르다가 쉬나무가 되었으며 북한 이름은 아직도 수유나무이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능금[林檎]에는 새가 온다고 해서 글자를 禽자 변에 쓰고, 배[梨]는 명치[隔]를 이롭게 한다고 해서 글자를 利자 변에 쓴다. 귤나무를 나타내는 柑은 맛이 달다고 해서 글자를 甘자 변에 쓰고, 대추[棗]는 가시가 있다고 해서 글자를 棘자 변에 쓴다.'하여 이름을 붙인 연유를 알 수 있다.

11. 동물 이름

개, 곰, 소, 호랑이, 여우, 고양이, 박쥐, 병아리, 까마귀, 까치 등이 있으며 특히 '개'라는 접두어는 본래의 나무와 비슷하나 무엇인가 좀 떨어진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나리 꽃과 비슷하나 나리가 아니란 의미의 개나리를 비롯하여, 개느삼, 개다래, 개머루, 개벚나무, 개벚지나무, 개비자나무, 개박달나무, 개산초, 개살구, 개서어나무, 개오동, 개옻나무, 개잎갈나무, 개회나무가 있다. 기타 곰딸기, 곰의말채, 호랑가시나무, 호랑버들, 호자나무, 쇠물푸레나무, 여우버들, 괭이싸리, 괭이신나무, 박쥐나무, 병아리꽃나무, 까마귀머루, 까마귀밥나무, 까마귀베개, 까마귀쪽나무, 까치박달, 까치밥나무 등인데 개, 까마귀 등이 접두어로 붙은 경우가 가장 많다.

12. 지명

산 이름이 붙은 경우는 백두산자작나무, 백운산물푸레, 지리산오갈피나무, 한라산철쭉이고 특정 지방의 이름이 붙은 것은 강계버들, 광능물풀레, 서울귀룽나무, 설령오리나무, 제주광나무, 풍산가문비, 회양목 등이다. 나라 이름인 경우는 구주물푸레, 구주소나무, 구주피나무, 당느릅나무, 당매자나무, 당버들, 미국산사나무, 서양까치밥나무, 서양측백, 일본목련, 일본잎갈나무, 일본젓나무, 중국굴피나무, 중국남천, 중국단풍나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보리수(甫里樹)는 보리라는 마을에서 생산되는 나무의 의미로 추정된다.

13. 비슷한 이름

나무이름은 비슷하나 과 혹은 속이 다른 수종에는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 밤나무>, <오동나무, 벽오동, 개오동, 꽃개오동, 유동나무>가 있고 과는 같으나 속이 다른 이름은 , <까치박달, 개박달나무, 물박달나무, 박달나무>, <돌배나무, 콩배나무, 아그배나무, 팥배나무>등이 있다.

14. 다른 나라의 일반명

네군도단풍(negundo), 방크스소나무, 리기다소나무(rigida), 스트로브잣나무(strobus pine), 테다소나무(teada), 아까시나무(acacia), 피라칸사(pyracantha)등의 예가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추천명에 대해


종종 찾는 식물 동호회에서 아래와 같이 현호색의 이름이 많이 변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도감마다 일부 달랐던 식물명의 표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추천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간단히 제 생각을 올려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군요.

1. 첫째로 저는 찬성입니다.
학명조차도 계속 변하고 있어 처음 이 분야를 접하는 초보자에게는 혼동되는 부분인데
우리말로 사용되는 식물명에서조차 혼동이 있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어떤 저명한 의견을 따르느냐에 따라 분류방식도 달라지고 때로는 같은 식물을 가리킴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름으로 불렸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현호색의 경우도 많은 이름들이 통합되기도 하고 변경되기도 하는군요.
=====================================
구분 추천명 ---------기타국명
정명 흰현호색
정명 왜현호색--------- 산현호색
정명 흰왜현호색
정명 줄현호색
정명 진펄현호색
정명 좀현호색----------- 제주현호색
정명 흰좀현호색
정명 섬현호색
정명 갈퀴현호색
정명 흰갈퀴현호색
정명 탐라현호색
정명 염주괴불주머니----------- 갯현호색
정명 털현호색
정명 난쟁이현호색 ------------난장이현호색
정명 자주괴불주머니 ------------"자주현호색, 자지괴불주머니"
정명 선현호색
정명 점현호색
정명 각시현호색
정명 남도현호색
정명 현호색 ---------------"가는잎현호색, 댓잎현호색, 둥근잎현호색, 빗살현호색, 애기현호색"
정명 들현호색
정명 조선현호색
정명 완도현호색
==============================================

2. 그러나 인터넷의 동호회에서 올라오는 이러한 예시와 통합되었는데 왜 여기에 따르지 않느냐.
예전 것은 이제 틀린 것이 아니냐는 말들은 조금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분류학을 했지만 사람의 이름과 달리 생물의 이름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의 경우도 개명을 하고 성을 바꾸기까지 하고 혹은 이름을 몇개씩 가지기도 하고
직업상 이름을 따로 가지기도 하는 등 다양하죠.
가만히 목록을 보니 현호색이라는 추천명에 제가 다른 종이라고 알고 있었던
빗살현호색, 애기현호색 댓잎현호색이 끼어있군요.
다르게 불리던 녀석들을 이젠 현호색이라고 불러야 할까 싶습니다.
실제로 녀석들을 보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것이 변이라고 보아야 할지
혹은 생식적인 격리가 적어 서로 교배가 되기 때문이라고 봐야할지 솔직히 확신은 서지 않는군요.
하지만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현재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문제시 될 경우에만 인용을 분명히 밝히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출판의 경우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따라 표준안대로 출판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입니다.
굳이 따르지 않아도 표준안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다양성의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사투리를 포함해 국가표준식물에 이명으로도 처리되지 않은
지방에서 불리는 수많은 식물 이름조차도 소중하다고 생각됩니다.
가끔 듣게 되지만 도리어 정명이나 추천명보다도 친근하고 마음에 다가오는 이름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말의 특성을 잘 살리고 아름다운 이름들을 보전하는 것도 표준안의 마련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은 이렇게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명명의 다양성은 유지하되 기준이 선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인다면
시시비비를 굳이 가리지 않아도 올곧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나무노래와 뽕나무


대학다닐 때 임경빈 박사님의 나무백과와 이유미박사님의 우리가 알아야할 우리나무 백가지를 읽으면서
나무노래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전문을 찾지 못했었는데 최근에 나무노래가 인기가 있나보다.
생태교육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얼마전에야 접했다.
노래말을 읽어보거나 불러보면 알겠지만 아무 재미있다.
생태에 전부 맞는 것은 아니고 말장난하듯 풀어쓴 이름도 있고 나무들의 생태가 잘 표현된 것도 있고
우리네 이야기가 짧은 노랫구절에 잘 녹아있는 듯 하여 여기에도 소개해 본다.
그리고 찾아보니 나무노래가 좋은 게 있어 함께 올려보니 감상도 해보시라.

나무타령(전래동요)

나무나무 무슨 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아홉에 스무나무
아흔아홉 백양나무
가다 보니 가닥나무
오다 보니 오동나무
너구 나구 살구나무
따끔따끔 가시나무

갓난애기 자작나무
앵돌아져 앵두나무
동지섣달 사시나무
바람 솔솔 솔나무
입맞추자 쪽나무
낮에 봐도 밤나무



2. 나무노래<전래노랫말>

가자가자 갓나무 오자오자 옻나무
가다보니 가닥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한자 두자 잣나무 다섯 동강 오동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서울 가는 배나무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아이 업은 자작나무
앵도라진 앵두나무 우물가에 물푸레나무
낮에 봐도 밤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목에 걸려 가시나무 기운 없다 피나무

꿩의 사촌 닥나무 텀벙텀벙 물오리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이놈 대끼놈 대나무 거짓말 못해 참나무
빠르구나 화살나무 바람 솔솔 솔나무


3. 가자 가자 감나무/ 오자 오자 옻나무/ 달 속에는 계수나무/
물가에는 물푸레나무/ 아들 낳아라 추자나무/ 무덤 앞에 가시나무/
무당 손에 복숭아나무/ 오리길에 시무나무/ 십리절반 오리나무/
가다 보니 가닥나무/ 오다 보니 오동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양반동네 상나무/ 마당 쓸어 싸리나무/ 따끔따끔 가시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 나무/ 칼에 찔려 피나무/ 방귀 뽕뽕 뽕나무/
댓기이눔 대나무/ 참거라 참나무/….


4. 십리절반 오리나무 한치라도 백자나무
소년시절 영감나무 열아홉에 스무나무
둘이라도 삼나무 늙었어도 애나무
사시사철 사철나무 셈잘한다 계수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쿨쿨잔다 잣나무
밤낮없이 자두나무 깨자마자 졸참나무
앞인데도 등나무 뒤인데도 배나무
새거라도 더덕나무 어두워도 박달나무
삐까번쩍 광나무 시뻘겋다 녹나무
목에걸려 가시나무 칼로베어 피나무
입었어도 벚나무 죽어서도 살구나무
와들와들 떨기나무 부들부들 사시나무
망했구나 작살나무 조졌구나 개피나무
어서가자 갓나무야 다시오자 옻나무야
가다보니 가닥나무 오다보니 오동나무
다갔는데 오구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쉬자마자 갈참나무 다리절뚝 전나무
껍질벗겨 가죽나무 새신사서 신갈나무
오줌싸고 쉬나무 방귀뀌어 뽕나무
대끼놈아 대나무 화가나도 참나무
앵돌아져 앵도나무 미안허다 사과나무
두손싹싹 비자나무 잘못했다 참회나무
용서해라 아그배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농부들아 가문비나무 경읽어라 소귀나무
냄새난다 노린재나무 냄새좋다 향나무
더럽구나 쥐똥나무 불싸질러 검은재나무
꿩대신에 닥나무요 염소사촌 백양나무
홀애비야 각시그령나무 손목쥐어 쥐엄나무
입맞추자 쪽나무 약올리자 조롱나무
열매없다 무화과나무 경계있다 분단나무
얇다해도 후박나무 승패없이 순빅나무
활짝펴도 구기자나무 풀었어도 매자나무
바로서도 물구나무 내가써도 복사나무
한푼두푼 돈나무도 목돈되네 은행나무
먹기싫다 조팝나무 먹고보자 이팝나무
말아먹자 국수나무 갈라먹자 떡갈나무
시금털털 신나무 앗쓰거라 소태나무
긴털잘라 털댕강나무 민둥민둥 중대가리나무
**이다 팔손이나무 **이네 한다리나무
튼튼하냐 무환자나무 괴롭구나 고로쇠나무
춤이라도 추자나무 노래불러 소리나무
둥기둥둥 장구방나무 덩기덩덩 장구채나무
여기봐라 주목나무 반말찍찍 야자나무
한번쏘자 화살나무 빵빵쏜다 딱총나무
애기깰라 자작나무 젖먹여라 수유나무
잘도큰다 꿈나무 빵긋빵긋 함박나무
정도많다 다정큼나무 사귑시다 아가시나무
요리조리 박쥐나무 네가해라 미루나무
잉잉엉엉 때죽나무 하하호호 빗죽나무
잘그린다 회화나무 크긴크다 말*나무




나무노래
전래노랫말, 백창우 작곡 / 김현성 노래

가자가자 갓나무 오자오자 옻나무
가다보니 가닥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한자 두자 잣나무 다섯 동강 오동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서울 가는 배나무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아이 업은 자작나무
앵도라진 앵두나무 우물가에 물푸레나무
낮에 봐도 밤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목에 걸려 가시나무 기운 없다 피나무
꿩의 사촌 닥나무 텀벙텀벙 물오리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이놈 대끼놈 대나무 거짓말 못해 참나무
빠르구나 화살나무 바람 솔솔 솔나무
화살나무 바람 솔솔 솔나무

===============================
나무노래를 이야기하면서 잠시 임소영 박사님을 소개해본다.
이분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한권의 책을 통해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인천대 학생이라면 도서관에 있으니 찾아보기를...
원래는 학위논문인데 대형서점에 가보면 판매도 한다.
제목은 [한국어 식물이름의 연구]이다.
그간 읽은 사람이 없으면 아마도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사람일지도... ^^
소외받는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이름에 관심이 많았던 대학2년때 이책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종종 즐거운 이야기도 있고 생물학과가 아닌 인문계출신의 저작이지만
읽다보면 이름풀이 속에서 식물의 형태 및 이야기를 찾아내는 맛이 색다르다.
이 영향을 받아서 그 해 한터울 학술제에 만든 나비이름의 소개라는 소책자에 한국의 나비이름을
가지고 표를 만들었었는데 나름 재미있는 작업으로 기억된다.

최근 임소영님의 나무노래에 대한 인터넷의 글이 있어 긴 글을 작성해 본다.
아래는 기사내용이다.
===============================
[풀꽃이름] 나무노래 / 임소영
풀꽃이름

초등학생 조카가 읊조리는 ‘나무노래’는 조그만 입술로 옹알대는 모습도 귀엽지만, 무엇보다도 언어유희 수준이 뛰어나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우선 비슷한 소리를 붙인다. “가자가자 감나무, 오자오자 옻나무, 오다보니 오동나무, 늙었구나 느릅나무, 자빠졌다 잣나무 ….”
낱말풀이도 있다. “십리절반 오리나무, 열의갑절 스무나무, 내편네편 양편나무, 젖먹여라 수유나무, 셈잘한다 계수나무 ….”

말 쓰임이 나오기도 한다. “불밝혀라 등나무, 불에붙여 향나무, 마당쓸어 싸리나무 ….”

모습과 소리가 살아있다. “덜덜떠는 사시나무, 입맞췄다 쪽나무, 오줌싼다 쉬나무 ….”

반대말도 등장한다. “낮에봐도 밤나무, 거짓없어 참나무, 양반동네 상나무, 풀었어도 매자나무 ….”

아이러니는 어떤가. “한치라도 백자나무, 남쪽에 난 동백나무, 푸르러도 단풍나무, 죽어도 살구나무 ….” 아예 한 문장으로 만들기도 한다.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앉아 구기자’나무, ‘칼로베어 피’나무, ‘씨름하여 저’나무, ‘하느님께 비자’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

요즘 생태학교에서 “뽕나무가 뽕하고 방구를 뀌니, 대나무가 대끼놈 야단을 치네, 참나무가 참다못해 하는 말, 참아라~”처럼 배운다 하니, 삶과 자연이 하나로 녹아든 모습이다. 나무노래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4·4조 음수율에 운을 맞추고 뜻을 이루는 품새가 절묘하지 않은가.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책임연구원
=============================

생물을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빠진 것은 나비와 야생화였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 같다.
대학2학년 때부터 그렇게 시작한 생물공부, 야외생활...
야생화로 시작한 식물공부는 나무에 대한 사랑에 빠지게 했고,
나비로 시작한 곤충공부는 여러 곤충들을 비롯해 나방으로 학위를 마치게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부족하나마 양서류, 파충류와의 만남을 계속해가고 있고
부족하지만 조금씩 조류와 포유류에 대해서도 더 공부해 나갈 생각이다.

나무노래를 접하면서 한가지 재미있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다른 생물을 대상으로도 한 노래에 이렇게 다양한 생물들이 등장하는 노래가 있던가?
어쩌면 다른 나라에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무노래가 전래동요로 전해지고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오랜 문화때문일 것이다.
오래도록 내려온 이야기나 풍습을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생물에 대한 정보이외에도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네 서민들의 문화를 일컬어 자주 풀뿌리문화라고 한다.
초근목피의 시절을 지내신 나의 어머니, 아버지의 시대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는데
그렇게 나무를 바라보고 이용하고 곁에 두고 생활한 문화가 아니었다면 이런 노래소절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저 추측해본다.
농경사회가 아닌 유목사회나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문화 속에는 아마도
다른 구절의 전래되는 노래나 사연들이 있을 것만 같다.

후배들을 데리고 다니며 야외활동을 할 때 내가 자주 장난 친 게 기억난다.
'밤나무의 열매가 뭐지?' 하고 물으면
'밤이죠'
'사과나무의 열매는?'
'당연 사과죠.'
'그럼 벚나무의 열매는?'
종종 여기서 막히기도 하지만 아는 아이들이 꼭 있다.
'버찌죠.'
'종종 벚나무의 앞자 그대로 '벚' 이나 �이라고 부르기도 해'
'그럼 잣나무는?'
'당연 잣이죠.'
여기까지 온 이유는 한가지 농을 치기 위해서다.
'그럼 뽕나무 열매는?'
'뽕이요. ?? 뽕??'
나와 대화를 죽 이어온 아이들은 십중팔구 그렇게 대답한다.
'하하하~ 뽕이라는 열매가 어디있냐?'
'뽕나무 열매는 오디라고 해.'
'아~ 맞다. 속았구나.'

뭐 보통 이런 스토리다.
아쉬워 하는 아이들에게 여기에 한가지 이야기를 보탠다.

'그럼 왜 뽕나무일까?'
'글쎄요?'
'언젠가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 [나무노래]라는 전래동요가 있는데 거기에 뽕나무에 대한 부분이 나오지. 오디를 많이 먹으면 방귀가 뽕~ 하고 잘 나온다고 해서 뽕나무가 되었다더라.'
'하하하~ 방귀 뽕이라'

그냥 웃고 넘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대학2학년때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다녔고 3,4학년, 대학원2년간 그래왔으니 족히 5년은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만든 이야기다. 그저 대화이지만 언제나 속아주는 후배들덕에 함께 웃을 수 있었다. 나무노래에 대한 기억과 함께 떠오르는 건 뽕나무에 대한 후배들과의 대화다.

생물의 명명에 대한 좋은 글


생물이름과 어원, 명명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는데 외국사이트에서 좋은 글이 있어 인용해봅니다.
해석해보세요. 아주 깔끔하고 잘 정리된 내용이라 읽고 감탄했습니다.
소제목이 붙어있으니 관심있는 주제부터 읽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간단히 소개하면
taxonomy와 systematics의 개념차이, 이름의 필요성, 왜 latin명을 쓰는가?, 종이란, 종을 기술하기, 삼명법을 왜 쓰는가?, 왜 이름(학명)은 변하는가?등에 대한 내용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참고사이트 : http://www.practicalfishkeeping.co.uk/pfk/pages/show_article.php?article_id=108
글쓴이 : Mary Bailey
Mary Bailey is the UK's best-known cichlid writer and has been a PFK regular for decades. Mary has also written and contributed to a number of books, and made several trips to Lake Malawi to cichlids in the wild.
----------------------------------------------------

What's in a name?
Do scientific names leave your mouth feeling dry and head spinning? Does the sight of Latin make you go weak at the knees? Mary Bailey comes to the rescue with her one stop guide to taxonomy.



Copyright © Practical Fishkeeping

A lot of aquarists don't like scientific names. They are perceived as difficult to pronounce, even though we apparently have no such problems with Japanese names such as Kawasaki and Mitsubishi...... And it appears that scientists cannot make up their minds, so the names are always changing. In fact that's an exaggeration, but I concede that it does sometimes feel that bad!

However, there are very good reasons not only for the use of scientific names, but also for those annoying changes. In this article I will try to explain this, as understanding is often a great aid to acceptance!

Taxonomy and Systematics
These two terms are often used interchangeably to refer to our human system of cataloguing animals and plants, but in fact they are two separate aspects of the process that work together hand in hand.

Taxonomy deals with the formation and validity of scientific names. A taxon (plural taxa) is a name, and by extension the group of animals or plants to which it applies. The term taxonomy is used to refer not only to the overall "science" of scientific nomenclature (= names), but also to the nomenclatural status and history of any individual taxon. This will - I hope! - become clearer later.

Systematics is the study of the ancestry and relationships of animals and plants, and their position in the relevant kingdom. If systematics decides that a species is new to science, or occupies a different place in the structure to that previously believed (it may, for example, be the same as another species, or have been placed in the wrong group) then taxonomy steps in and deals with the naming side of things.

The need for names
So why does taxonomy use Latin names? To explain that we must first consider why we need to catalogue all of Nature's creations at all.

Firstly, leaving aside the human compulsion to pigeonhole everything, communication is greatly assisted by the use of names. You might, for example, refer to me as the middle-aged lady with glasses who writes about cichlids for PFK, but it's a lot easier to say Mary Bailey! Also, my neighbours here at Cichlid Towers would be more likely to refer to me as the lady down the lane with the horse, cats, and lots of fish in a shed out back. So, what happens if you meet one of my neighbours? You could both be talking about me without realising you were discussing the same person. Or you might find it slow going constantly describing me in your personal terms of reference. Giving me a name makes it all much easier.

By the same token, it is much easier to refer to Cryptoheros nigrofasciatus (the convict cichlid) by its name than as a small, thuggish cichlid from Nicaragua with black vertical bars. Especially as the typical morph of Amphilophus citrinellus (the Midas cichlid) also comes from Nicaragua, has black vertical bars, is decidedly thuggish, and is small in comparison to many fishes. The description could thus refer to either species. Giving each its own, unique, name resolves this difficulty. And this is, of course, another reason why we use names in general.

But, you might argue, why use a Latin scientific name, why not use the nice easy common name, convict cichlid? Simple, because that is its English common name. In Germany, for example, the common name of the same fish is zebra cichlid. But in English the zebra cichlid is a Lake Malawi species, Metriaclima zebra. So you could find yourself talking to a German hobbyist about zebra cichlids, and you would be talking about completely different species! Very few species have a common name that is used universally all over the world. Even the angelfish that graces most communities is the Segelflosser (sail-fin) in Germany, while to us, of course, a sailfin is a type of molly.

The point is, common names may not be unique (refer to more than one species), and a species may have more than one common name. I tend to tear hair if someone writes to me for information about butterfly cichlids, as this could mean Microgeophagus ramirezi or Anomalochromis thomasi. I did tear hair after paying to have a new mbuna, Pseudotropheus "newsi" railed to me from the north of England some years ago, only to find it was a species I had been keeping and breeding for some time, known to me as Ps. "ornatus".

So why Latin?
Back in the 18th century, recognising the potential for confusion without a strict system of scientific nomenclature, a Swedish scientist named Carl Linn頭 better known to us by his Latin name, Linnaeus - came up with a system for giving each animal and plant its own scientific name, unique to that taxon. The idea had been mooted previously, but Linnaeus was the first to formulate a workable system that soon became universally accepted and is still, essentially, in use today. Effectively, modern taxonomy dates from the publication of Linnaeus's work in 1758.

Latin was chosen as the language of taxonomy because in Linnaeus's day Latin was the normal language of science. And the reason for that was universality. Latin is - and was even then - a "dead" language, not used for normal day-to-day communication for centuries, but one that until recently formed a normal part of education (if you received any education at all). Thus anyone who became an expert in any field was likely to have a knowledge of Latin.

In addition, if a "live" language had been chosen, this would undoubtedly have created conflict and ill-feeling, eg if the language of taxonomy were English, the French, Germans, Italians, etc wouldn't have liked it at all. And vice versa.

Today, of course, Latin isn't in general use any more, even among educated people, but it still has the great advantage of lacking any political connotations. Moreover, because it is different to any of the "live" languages used for writings in which scientific names appear, these names stand out clearly as such. Even so, to make it absolutely clear where a scientific name begins and ends, at genus and species level (see below) we also print them in italics (or underline them in handwritten or typed documents).

Systematics for beginners
But before we give any species a scientific name, systematics must decide where in the animal or plant kingdom it belongs, its systematic placement.

One way of looking at systematics is to imagine something that looks like a sort of huge family tree. However, instead of individuals and marriages in this tree producing the next generation, the elements in our tree are groups, and the tree involves no element of time or ancestry. Except at the very bottom of the tree, each group contains a number (sometimes just one) of other groups, which is itself subdivided to form the next level down.

Thus, at the head of the tree that covers animals we have the kingdom Animales (Latin for animals) which is split into a number of phyla (singular phylum), each of which is in turn split into a number of classes. This system continues through a number of additional descending levels to the bottom of the tree, which is the area that mainly concerns us aquarists. Here, to take an example from my own speciality, we find the order Perciformes, the perch-like fishes, which is split into a number of families, including the family Cichlidae, the cichlids. The Cichlidae are split into a number of genera, each of which contains one or more species. Sometimes the species may be further subdivided into subspecies.

Although this is not a family tree as such, ancestry is a very important factor in its make-up, because at each level in any branch of the tree, all the elements are thought to be more closely related to each other than to the elements in any other branch, and to probably share a single ancestor back in the mists of time. Thus, to take the Cichlidae again: the Perciformes also contains the families Anabantidae (anabantids) and Channidae (snakeheads), and these and all the other families in the Perciformes are what we may think of as "sister" families. Meanwhile all the families that make up the Siluriformes (catfishes) are also "sisters" to each other, but the perciform and siluriform families are only "cousins".

Likewise the genera that make up the Cichlidae are "sisters" but only cousins to the two snakehead genera, Channa and Parachanna. And again at species level - the species within a genus are "sisters"(and if they are very closely related indeed then they are actually called sibling species) but only "cousins" to the species in all the other cichlid genera.

Each group at each level - eg all the phyla, orders, families, genera, species - is made up of all the individual elements from the next level down that exist today or ever existed. Thus, at the top, the Animales comprises every single phylum, order, family, genus, species, and individual that exists or existed in the past, and will expand to include any new ones that come into existence in the future. Systematics and taxonomy also cover extinct species like the dodo and a number of fishes known only from the fossil record!

Meanwhile, at the bottom of the tree, a species comprises all its individuals, living or dead.

Each of these groups, whether it be a phylum, order, family, genus, or species, is termed a taxon, and has a unique name, also a taxon. Guess what, we are back to taxonomy!

What is a species?
But before a species can be given a name, it must be discovered (obviously), studied, and a number of questions asked. What genus does it belong to? Is it really a new species? Or maybe just a subspecies?

And this is where the trouble starts! Our complex system of systematics is something we have evolved to deal with our need to categorise and name Mother Nature's creations.

Unfortunately, however, Mother Nature didn't just wave a magic wand and create all the plants and animals we see today, she has been inexorably at work for billions of years - and still is!

And evolution of new taxa is not a magic wand affair, it does not happen overnight. Effectively, there is probably no single point in time - at least that we can identify - at which we can say, this animal has just become a new species. For example, two populations of a species may be created by a geological upheaval, and start to evolve as they now have separate gene pools and are subject to different environmental pressures and may mutate in response.

For a long time they may remain similar, but eventually they may become so different that they are unmistakeably separate species. However, in between there is a grey area where they have started to diverge, but, if another cataclysm threw them back together, they would merge into a single species again.

An example of this is the forms of Pelvicachromis taeniatus in Cameroon. Each of these inhabits a different river and has evolved individual colour characteristics. However, they can still interbreed, and it is thought that, every decade or so, exceptionally high floods bring populations back into contact, gene pools merge, and the whole process of new forms starts again when the waters subside and new separate populations are created. So they are all a single species.

The question of what constitutes a species is often hotly disputed, with some systematicists (known as "splitters") tending to "create" new species on the basis of small differences and geographical separation, while others ("lumpers") put put them all together as a single species. In all probability both are wrong!

It was thought that DNA study would help resolve the question of whether or not a population had become a species or not, but although many useful clues to generic placement have been found through this research, the dividing line between distinct form and distinct species remains elusive.

Describing a species
Let us assume, however, that our systematicist is lucky and has an indisputably new species, under his microscope. He will have established this by checking that its morphometric characters - scale and fin-ray counts and various measurements and morphological structures (including dentition - the teeth) are different to those of all the other known members of the genus. He will include these counts and measurements in a published description.

He will also describe the coloration of the new fish. Nowadays he may have live specimens or colour photos to work from, instead of describing coloration on the basis of preserved material (invariably quite different in colour to live fishes). Until a decade or so ago almost all descriptions were based on dead, preserved, coloration only.

Nowadays he will also usually have a whole set of specimens, which he gives reference numbers and stores in the archives of one of more institutions as reference material for use by future researchers. The set of specimens is called the type series and their reference numbers are listed in his description.

From them he selects one that he regards as typical, and this is the type specimen or holotype. If he has only one specimen - often the case in the past - then that too is the holotype.

The other specimens in the type series are called paratypes. The holotype will be the primary reference material for the species forever (unless it is lost or destroyed).

And now, having described his new species, our systematist must become a taxonomist and give his new fish a name, using

The trinomial system
The original Linnaean system of scientific nomenclature was binomial, ie consisted of two names - the generic (genus) and the specific (species) - for each species.

However, with the realisation that some species consisted of two or more subspecies, it was necessary for the trinomial system to be introduced, with a third name, the subspecific.

If a species has no subspecies then the subspecific name is not normally cited.

The first subspecies to be discovered and described is termed the nominate subspecies (or nominate form) and its subspecific name is always the same as the specific, eg Oreochromis pangani pangani, while the other subspecies have their own special names, eg Oreochromis pangani girigan.

Genus names are always nouns, and - as Latin names have a gender - masculine, feminine, or neuter. Specific and subspecific names are often adjectives and in such cases their gender (shown by the ending of the name) must agree with the current genus name.

Thus when the Mozambique mouthbrooder - formerly Tilapia mossambica (feminine) - was re-assigned to the masculine genus Oreochromis, the specific name also took the masculine ending mossambicus. If the specific name is a genitive (of someone or somewhere, eg Steatocranus irvinei - "of Irvine") or another noun in apposition (placed next) to the genus name (eg Apistogramma viejita - "little old lady") then it remains unchanged.

You will often find a name and date after the italicised name of a species. This a "quick reference" to the original description: the name is the surname of the author of the species (the person who first described and named it) and the date is the publication date of his work. If the author/date appear in round brackets () this denotes that the species was originally assigned to a different genus. Thus Symphysodon discus Heckel, 1840 was described by Heckel in 1840 and placed in Symphysodon where it has remained, but Metriaclima zebra (Boulenger, 1899) was originally described by Boulenger in another genus (actually as Tilapia zebra).

Why names change
As mentioned earlier, the object of the taxonomic exercise is that every taxon should have its own unique name so that anyone, anywhere in the world, can look at that name and know to precisely which species it refers. However, as we are all aware, in practice it isn't quite that simple, because scientists often change the scientific name. So why is this?

The answer is that science isn't static. Maybe one day we will know everything there is to know and everything will be correct and in its place. But, as knowledge increases and new investigative techniques are developed, scientists realise that errors have been made in the past.

This has been going on for a long time. For example, back in Linnaeus's day scientists thought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cichlids and marine damselfishes was much closer than it is, and they were all placed in a single group. This is why today we have a marine genus Chromis and the suffix - chromis crops up in many cichlid genus names. Some cichlids were originally described as Chromis. The first species of Chromis to be described (the type species, the generic equivalent of the type specimen for a species, ie the one on which the description and the name are based) was a marine species, so all the cichlids had to be relocated.

A genus should contain only species that are descended from a common ancestor, and even now some cichlid genera are known to be polyphyletic, which means they contain species from two different ancestries - "cousin species" in other words. Cichlasoma and Haplochromis are two important cichlid genera that have quite recently been revised so they are now monophyletic - ie are descended from a single ancestor. And that is why so many species formerly in those two genera have had to be given new genus names.

There are many other reasons for name changes. For example, two people may have described the same taxon and given it different names. In such cases the earlier name takes precedence and the later one becomes invalid, a junior synonym. An example is Pterophyllum dumerilii, a junior synonym of Pt. scalare, the common angelfish.

Sometimes a name is found to be pre-occupied, which means that somebody else used it earlier and the author of the later taxon didn't realise. This doesn't usually happen within a small area of systematics such as cichlids, or even fishes, where the researcher will know all the names, but does occur if the name has been used in another part of the animal kingdom.

The Lake Barombi mbo cichlid Pungu maclareni was described as Barombia maclareni, but later Barombia was found to already belong to a genus of insects and a new name had to be devised. The former cichlid genus Acara also had to be replaced because pre-occupied.

Doing our bit
None of these changes cause scientists much grief, as they are experts in their field and will thus know the detailed taxonomy (past and present) of each species (or where to find the information), and they will be rapidly aware of any new changes, as part of their job is to keep up to date by reading newly published work on their speciality.

It isn't, of course, as easy for aquarists, but there is no point in us burying our heads in the sand and pretending it isn't happening! If someone we know gets married and changes their name, we don't just keep on using their old name, do we? And it is equally pointless to ignore changes in fish taxonomy. Otherwise we may as well revert to the "cichlid from Nicaragua with black bars" scenario, ie confusion with no chance of clear communication.

Serious hobbyists and dealers, like scientists, try to keep up to date, and can be expected to use the correct (as currently understood) name. If you go back to the hobby literature of the 1940s you will find the guppy referred to as Lebistes reticulatus, but it is, of course, now Poecilia reticulata, and has been for several decades. Doubtless aquarists would still be using the old name if the professionals in the hobby hadn't taken a professional attitude and introduced the new one in books, magazines, shops, etc.

Perhaps the most helpful way for the professionals to help is to use the common name plus the latest scientific name, but mention the earlier one too - eg "the jaguar cichlid, Parachromis managuensis (formerly Cichlasoma managuense)". Thus the new names can gradually become general knowledge in the hobby.

And of course, the true expert will know the old and new names and will know what you are talking about when you ask for advice even if you use an out-of-date name. But please don't be upset or offended if you are gently corrected on the nomenclature!

Even when a new name enters general usage, inevitably books and magazines that predate a name change will use only the old name, so if you want to be well informed on the fishes you keep you may have to put in a little effort and detective work in the matter of names. As with most problems, awareness and acceptance that the problem exists is half the battle!

Pronunciation of Latin names
Latin has not been used in everyday speech since Roman times, and no-one is really sure quite how the Romans themselves pronounced it. So no pronunciation can be judged "right" or "wrong".

Taxonomic Latin is intended primarily for written communication, where, of course, pronunciation doesn't matter at all.

The best course is to pronounce Latin names as closely as possible to how they look, and even this will result in different pronunciations in different countries, as different modern languages pronounce some combinations of letters different ways.

The important point is simply to use these names, and if anyone is ignorant enough to criticise your pronunciation, just ignore them!

Tip
Some names contain Latinised Greek words, and use strange combinations of consonants that represent special Greek letters not in the Roman (or our) alphabet. BUT, we actually use some of these same combinations in English, again where a word is Greek in origin. Thus if you know how to pronounce pterodactyl, Pterophyllum presents no problems! Likewise pseudonym/ Pseudotropheus. In all cases the second letter is the important one, thus a name beginning with Ct (for which I can think of no everyday English word) should be thought of as starting with T. Thus Ctenochromis is pronounced Tee-no-crow-mis

ICZN
The International Commission for Zoological Nomenclature (ICZN)
The ICZN is the governing body for matters pertaining to zoological nomenclature, and publishes a rulebook - the International Code for Zoological Nomenclature (usually known as "The Code" for short) - which is amended and updated as problems are recognised and addressed. The ICZN also adjudicates in the case of (not uncommon) disputes about the validity or otherwise of names and "taxonomic acts".

Botanists have their own, totally separate (but not dissimilar) set of rules and ruling body.
----------------------------------------------------

제사용 과일에 담긴 깊은 뜻


아래글은 [인디카]라는 사진 동호회의 용바우님의 글을 인용한 것입니다.

원글은 아래 주소를 참고하세요.
http://www.indica.or.kr/bbs/zboard.php?id=lif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648

==========================================================
제사상에 오르는 과일 가운데 꼭 있어야 하는 것이 세 개 있다. 대추, 밤, 그리고 감이 그것이다. 다른 과일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지만, 이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없이 제사를 지내면, 그 제사는 무효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 세 가지는 제사상에 필수적이다.

왜 우리 조상들은 이 세 가지 과일을 꼭 넣어서 제사를 지냈을까? 이 세 가지 과일 하나하나에 우리 조상들의 깊은 뜻이 숨어 있음을 며칠 전에 어떤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대추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 대추나무에 대추가 올망졸망 달리는 것처럼 후손이 번창하라는 뜻일 것이다. 요즈음도 새색시가 폐백을 드릴 때 시어머니가 대추를 던지면 새색시가 치마폭으로 그 대추를 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열매가 많이 달리는 것은 비단 대추만이 아니다. 대추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또 한 가지 특성이 있다. 대추꽃은 피었다 하면 반드시 열매를 맺지, 꽃으로서 그냥 지는 법이 없다고 한다. 사람이 이 세상에 나왔으면, 대추처럼 후손을 적어도 하나는 만들어 놓아야 자기 도리를 다한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밤은 무슨 뜻일까? 밤에도 우리가 잘 모르는 신비한 특성이 있다. 다른 모든 과일은 씨앗을 뿌려서 싹이 트면 그 씨앗 자체는 썩어서 없어진다. 그러나 밤만은 그 씨앗이 썩지 않고 생밤인 채로 죽을 때까지 보존된다고 한다. 몇십 년 된 아름드리 밤나무도 그 뿌리에는 자기 생명의 원천인 씨밤을 소중히 달고 있다. 따라서 밤이 상징하는 것은 조상과 나와의 지속적인 연결이다. 나의 생명의 원천이 조상들이며, 그 조상들은 한시도 나와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님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우리 조상들은 밤을 반드시 제상에 올렸다.

이제 감이 남았다. 감은 또 어떤 신비한 특성이 있는가? 특히 우리 나라 이북 지방에서는 감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이북 사람들은 감을 구하지 못해서 곶감을 써야 했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왜 감을 제상에 꼭 올렸을까? 탐스러운 감씨를 심으면 감이 달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무리 좋은 감씨를 심어도 달리는 것은 고욤이다. 고욤은 엄지 손톱만한 과일로 감을 축소해 놓은 모양이다. 다닥다닥 붙어서 열리는데, 생김새만 감과 비슷할 뿐 떫어서 먹기 어렵다.

감을 만들려면 묘목이 삼사 년 쯤 컸을 때 접을 붙여야 한다. 즉 자연 상태 그대로 놓아 두어서는 감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감이 상징하는 바는 명확해진다. 자식을 놓아서 밥을 먹여 기른다고 다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참된 인간 구실을 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아이를 교육시키기 데는 접을
붙이기 위하여 가지를 칼로 째는 것과 같은 고통이 따를 지도 모르지만, 참된 인간을 만들기 위하여 반드시 겪어야 할 고통임을 감이 상징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제사에 쓰는 과일 하나를 고르는 데도 이렇게 깊은 뜻을 두었다는 것이 경이롭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제사를 지내면서도 거기에 담긴 뜻을 제대로 몰랐다는 것이 부끄럽다. 그런데 이 흥미로운 사실을 왜 나는 나이가 40이 넘도록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까? 그런 이야기는 교과서에도 없었고 선생님도 가르쳐 주지 않았고 또 나이 많은 동네 어른들도 들려준 적이 없다. 주위 선생님에게 물어 보아도 처음 듣는 이야기란다.

100년 전만 해도 상식적인 이야기였다는데.... 우리 전통을 경시하는 풍조 속에서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좋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소멸되어 버린 것 같다. 제수용 과일에 담긴 이런 여러 가지 이야기는 제사를 지내기 싫어하는 요즈음 젊은이들에게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 거리가 될 것 같다. 다른 제사 음식에도 내가 아직 모르고 있는 많은 좋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시간을 들여서라도 차분히 연구해 봐야겠다.

==========================================================

글쓴분이 글을 잘 쓰신 것도 있지만 읽은 나로서도 무척 재미가 있어서 함께 읽고자 옮겨본다. 제사를 지내는 이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경우 제사때 올리는 음식들을 볼 때마다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음식의 위치나 음식들의 의미들. 종종 아버지께 여쭈어보면서 의미들을 조금씩 알고는 있지만 위 글쓰신 분처럼 좀더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고 싶다. 의미야 갖다붙이면 되는 것일지 모르지만 잘 생각해보면 하나하나 생물의 생활사나 습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제례의식을 올리는 것 자체에 의미도 있겠지만 제사상을 차리면서 음식 하나하나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보다 의미있는 제사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 분들은 소개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지역마다 제사상 음식도 차이가 난다고 하던데 그런 이야기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음식은 모두 생물이니까 말이다.

식물이름유래에 관한 자료


식물이름에 관심을 가지고 오래전부터 찾아모은 자료들입니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찾아 보세요.

1. 허북구, 박석근. 2002. 재미있는 우리꽃 이름의 유래를 찾아서. 중앙생활사, 서울. 229p
2. 황중락, 윤영활, 이기의. 1991. 조경식물명의 유래에 관한 고찰. 한국정원학회지 9: 5-29
3. 황중락, 윤영활. 1992. 한국 수목명의 유래에 관한 고찰. 한국정원학회지 10: 73-104.
4. 황중락·이기의·신우균. 1997. 한국 草本性 造景植物名에 관한 硏究 -中國名과 日本名에서 유래된 이름을 중심으로-.
韓國造景學會誌 25: 20-30.
5. 최상범, 1998, 조경식물 학명의 발음에 대한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26: 44~50
6. 최상범, 1993, 조경식물의 학명에서 종명의 어원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21: 8~16
7. 나무이름의 유래, 박상진 (경북대)
8. 임소영, 1997, 한국어 식물이름의 연구, 한국문화사
9. 임소영, 1999, 꽃이름의 생성 과정과 인지 과정, 한국어의미학회, 한국어 의미학 4: 65-97
10. 임소영, 1999, 한국어와 영어의 식물이름 비교, 국제한국어교육학회, 제9차 국제학술회의
11. 야생화 이름의 유래에 대한 기초지식

이외에도 절간된 것으로 아는데 이상권님의 [삶이있는 꽃이야기] 시리즈가 있다.
위의 자료중 절반 2,3,4,5,6,9,10번은 파일로 가지고 있습니다.
1,8번은 책입니다.
7,번은 경북대 박상진교수님의 잘 알려진 글이라 쉽게 검색할 수 있을 겁니다.
11번은 허복구, 박석근 저 [우리 꽃 이름의 유래를 찾아서]의 내용을 요약한 글로 이 역시 쉽게 검색됩니다.

이름의 과거, 현재, 미래


생물을 공부하는데 있어 그 생물의 이름이 어떻게 붙은 것일까를 아는 것은
이해의 폭을 넓히고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유래라고 하는 것은 과거형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다.
그저 이야기일 뿐이고 기록일 뿐인데 그것이 지식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실제로 생물을 만나기도 전에 이런 이야기들을 읽고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다.
얼마전 몇해전 ebs에서 방영되었던 박재희의 손자병법을 모두 들었다.
가장 마지막 방송에서 그는 왜 손자병법을 비롯한 고전이 왜 현재에도 읽히고 있는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고전은 오래전에 쓰여진 글이다. 그러나 그 고전도 전해져 내려오면서 변하고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시대에 맞게 변해져 내려온 것이다. 그는 말한다. 고전은 문장의 의미 그대로 이해되어서는 안되며
그 시대와 사람들에 맞게 재해석되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손자병법 강의를 접하면서 강의시간마다 들려주는 문장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내 자신을 비추어보는 잣대로서 들었다. 본래의 의도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의도대로 해석되고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재해석되어가는 것이 진정 손자병법과 고전을 읽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처음 이름의 유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학때 생물을 야외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후배들과 산이고 숲을 찾을 때 후배들과 좀더 자연을 즐겁게 즐기기 위해서였다.
그때 난 지나온 사람들이 만들어준 멋진 이야기들에 감탄하고 즐거워하며 자연을 즐겼었다.
하지만 그렇게 10여년이 지나간다.
지금은 숲에 가서 이야기를 할 땐 그런 옛날이야기와 더불어 나의 이야기가 많아졌다.
이름의 유래라고 한정짓지 않고 그저 오래전 어른들께 들었던 옛날이야기처럼 그저 재미있는
한편의 이야기와 같은 그런 글들을 쓰고 싶고 사람들과 그런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과거에 지어졌던 이름이 이름지어짐이라면
이름붙이고 앞으로 지어질 이름들은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이야기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실은 나 역시 많은 유래를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문헌은 많이 참고하고 싶지 않다.
생물과의 만남에 그저 도움이 되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것이 생물과의 만남에 있어 환상이나 걸림돌이 되어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생물과의 만남이 있은 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와 글이 되어야 한다.

현대판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오랜만에 봤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화중 이런 부분이 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가문이나 이름이 그리도 중요할까. 그것들을 모두 버리더라도
그대와 사랑은 변치않고 그대로 있는 것을...

생물의 이름은 불러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생물과의 랑데뷰와는 좀 다르다.
바로 눈앞에 있는데 꼭 이름을 알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른 이에게 알리고 구분지어 불러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 이름이다.
먼저 만남이다. 그리고 이름불려지고 그런 다음 친해지기다.

다음은...
오로지 시간이 해결해준다.
마치 친구만나기와 비슷하게 만날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다른 모습을 하고
세월이 지남에 따라 변해가는 것...
해 보고 싶지 않은가..
한 꼬물거리는 생물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 말이다.

아카시아 & 아까시나무


아~ 가시~
줄기를 만지면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고 마는 나무다.
아까시나무로도 쉽게 기억이 되지만 녀석은 역시 아카시아로 발음되는 것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어릴 적 보았던 아카시아껌 광고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내서 아카시아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추억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 녀석의 꽃을 산에서 드러누워 따먹다가 집에 식구들에게 따준다며 비닐봉지에 한가득 꽃을 따서 가져온 기억이 난다. 여름이면 온 산을 뒤덮었던 아카시아

그리고 그 속에는 항상 저와 형, 그리고 동네 친구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날 아침 집문을 열었을 때 문득 바람에 실려오는 향기에 깜짝 놀라곤 한다.
이제 여름이 오는구나... 이것이 내가 여름의 시작을 느끼는 방식이다.

원래 아카시아라는 식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카시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Robinia pseudoacacia L. 아까시나무의 학명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pseudo-는 '가짜의'라는 의미로 잎모양과 가시가 있다는 점이 유사할 뿐 전혀 다른 나무다. 진짜 아카시아나무는 잘 알려진 것처럼 개미와 공생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끔씩 어린 조카를 데리고 산을 오르는데 몸에 베었는지 조카에게도 조금씩 꽃이 핀 야생화를 가르쳐준다.
녀석이 관심있어 하는 것들만...
작년에 가르쳐 준 꽃마리와 애기똥풀 같은 것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니 내심 뿌듯하다.
하지만 지난 주말 녀석과 오르면서 조카의 관심은 온통 아까시나무였다.
꽃 자체도 이쁘지만 한 송이를 따서 삼촌은 어릴 때 아카시아꽃을 따서 뒷꽁무니를 떼어내고
꿀을 빨아먹었다고 가르쳐주니 내내 따라한다.
집에 가서 엄마준다며 여러 송이 챙기기까지 한다.

어릴적 조카가 학원에 시달리고 있을 나이에 친구들과 산을 마음대로 오가며 이맘땐 지금보다도
더 아카시아로 가득한 산에 누워 아카시아를 종일 따먹기도 했었는데 종종 요즘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워 아쉽다.

산능선을 지나다가 나들이 나온 가족들을 만났는데 아카시아를 따먹는 조카를 보고
함께 온 아이들에게
"저것봐~ 저 형아도 아카시아꽃 따 먹잖아. 엄마, 아빠도 어릴 때 먹었다니까?"
한다.

요즘엔 공기가 안 좋아져서 따먹으면 안된다고 어른들이 자주 그래서 경험조카 하기 어려운 실정인가보다.
역시나 집에오니 어머니도 손주가 들고 있는 걸 보시고는 요즘엔 먹으면 안된다며 역성부터 내신다. ^^;;
그래도 난 조카와 나들이 갈 때면 피어있는 진달래나 아카시아도 따먹고 위험한 건 알려주고
산을 안전하게 오르는 법을 배우게 해주고 싶다.

산을 올라도 깨끗하지 못한 자연은 올바로 생명을 이해시키기보다 눈으로만 보고 만지거나 먹어서는 안되는 지저분한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예전엔 지금보다 아카시아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 늦봄 아카시아가 필 때 즈음이면 산 이곳저곳에 벌통이 놓여지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몇군데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아카시아가 번식력이 너무 왕성해 주변나무의 성장을 막고 재목의 활용도가 적다는 이유로 대량으로 베어지고 다른 여러 나무들이 심어졌다. 그래서 오래전 여름의 시작무렵 진하게 산바람을 타고 내려오던 아카시아의 향기는 간간히만 전해질 뿐이다. 내가 어릴 땐 이맘때면 산에 굳이 안가도 온동네에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했었는데 너무 다양화만 외치다보니 그러기위해 희생되어지는 부분도 많아지기 마련인가보다.

아까시나무는 아직도 산에 많은 수종이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가장 많이 한 작업중 하나가 벌목이었는데 부대주변의 진지공사는 물론이고 작업이 엄청 많았다. 아까시나무도 예외는 아니었다. 벌목을 하다보면 가장 성가신 나무가 바로 이 녀석이다. 문제는 가시.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가시에 찔리면 아프니까 '아~ 까시'라는 의미의 아까시나무가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본 건가 싶다.
생물학과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종종 내게 질문을 하곤 했던 고참에게 이 나무의 유래를 장난삼아 위처럼 이야기했다가 몰매맞을 뻔 했던 기억도 난다. 장남이었는데. ^^

가시를 비롯해 아까시나무에 대해 안좋은 시선들이 많은 것 같다.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도 안좋은 기사를 많이 내보냈던 기억이 많이 난다.
최근에서야 사라지고 있는 아까시나무가 밀원식물로 매우 유용한 식물이고 목재도 그동안 활용도를 못찾아서 그렇지
용도에 맞게 쓰면 좋은 목재에 속한다고 한다. 아까시나무는 콩과식물로 주변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지는 몰라도 척박한 땅에서는 초기에 정착시켜서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데에 그만인 식물이다. 번식력이 좋고 공해에도 강하기 때문이다. 벌거숭이산에 아까시나무를 심었던 이유는 바로 산을 비옥하게 하고 더불어 밀원식물로서 그만이었기 때문에 심었다고 생각된다. 이런 공로는 뒷전으로 현재의 모습만 보는 것은 좀 안타깝다.

아무래도 이름때문이라면 좀더 친숙한 이름으로 아가씨나무라는 개칭은 어떨까?
순백색의 하얀 꽃송이에도 잘 어울리는 이름일 것 같은데...
그러면 아까시나무의 이미지도 좀더 좋아지지 않을까?
그리고 도시에서도 마음껏 아카시아꽃을 먹을 수 있는 때가 언젠가는 다시 오겠지?

노린재나무 - 노린재? & 노란재?


곤충을 전공하고 식물을 함께 공부하고 있는 내게 이름이 묘연하게 다가온 녀석 중 하나가
바로 이 노린재나무다.
노린재라는 곤충과 나무의 절묘한 결합....
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일까?
실은 식물야외실습을 통해 담당조교로부터 노린재나무의 유래를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언제나 좀 억지스런 작명이란 느낌을 져버릴 수가 없었다.
노린재나무는 낙엽이 진 뒤 태우면 다른 나무들과 달리 남은 재가 회색이 아닌 노란색을 띤다고
해서 붙어진 이름이다. 식물공부를 시작하면서 매년 보지만 녀석의 깔끔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그리 어울리는 이름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모든 나무에 아름다운 이름이 붙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이왕이면 사람도 이름에 좋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작명하는 경우가 많으니 나무 이름도 이왕이면 좋은 의미로 지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얼핏 곤충을 하는 사람이 들으면 노린재처럼 노린내라도 나는 나무인가 싶을지도 모르지만
결코 그런 나무가 아니다.



노린재나무는 산중턱에서 자라며 봄에 아름다운 흰색의 꽃을 피운다. 관목으로 키가 작으며 가지가
가늘게 자라는데 꽃이 없어도 녀석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잘 살펴보면 위보다는 수평으로
자라는 습성이 있다. 아무래도 숲의 아래쪽에서 작은 키로 자라다보니 키로 경쟁하는 것보다는
숲으로 들어오는 빛을 넓은 면적에서 받아들여 효과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선택했는가 보다.
녀석을 안지도 10여년이 되어가지만 아직 녀석의 낙엽을 태워본 적이 없다. 정말 노란색인지 한번즈음은
가을에 녀석을 찾아 태우면서 이름의 유래를 상기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할미밀망, 사위질빵 - 사위, 할머니


식물이름을 도감을 통해서나 배우면서 익히다보면 한번 들어서는 좀처럼 외워지지 않거나
이름이 어려워서 쉽게 잊어먹는 이름이 있기 마련이다.
할미밀망과 사위질빵...
이 녀석들도 그 중 하나였음은 물론이다.
할미와 사위까지는 알겠는데 그 뒤는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임소영님의 한국어 식물이름의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서 유래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할미와 사위는 내가 생각한 그대로 였다.
밀망은 등에 매다는 의미이고 질빵 역시 등에 지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다.
그럼 등에 맨다는 공통점이 나온다.
그렇다면 왜 할미와 사위라는 명사를 쓰고 등에 멘다는 의미의 단어를 합쳐놓은 것일까?
위 논문에서는 줄기의 튼튼한 정도로 이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그 부분을 그대로 인용하면

할미질빵(할미밀망)은 덩굴나무의 한 종류인데 할머니가 매는 질빵을 만들 정도로 약한 [성질]을 가진 덩굴을 지시하고, 이에 비해 사위질빵은 사위가 매는 질빵을 만들 정도로 비교적 튼튼한 [성질]을 가진 덩굴을 지시한다. 이때에도 할머니와 사위에 대한 한국인의 인지태도를 엿 볼 수 있는데 할머니는 약한 사람의 대표적인 존재로(관용표현 중에도 할머니 콧김 같다는 표현이 있다). 반면에 사위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힘이 넘치는 존재로 인지함을 알 수 있다.


이유미박사님의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우리나무 백가지에서 소개된 사위질빵의 이야기는 위 논문과는 다르게 사위질빵의 줄기역시 매우 약하다고 되어있다. 임소영 박사님은 직접 식물을 경험한 것보다는 여러 자료와 인문학적인 해석이 있었다면 이유미박사님은 전공자로서 경험 및 인문학적인 내용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으니 내겐 이유미박사님의 의견에 더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란 생각이다.

그 부분을 인용하면
옛날부터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도 있듯이 처가에 가면 사위는 으레 극진한 대접과 사랑을 받게 마련이다. 예전 일부 지방에서는 가을이 되어 추수할 때가 되면 사위가 처가에 가서 가을걷이를 돕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사위에게 일을 시키는 장인과 장모의 마음이 오죽했으랴. 그래서 다른 일꾼들과 함께 일하던 농부들이 반은 불편으로 반은 부러움으로 약하디 약한 이 식물의 줄기로 지게의 질빵을 만들어 줘도 끊어지지 않겠다며 놀렸다고 한다. 그 후 이 덩굴식물의 이름은 사위질빵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유미박사님 책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할미밀망도 비슷한 이유에서 붙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할미밀망은 할미질빵으로도 불리는데 밀망이든 질빵이든 지금도 사용하는 맬빵과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다. 연세 많으신 할머니께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시는 것이 자식들에게는 안쓰러워서 일부러 많이 짐을 싣지 못하게 약한 줄로 질빵을 만들어 드리지 않았나 싶다.

이름의 유래야 다 후세의 사람들이 기억해주고 불러주는 것이라지만 이 두 식물의 이름의 유래를 알고나니 그저 식물의 약한 줄기의 특성에 대한 이름부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네의 삶이 너무나도 잘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둘다 효와 사랑, 아끼는 마음이지 않은가. 분류학을 하면서 외부적인 특징이나 먹이식물의 이름만을 따서 붙여주는 이름이 생각해보면 많이 부끄럽다. 이름이란 어느 개인이 붙여줄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이렇게 머릿속에 남고 오랫동안 기억되어 이름불러질 수 있는 건 이런 이야기가 있고 그 시대의 정서가 담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백일홍, 배롱나무 그리고 백일(百日)


백일홍...
백일동안 붉은 색의 꽃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배롱나무...
배롱나무의 다른 이름은 목백일홍나무다.
역시 백일홍이다.
같은 의미이다.

꽃이 100일 그러니까 3달이나 원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름만 듣고는 몰랐는데 실제로 녀석들을 보고나서 정말 잘 지어진 이름이란 생각을 했다.
한번 핀 꽃이 100일을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꽃이 피고지고 하면서 사람이 보기에는 거의 3달간 꽃을
즐길 수 있다는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3달은 아니지만 다른 꽃들이 단명하는데 비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꽃과 나무이다.



백일홍나무를 빠르게 발음하면 얼추 배롱나무처럼 들리기도 하다.^^
내 생각에는 음이 축약되고 생략되면서 보다 발음하기 쉬운 배롱나무로 변한 것이 아닌가 싶다.
둘다 백일홍이 들어간다고 해서 비슷한 꽃모양이나 같은 식구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전혀 다른 과에 속하고 꽃모양도 아주 다르다.

삼베를 짤 때 쓰는 삼(대마)이란 작물이 있다. 이 작물의 다른 이름 중 백일초라는 이름이 있는데 이때의 백일도 기간을 의미한다. 씨뿌리고 수확하기까지 100일 정도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삼은 대마초라하여 잎, 꽃, 뿌리 등에 마약 성분이 있다하여 재배하는 경우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받게 하고 농가에서는 신고를 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100일 정도 자란 대마는 예상을 깨고 사람키를 훌쩍 넘는 키 큰 작물이었다. 자라는 속도가 아주 빠른 것 같다.

며느리와 시어머니에 관련된 들꽃이야기


[고부간의 갈등]이란 말을 많이 한다.
[고부] = 姑,시어미 [고], 婦, 며느리 [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은 위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잘 알려져 있다.
갈등(葛, 칡갈; 藤, 등나무등)은 모두 식물의 특성이 들어가 있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칡이나 등나무나 자라는 걸 보면 마무 마구 뒤엉켜 자라는 덩굴 식물인 걸 보면 갈등이란 바로 그렇게 엉켜버린 감정을 말하는터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모를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그러하다고 해서 [갈등]이란 말은 유래했는지도 모르겠다.

식물의 이름을 살펴보면 며느리의 이름이 들어간 것이 몇 개 있다. 때로는 이쁜 모양을 묘사하기 위해 붙은 것 같은 이름도 있지만 며느리배꼽이나 며느리밑씻개와 같이 엉뚱한 이름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유난히 며느리의 힘든 시집살이가 담긴 이름이 많은 것 같다. 사위나 남편, 시아버지와 같은 남성적인 이름은 식물이름에 잘 포함되지 않고 여성적인 이름들이 식물명에 자주 출현하는 이유는 아마도 여성들이 주로 음식을 하고 풀꽃문화라고도 부르는 문화적인 요소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며느리가 포함된 이름에는 며느리밥풀꽃(금낭화), 꽃며느리밥풀,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등이 있다.

[꽃며느리밥풀]이나 며느리밥풀꽃으로도 불리는 [금낭화]는 같은 전설을 가지고 있다. 어려웠던 시절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갈등은 바로 먹는 문제에서 시작되었나보다. 밥이 잘 되었나하고 조금 떠서 입에 넣어보다가 그랬는지 자신은 굶어가면서 자신의 남편과 부모님 공양하다가 너무 배고파 남은 밥이라도 몰래 먹다가 시어머니에게 걸려 구박받고 맞다가 죽었다는 가여운 며느리 이야기다. 혹은 밥이 잘 익었나 잠시 밥풀 몇개를 집어 먹었다가 시어머니에게 혼이나고 구박받다가 죽었다고도 한다. 그 후 며느리의 무덤가에 먹는 데 한이 맺힌 듯 마치 밥을 먹다가 채 다 넣지 못하고 입술에 밥풀이 몇알 붙어있는 듯한 꽃이 피웠다는 전설이다.



위 사진을 보면 며느리입술에 묻어있는 몇 개의 밥풀모양이 잘 보인다.

[며느리밑씻개]라는 풀은 줄기에 가시가 있는 풀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이 식물은 실제로 만져보면 줄기에 잔 가시가 많아 거칠거칠하고 지나다보면 옷에 들러붙을 정도다. 야외에 나가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인데 풀의 특성과 이름 사이에 시어머니의 마음이 깃들어 있기라도 하는 걸까? 무슨 감정이 그리도 많이 쌓였는지 하필이면 며느리가 밑닦을 때 손에 걸리는 풀이 이 풀이기를 바라기라도 한 것인지 모르겠다.

[며느리배꼽]이란 풀의 이름은 더 이상하다. 식물이름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사람이 들었다면 그게 정말 식물이름이냐며 반문할지도 모를 그런 이름이다. 며느리가 이쁘면 더 이쁘지 흔하디 흔한 며느리배꼽이라는풀의 배꼽모양과 비슷하다니 설마 몸가짐을 더 단정히 해야할 며느리가 흔한 풀들마냥 아무데나 배꼽을 드러내고 다녔을까? 아들의 아내사랑을 시기하는 시어머니의 마음인 것 같다.

어려웠던 시절, 그리고 그 시절엔 배 고픈 만큼 먹을 것이 궁했고 흔한 풀을 나물로 먹을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구태어 다른나라의 전설을 찾지 않고도 풀이나 꽃에 얽힌 이야기가 우리나라에도 참 많다. 그만큼 풀문화와 함께 해 온 역사다. 옛날이야기이지만 누구에게나 있을 갈등은 칡이나 등나무가 일부러 엉키는 것이 아니듯 어쩜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흔한 풀들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알게 되고 해가 갈수록 조금씩 다른 경험, 다른 생각으로 다가올 때면 들꽃들이 더욱 반갑게 다가오곤 한다.

난 군에서 이 이야기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장기가 특별히 없던 내게 고참은 자주 노래며 장기를 요구했다. 물론 그때마다 다소 긴장한 게 사실이다. 어느날 소각장에서 고참과 함께 소각장을 지키며 분리수거를 할 때였는데 그 날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무척이나 더운 날이었다. 고참은 그늘에서 쉬고 싶으면 재밌는 이야기를 하든 노래를 부르라고 했다. 맘에 들면 쉬게 해준다는 것이다. 난 한참을 그냥 서 있다가 밑져애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평소 선배들에게 들었던 식물 이야기들을 묶어 며느리와 시어머니에 얶힌 이 이야기를 생각해 내었다. 내 이야기가 어떻게 들렸는지는 몰라도 처음 듣는 식물이야기에 모두들 놀란 눈치였고 난 바로 그늘에서 쉴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었다. 웃긴 이야기도 아니고 아주 재밌는 이야기도 아니었는데 모두들 신기하게 쳐다보고 나를 주목하며 들었던 기억이 난다. 때론 이런 작은 지식도 유용할 수 있구나 싶었다. 그땐 이 이야기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도감을 펼치며 생물들의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도 기쁘지만 이렇게 우리네 문화와 살아온 이야기들을 만났을 때는 더 기쁘다. 그리고 나 역시 생물들과의 만남을 이렇게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싶다. 언젠가 내가 생물들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야기해 줄 때에는 내가 들었던 이런 이야기들 말고도 내가 겪었던 이야기나 새롭게 만들어 낸 이야기들도 함께이기를 바래본다.

타래난초의 타래란?


타래난초는 마치 여름철 즐겨먹었던 스크류바처럼 적당히 꼬여면서 피어올라가면서 꽃을 피우는 녀석이다.
야생화를 공부하다가 만난 녀석을 도감에서 찾다가 타래라는 말을 만났다.
처음엔 타래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다가 대학때 의류수선집을 하시는 아버지가게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타래란 이름이 붙게된 연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문헌을 참고로 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때문에 붙은 이름임에는 틀림이 없어보인다.



어릴적 아버지는 양복점을 하셨는데 당시 실패에 감겨있는 실말고 따로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여러개를 중간부분을 허리묶음한 뒤에 미싱한켠에 걸어두곤 하셨다.
이걸 실타래라고 하는데 자주 쓰는 실을 쓰기 적당한 길이로 미리 잘라서 편하게 쓰기 위해서 만들어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옛날에나 봄직한 양손에 실을 걸고 교대로 움직여가면서 실을 정리해 아래 그림처럼 잘 뭉쳐놓은 것도 역시 실타래라고 부른다.
그런데 실타래는 실한가닥 한가닥일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게 되는데 바로 꼬인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그저 신기하게만 생각했는데 커서 아버지가게에서 다시 실타래를 보면서 왜 꼬이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실타래속에서 실을 한가닥만 뽑아놓고보면 꼬이는 현상이 확연히 줄어드는데 자세히 이 한가닥을 관찰하면 한가닥의 실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여러 개의 가는 실이 꼬여서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꼬임이 한 가닥일 때는 잘 보이지 않다가 여러개가 모여 큰 실타래가 되면 한가닥 한가닥의 꼬임현상이 모여져 적당한 곡선을 이루며 확연한 꼬임현상을 보인다.

타래난초의 타래에 '실-'이란 한 단어만 붙이면 타래가 실타래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지만 잊혀져가는 실타래의 꼬임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아마도 이 타래난초를 만나는 것이 더 반갑고 지난 향수마저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사람간의 만남, 다른 생명과의 만남, 여러 사건들...
한사람으로서 사는 인생은 실 한가닥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여러개의 가느다란 섬유들이 모여이루어진 것처럼 인생도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인연, 사건들이 있어야 비로소 한 사람의 인생이 완성되는 점이 많이 닮았다.
게다가 사회생활은 실타래를 참 많이도 닮았다.
혼자있을 때는 잘 안보이다가도 사람들 속에서 많은 일들을 겪다보면 자신의 모르던 모습들을 새로이 발견하고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 속에서 끊임없이 배워나가는 모습은 실타래 속 한가닥 실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중다리 or 수종다리... 알통다리


곤충이름에 수중다리, 수중-이란 단어가 곧잘 나오는데 그 의미를 한참을 모르고 부르다가
실제로 곤충들을 만나고 관찰하게 되면서 주로 다리부위가 부풀어오른/부은 모양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수중이란 단어가 익숙치 않아서 국어사전을 뒤져본 적이 있는데 수중다리란 단어대신 '수종다리'란 단어가 있더군요.
원어가 '수중다리'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 원래는 수중다리로 불렸다가 현재는 수종다리로 부르나봅니다.
그중 수종(水腫)은' 혈액성 성분이 조직안에 많이 나와서 몸이 붓는 병'이라고 되어 있네요.
그러니 수중다리를 쉬운 우리말로 풀어쓰면 '부은다리'정도의 의미이겠죠?



하지만 저로서는 하늘소의 이름중에 비슷한 의미로 지어진 '알통다리'란 표현이 더 맘에 듭니다.
같은 표현이라도 아프고 한 다리보다는 왠지 더 활력있어보이는 알통다리에 전 한표를 더 걸고 싶네요.

과거와는 달리 우리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생물에 여러 사람들의 알게 모르게 의견이 반영된 작명방식이
현대에 와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한사람내지는 몇사람에 의한 소수의 이름짓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종종 생물의 이름을 보면 무성의해보이거나 의미를 알기 어려운 작명들이 많은데
생물의 작명에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나 우리의 먹거리문제와 민감한 식물의 경우 인지할 수 있는 종이 더 다양해 이쁘고 재미있고
게다가 이야기와 음식 및 약재와 관련된 풍부한 문화적요소까지 가미되어 있는 종이 아주 많지만
곤충은 상대적으로 그런 종이 적은 듯 합니다.

곤충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의 발굴이나 새로운 이야기의 창작도 많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문화곤충학이라고 해서 학문의 영역으로 만들어버린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그보다는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듯 합니다.
작은 바램이지만 앞으로 만날 곤충들의 이름이 부르는 것만으로도 종종 무릎을 치고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는 재치있는 작명가? 연구자의 마음을 느끼고 싶네요.

이름이 왕족인 나비들... 왕자팔랑나비, 왕팔랑나비, 대왕팔랑나비


대왕, 왕, 왕자...
그리고 여왕, 공주....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낸지도 수년이 지났네요.

후배들과 나비를 만나면서 즐겁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들어가서는 후배들의 야외실습 조교가 되어서 그네들이 자연을 즐겼으면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생각해낸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왕자팔랑나비, 왕팔랑나비, 대왕팔랑나비...
왕자와 왕, 대왕...
이 나비들을 모두 아는 이라면 그저 크기별로 나눈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전 이렇게 물어봅니다.
그저 처음엔 어떤 대답이 나올까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이 나비는 왕자팔랑나비야. 그럼 이 녀석의 암컷은 이름이 뭘까?"
"아~ 그리고 왕팔랑나비와 대왕팔랑나비라는 녀석들도 있는데 그럼 이 녀석들의 암컷은 또 이름이 뭘까?"

위의 세 이름이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듯이 얼핏 많은 이들이 생물을 사람에 빗대어 곧잘 이야기 합니다.
"공주팔랑나비, 왕비팔랑나비, 대왕대비팔랑나비가 아닐까?"
하며 힌트까지 줍니다.

왕팔랑나비


대부분은 제 계략대로 넘어오더군요.
80~90%는 선배이자 조교인 제 말을 믿을 즈음 그제서야 제 말이 공갈임을 밝힙니다.
"그런게 어디있냐? 그냥 왕자팔랑나비 암컷이고 왕팔랑나비 암컷이지~ ㅋㅋㅋ"
이러고 나면 다른 녀석들은 기억에 잘 안남아도 이 세 팔랑나비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고
종종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왕자팔랑나비


나비를 만나고 사진을 찍은 것이 나비를 아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곤충을 공부하면서 많은 표본을 가지고 많은 사진과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이 연구를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있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것은 기다림입니다.
설사 잡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잠시라도 시간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고
같이 놀아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속에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두는 것도 사진자료를 남기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참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느꼈습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엔 말이죠.
무모할 정도로 산을 다니며 흔한 나비라도 자주 만나고 고민도 해보고 친구도 삼아보고
하다보니 조금씩 녀석들에 대해 알게 되더군요.
그게 같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과도 친해지게 하더군요.
실제 이 왕팔랑나비는 아름다운 나비는 아닙니다.
제가 구분하는 방법은 녀석이 앉아있을 때 앞날개의 흰띠무늬가 항상 11자 모양이라는 겁니다.
이젠 나는 것만 얼핏보아도 나비인지 나방인지 대충 어떤 나비인지 알게 되었지만
새롭게 사진을 접하면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더 오래도록 이들에 대해 글을 쓰고 싶습니다.
제 후배들은 제가 너무 산과 생물을 좋아해서 여자친구가 없다고 합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런 공부는 처음부터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공부였는데
결과가 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앞으로 무슨일을 할지 모르지만 오래도록 사귀어갈 벗들이 어디를 가도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은 이야기의 소재이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저 사실이 아니라 생명과의 만남에서 이 시대에 맞는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드네요.

길앞잡이와 길라잡이


길앞잡이란 곤충은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조금이라도 생물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들어본 이름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이름의 유래또한 유명한 녀석이다.
대학의 곤충 동아리중에 고려대학교에 길앞잡이라는 유명한 동아리가 있었다.
지금은 대형화된 사이트들에 밀려서 사람들의 외면 속에 명맥 정도만 유지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도 난 가끔씩 이곳을 찾는다.
왜냐하면 내가 다니던 인천대학교의 곤충소모임인 [한터울]도 이런 멋진 홈페이지를 가진
소모임으로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만들어진 외관이 지금보기에도 이쁜 것을 보면
당시에 만든 사람의 정성이 묻어나는 사이트다.
메인화면에 길앞잡이가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데 참 아기자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길앞잡이는 이렇게 온순하거나 귀여운 이미지는 아니다.


길앞잡이



아이누길앞잡이

이름의 유래를 소개하면
등산할 때 등산로를 따라 사람이 다가가면 계속 앞질러 날아가며 저만치 도망하고 다시 사람들이 다가오면 마치 길안내하듯이 계속 앞으로 날아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녀석들을 만나면 이 이름이 얼마나 잘 붙어진 것인지 금방 이해가 간다.

꽤 오랜 지난 일인데 국어사전에서 길앞잡이라는 말대신 길라잡이로 바뀌었는데 이는 어감상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보통 길잡이의 역할을 해주는 것을 '길라잡이'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원래는 바로 이 곤충에서 유래된 것이다. 길앞잡이라는 이름이 잘 지어졌다고 생각하는 내게 한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이는 내가 환경부에서 잠시 일했을 때 새로 생기는 기관의 캐릭터로서 길앞잡이가 선정되었을 때 이 녀석의 캐릭터 이름을 정하는 것이었다. 결국에 사람모양으로 만들어져 따리와 따비로 정해졌던 것 같은데 당시 이 녀석의 이름을 가지고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다.

'길앞잡이'
곤충에 대해서 비교적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은 이 녀석의 이름과 이름의 유래를 내게서 듣고는 이해는 가지만 꼭 어감이 일제 시대의 앞잡이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어감상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길앞잡이의 현재 표기법인 길라잡이었다. 길잡이의 역할을 해주는 의미이기에 앞잡이라는 표현도 안들어가고 좋을 것 같다고 했더니 그래도 앞잡이를 연상시킨다며 반대를 했던 기억이 난다. 생각지도 않은 의견에 사람에 따라서는 같은 표현도 달리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 경험이었다.

우리나라에는 10여종의 길앞잡이가 살고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http://www.beetleskorea.com/
위 주소로 가시면 한국의 길앞잡이종류에 대해서 잘 정리해 놓아 다른 곳에 비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 중에서 6-7종 정도는 보았지만 아직 기회가 안되었는지 귀한 종들은 여지껏 보지 못했다. 그 중 가장 많은 종류중 하나인 것이 빛깔이 너무 고와 비단길앞잡이라고도 부르는 [길앞잡이]이다. 이 녀석을 평가하기를 세계의 길앞잡이 종류와 비교해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들 한다.
실제로 녀석들은 맑은 날 메마른 땅 위에서 곧잘 관찰되는데 햇빛에 비친 딱지날개의 광택은 표본의 색깔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답다. 눈치 빠르고 날렵하다. 비행은 잘 하지만 한번에 멀리 날지는 못한다. 낮에는 길가를 돌아다니면서 자신보다 작은 곤충들을 무시무시하게 생긴 큰턱으로 잡아먹고 밤에는 숲으로 들어가 풀 잎 위에서 잠을 잔다. 이러한 습성이 만들어낸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은 길앞잡이를 보며 사람들이 일으킨 착각에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길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사람들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역시 착각은 자유다. 하지만 그렇게 탄생한 이 이름은 곤충을 시작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있어 재미와 흥미를 일으켜 주는 촉매제가 되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콩쥐, 팥쥐 & 콩중이, 팥중이...



누구나 콩쥐와 팥쥐라는 동화를 읽어보았을 것이다.
왜 콩쥐와 팥쥐일까?
콩, 팥...
동화속의 이름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곤충이나 식물이름 속에도 이 콩과 팥은 종종 등장한다.
곤충중에 대표적인 것이 메뚜기류의 콩중이와 팥중이다.

보통 -메뚜기나 -여치로 끝나기 마련이지만 이 녀석들은 콩중이와 팥중이란다.
유난히 콩과 팥을 많이 갉아먹기라도 하는 건가?
아니면 콩밭이나 팥밭에 많이 출현하기라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가지는 콩이나 팥과 같이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다.

두번째는 실제로 콩이나 팥을 가해하는 경우이다.

세번째는 콩과 팥의 작은 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콩제비꽃은 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다른 제비꽃류에 비해서 유난히 꽃이 작은 종류로
콩처럼 작은 꽃을 피운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으로 보인다.

잎말이나방중에서는 몇가지 나방이 예외적으로 잎말이나방이 붙지 않는데 그중 두드러져 보이는 이름이
팥나방과 콩나방으로 콩중이와 팥중이의 관계처럼 두 종의 모양새가 꼭 닮았다.
콩쥐와 팥쥐마냥 콩과 팥이 그만큼 인간의 생활과 밀접함을 보여주는 몇가지 사례라고 하겠다.

추가적으로 tv에서 가을철 메뚜기를 잡으시는 어떤 할머니의 표현 속에서 또 한가지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아휴~ 메뚜기가 콩 튀듯 팥 튀듯 해서 잡기가 힘드네.'
콩이나 팥 모두 열매가 작고 단단하여 여러 개를 바닥에 던지면 제각기 여러 방향으로 퍼져 주워모으기 힘든 것에 비유한 재미있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세상 메뚜기들이 다 콩 튀듯 팥 튀듯 하니 비단 콩중이와 팥중이에만 '콩'이나 ' 팥'이 붙은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좀 부족하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네가지 사항들을 조합하여 생각하면 어느정도 의미를 추정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외눈이지옥나비와 외눈이지옥사촌나비


외눈이는 날개 한면에 눈모양의 무늬가 하나이기 붙여진 이름입니다.

양 앞날개에 하나씩 있으니 두눈박이가 아니냐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름이야 처음 짓는 사람 맘이니까요.
나비이름은 북한과 남한의 나비이름이 많이 다릅니다.
북한 이름이 더 멋진 것도 많죠.
참고로 외눈이지옥사촌나비의 북한명은 외눈이산뱀눈나비랍니다.
외눈이지옥나비는 노랑높은산뱀눈나비구요.
오히려 북한명이 특징은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석주명선생님의 나비이름 유래기에 의하면 지옥나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지옥가는 것처럼 고생을 하면서 고산에 올라 초본대에 도달하여 이 나비들을 보면 지옥나비란 이름이 실감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북한명의 '높은산'이란 의미가 남한명의 '지옥'과 같은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가지만 더 추가하면 외눈이지옥나비의 학명은 Erebia cyclopius (Eversman)입니다.
종명을 유의깊게 보시면 그리스신화의 외눈 거인 Cyclopes에서 유래한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북한명이 나비의 외형적인 특징과 생태적 특성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면 남한의 이름은 채집자의 고생이 이름에 녹아들어 의미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고 직접 채집해보거나 유래를 알기 전에는 이해하기에 난해한 부분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연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식물들... 연꽃, 수련, 목련, 한련




연못 위에 떠 있는 순백색의 화려한 꽃. 하지만 그리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은 아담한 사이즈의 꽃을 피우는 물위 식물이다. 연꽃이라 보통 부르지만 더 작고 원래 색은 흰색을 띤다.

처음 수련을 본 건 경복궁의 향원지에서였다. 당시만 해도 필카를 가지고 다니며 사진을 찍을 때인데 내가 가진 렌즈라고는 MF 50mm 표준렌즈가 전부였었다. 쉽게 말해 거의 사람의 시각보다 조금 좁은 화각으로만 담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망원이나 준망원의 접사렌즈가 없었기 때문에 저만큼 떠서 살랑거리는 새하얀 수련은 처음부터 내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꽃 중 하나였다. 바라볼 수는 있지만 가까이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필름에 담는 것도 어려웠었다. 그 뒤로도 여러번 수련을 만나보았지만 역시 처음 본 때의 느낌같은 건 쉽게 잊혀지는 것이 아닌가 보다.

굳이 연꽃과 수련을 택하라고 한다면 난 수련을 택하고 싶다. 화려한 연꽃도 좋지만 그만큼은 아니지만 수수한 느낌이 나는 수련에 더 마음이 가는 건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처음 수련이란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 물에 떠 있는 연이란 의미로 물 수(水)를 쓰는 줄로만 알았었는데 도감을 찾다가 수련이 그런 의미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직접 보게된 것은 2005년 특이하게도 부처님 오신 날 서울의 조계사를 찾아갔다가 근처에서 파는 수련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점심즈음에 갔다가 잠시 다른 곳을 들르고 저녁에 연등행사를 보기 위해 다시 왔는데 낮에 본 활짝 핀 수련은 꽃봉오리를 점점 닫으며 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하~ 그래서 수련이구나. 밤이 되면 꽃봉오리를 닫고 잠을 잔다고 해서..'

잠잘 수(睡). 처음 내가 착각한 수련(水蓮)이나 원래 이름인 수련(睡蓮)이나 둘 다 녀석에게는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생각해보면 연(蓮)이란 이름이 들어간 식물이름이 몇가지가 있는데 하나같이 재미있다. 그 기준에 서 있는 것이 대표적인 연꽃이다. 그리고 수련, 목련, 한련이다. 모두 전혀 다르게 생긴 식물이지만 형태만 본다면 비슷한 점들을 몇가지씩은 가지고 있다.

수련(睡蓮)
- 위에서도 말했듯이 녀석은 잠자는 수련이다. 낮에는 활짝 피어 눈부신 미소를 짓지만 밤에는 잠자는 미녀마냥 꽃봉오리를 오그리고 자고 아침이면 기지개펴듯 멋지게 다시 피어난다.

목련(木蓮)
- 위의 네 녀석들 중에 이 녀석만 유일하게 나무다. 하지만 커다란 꽃잎을 달고 봄이면 잎사귀도 없이 하얀꽃을 피워 유난히 더 꽃이 커보이는 녀석은 꽃만보면 여지없이 연꽃을 닮아있다. 그래서 녀석은 나무위에 피는 연꽃이다.

마지막으로
한련(旱蓮)
가물 한(旱)을 써서 쓴다.
이 녀석의 이름을 가장 나중에 안 것 같다. 생긴 것이 참 이국적이다. 한련과에 속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녀석 한 녀석이 알려져 있다. 한련하면 떠 올리는 모습은 연꽃의 그것과 비슷하다. 꽃모양은 어디를 봐도 연꽃과 비슷한데라고는 찾아볼 수 없지만 잎은 너무나 닮아있다. 아마도 녀석은 연꽃의 잎모양때문에 붙은 이름인 것 같다. 잎줄기도 잎끝이 아닌 잎의 중간에 어중간이 붙어있고 잎사귀의 면도 하늘을 향한 것이 많다. 연꽃은 수중에 잎을 띄우고 있지만 이 녀석은 뿌리만이 물을 쫒으며 잎은 건조한 지상으로 힘차게 펴 올려 붙은 이름일 것이다. 그래서 한련일 것이다. 잎모양뿐 아니라 비슷한 게 또 한가지 있는데 그건 한련에 물을 줘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잎위로 떨어지는 동글동글한 물방울들이 또르르르 떨어진다. 잎도 무척 얇고 잎표면에 털이 거의 없어 물을 주어도 오랫동안 가지고 있지 못하고 금새 땅바닥으로 흘려버린다. 종종 잎사귀에 남은 물방울들은 다른 식물들과 달리 아주 이쁘게 방울져 있어 이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이들도 보았다. 연꽃도 이와 비슷한데 이런 점들이 다른 식구지만 이름만큼은 유대관계를 맺게 해준 이유일 것이다.

이 넷은 모두 다른 특징들로 별개의 가족들에 속해있다. 하지만 이들은 닮은꼴이다. 그리고 이들의 이름을 붙여준 사람들의 재치또한 감탄할만 하다.

살아있는 것들의 이름에 대해...


생물의 이름유래에 대해 글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나비와 야생화로 시작한 생명과의 만남으로부터
그동안 만나고 들어온 생물의 이름의 유래와 이야기를 수집하고
때로는 내 생각을 적어보는 곳으로 꾸며나가려고 한다.

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일까?
이 이름은 무슨 뜻일까?

이런 의미를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생물의 이름은 사람에 의해 지어진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지었고...
때로는 누가 지었는지도 모르고 불려져 온 그대로 이름으로 굳어진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분류학이 발달하면서 이름이 새롭게 붙여지고 있지만 많은 이름들이 오랜시간에 걸쳐서 변화되고
있고 없어지고 유래도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함께 살아가는 한 생명으로서 그리고 이름붙여가는 이로서
다른 생명들에 대한 관심의 표현...
그뿐이다.